"미안해."
어렵게 입을 뗀 그녀의 목소리가 내 심장을 간질였다.
"....그래."
조용히 뒤돌아 가는 뒷모습을 보았다.
참고있던 숨이 토해져나오자.
마음에 쥐가 온듯 저릿저릿하고 아팠다.
뒤를 돌고 덜덜 떨리는 팔을 붙잡았다.
고개를 숙이고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싼다.
세상에 덩그러이 남겨져버렸다.
남은 나의 마지막 사람이 떠나간다.
지금이라도 뛰면 그 팔을 잡아챌 수 있겠지.
널 붙잡고 울며 사정한다면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처럼 흔들 수는 있겠지.
하지만 난 찰나의 마지막을 포기했다.
뒷모습으로 그녀를 배웅하며
나는 또 하나의 나를 보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