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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이랑 부산 여행간거 너무 후회돼요... 할머니한테 미안해요
게시물ID : bestofbest_22547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리노클레닐
추천 : 517
조회수 : 52763회
댓글수 : 111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5/12/16 03:29:20
원본글 작성시간 : 2015/12/15 23:58:21
할머니집이 부산이라 수능 끝나고 친구들이랑 일박이일로 부산 여행을 갔어요.
숙소는 저희 할머니집이었는데 할머니가 제 친구들 정말 반겨주셨어요
음식도 상다리 휘어질 정도로 차려주셨고 이불도 푹신한 걸로 꺼내주셨고요.
어젯밤까지 정말 신나게 놀고 애들도 기분좋고 저도 좋았는데
오늘 낮에 신세계 백화점에 갔었어요. 거기 구경하고 나서 한시 반까지 안락 로타리로 가면
할머니가 맛있는 밀면집에 가서 밀면 사주신다고 해서 계획 다 세워놨는데
막상 친구들은 시큰둥.... 신세계 백화점 구경한다고 늦게 나와서 1시 50분에 도착하게 해서
할머니 20분이나 기다리게 하고, 백화점 푸드코트에서 크레페 먹는다고 할머니가 사주신 밀면은
먹는둥 마는둥 깨작깨작하고....

너무너무 후회돼요 친구들이 뭐라고 제가 할머니 모셔와서 이렇게 기다리게 하고
좋은 마음으로 사주신 밀면도 대충 뒤적거리는 저런 모습 보게 했는지 모르겠어요.
친구들도 밉고 할머니한테 죄송스럽기도 한데 가장 싫은건 저에요.
제가 왜 우리 할머니 부산 사신다고 해서 괜히 이 고생 시켰는지 모르겠어요.
정작 할머니한테는 너무너무 미안해서 이런 말도 못하겠고... 그냥 여기에다가만 털어놓을래요.

기분좋으려고 다녀온 여행인데 정말 많이 울게 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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