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양영권기자]술자리에서 여기자를 성추행한 혐의(강제추행)로 기소된 최연희 의원이 법정에서 "(당시 상황이) 기억나지 않는다"라고 말하면서도 "그렇지만 다투고 싶지 않다"라며 범행을 시인했다. 최 의원은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재판장 황현주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성추행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검찰 신문에 "당시는 과음을 해서 의식과 기억이 없었다"며 이같이 진술했다. 최 의원은 다만 변호인 반대신문을 통해 "기자들을 접대하는 공개된 자리에서 어처구니 없는 일을 저지른 것이 믿겨지지 않는다"며 "(성추행 사실을) 부정할 생각은 없고, 피해자에게 돌이킬 수 없는 일을 저지른 점에 대해 사죄한다"고 밝혔다. 변호인은 최 의원이 이번 사건으로 심한 정신적 충격을 받아 한때 자살을 생각했으며, 현재는 우울증 등으로 전문의의 상담 치료를 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최 의원은 사건 당시 계속되는 회의로 심신이 지쳐 몸무게가 평소 62kg에서 60kg 이하로 내려가는 등 건강이 악화돼 있었으며, 술자리에 앞서 가진 식사 자리에서 빈속에 평소 주량(소주 5잔, 폭탄주 3잔)보다 많은 양주 8~9잔, 폭탄주 7~8잔을 마셔 만취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최 의원은 "당시 저녁 식사 자리는 분위기가 아주 좋은 편이어서 초반부터 상당히 풀어져 있었으며, 금요일 밤으로 부담이 없어 주량을 초과해 마시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 의원은 아울러 "원래는 식사 후 2차 자리에 참석을 잘 하지 않는데 당시 이규택 최고의원이 끝까지 자리를 지키라 당부해 어쩔 수 없이 술자리에 갔으며, 누군가의 부축을 받아 계단은 내려간 것이 기억난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술자리에서는 쇼파에 누워 잠을 잔 것 같고, 누군가가 술을 마시라고 해 맥주 한잔을 마시고 다시 잤다"고 말했다. 한편 재판부는 최 의원의 평소 주량을 확인하기 위해 의료기관에 최 의원의 신체 감증을 촉탁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신체 감정 결과 심신이 미약한 상태에서 범죄를 저지른 사실이 입증될 경우 선처될 수 있다. 최 의원은 2월24일 한나라당 고위 당직자들과 동아일보 기자들이 가진 술자리에서 동아일보 여기자를 성추행한 혐의(강제추행)로 불구속 기소됐다. 다음 공판 기일은 다음달 5일 오전 11시30분.
양영권기자 indepen@
다음부터 술마시고 성추행해서 기억이 안난다면 선처될수 있다는 말인가?? 괜히 어제 축구 이겨서 기분좋은대 열받을라고 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