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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 B. D. B. F. F
게시물ID : pony_2261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D스코d
추천 : 9
조회수 : 546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2/12/29 19:34:58

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738


내 세상은 한 치 앞도 보이지 않고 한 뼘 정도 될까 싶은 둥그스름한 벽이 전부였다.

솔직히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는데 이러면 어떻고 저러면 어때?

그러던 어느날 내 세상이 격하게 움직였고 한동안 다시 얌전해졌다.

그리고 마침내 그날이 왔고, 내 세상을 누군가 두드리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세상에 금이 가지도, 누군가 날 부르지도 않았다.

나는 뭐 어때, 하는 심정으로 다시 눈을 감았다. 사실 뜨던 안 뜨던 안 보이기는 매한가지지만 무릇 기분이라는 게 있으니까.

마음 편히 먹고 언젠가 밖으로 나가겠지, 라고 생각한 순간.

세상이 깨어졌다.

그리고 내가 바깥 세상을 인지하기도 전에 정신없는 일이 벌어졌다.

내 몸은 주체할 수 없이 커졌으며 내 세상의 벽을 깬 것도 모자라 바로 다음 벽까지 깨부쉈다. 이번엔 내 몸으로 직접 부수긴 했지만 그리 아프진 않았다. 단지 이건 또 무슨 일인가 없던 정신이 더 없어졌을 뿐.

아니. 한 가지 확실하게 느꼈던 것이 있다. 그건 바로...


"일단 이것 좀 먹구요."


내가 큼직한 보석을 집어 허겁지겁 먹어치우는 모습을 지긋이 바라보던 그녀가 입을 열었다.


"그래. 다음에 할 얘기는 어떻게 되니?"


나는 쓸데없는 생각을 하지 않기 위해 최대한 보석에 집중했다. 물론 그러느라 대답은 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녀는 참을성있게 기다려주셨다.

나는 손가락에 붙은 부스러기까지 남김없이 먹은 뒤 다시 말했다.


"음. 그러니까 제가 드리고싶은 말은... 저... 그러니까..."

"식욕에 관한 일이니?"

"네? 아, 네..."


솔직히 말해서 아까 몸이 엄청나게 커졌을 때 확실하게 느낀 바 있다. 성을 돌아다니던 포니들을 봤을 때, 그건 확실한 '식욕'이었다.

드래곤이 고기를 먹는다는 게 뭐가 그리 대순가 할 지도 모르겠지만 지금은 아니라는 걸 나도 안다.

지금 나 같은 아기 드래곤들은 보석을 먹었으면 먹었지 아직 고기를 입에 댈 때는 아니니까.

하지만 아까의 마법 탓인지 지금은 확실하게 느끼고 있다. 바로 '포니'를 눈앞에 둔 지금 이 순간까지도.

나는 방금 먹은 보석보다 더 큰 보석을 하나 집어 일단 입 속으로 쑤셔넣었다. 사실 배는 아까부터 불렀지만 그래도 억지로 먹었다.

내가 보석을 씹으려는 순간 그것이 밖으로 빠져나갔다. 그녀가 한 짓이다. 나는 초조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는 앞에 쌓아둔 보석들 중 내 주먹만한 것을 집어 살짝 깨물었다. 하지만 약간 긁히는 소리만 날 뿐 보석은 아무렇지도 않았다. 그녀는 자신의 볼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하지만 아가야. 이렇게 보석을 먹으며 지내도 되지 않겠니?"


그녀는 보석을 노려보더니 반으로 쪼개버렸다. 나는 황급히 다른 보석을 집어 입으로 집어넣었다. 덕분에 이번에도 대답을 하지 못했다.

나도 안다. 보석을 먹으면 된다는 것 쯤. 하지만 또 알고 있다. 언제까지 보석만 먹고 살 수 없다는 것도.

다 큰 드래곤들이 보석을 한 보따리 씩 쌓아두는 것. 그건 먹기 위해 쌓아두는 게 아니다. 아직 본 적도, 당해본 적도 없지만 몸 속 깊은 곳에서 그렇게 말하고 있다.

나도 같은 길을 걷게 될 거라고.

그녀는 작게 한숨 쉬었다.


"그래. 드래곤들이 레어에 보석을 쌓아두는 이유는 먹기위해서가 아니지. 단지 어린 시절의 추억을 회상하기 위한, 자신도 왜 그러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단순한 집착이니까."

"우에어 우어우이어아요?"


침이 줄줄 흐른다. 이 침이 보석 때문에 나는 침이면 좋으련만. 그녀가 미소지으며 말했다.


"하지만 네 부탁은 좀 난감하구나. 지극한 자연의 섭리는 함부로 바꿀 수가 없단다. 만약 바꾼다 해도 그에 따른 대가가 따르지. 경우에 따라선 그 섭리를 맞추기 위해 엄청난 일이 벌어질 수도 있어."

"사아어... 음... 상관 없어요."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대체 네가 뭣때문에 그러는지 모르겠구나. 다른 드래곤들에게 돌아가 같이 지내도 되지 않겠니?"


나는 보석을 하나 더 집을까 하다 포기했다. 다른 드래곤들...


"아니에요. 저는 엄마, 아빠가 누군지도 모르는데요 뭘. 가봐야 같이 놀 수도 없을 걸요?"


침울하고 속상하기 보단 두려움이 앞섰다. 확실히 걔들과는 다를테니까. 그 정도는 방금 태어난 망아지들도 알 수 있을거다.

내 단호함에 포기했는지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그렇게 해주마, 아가야. 앞으로 육식에 대한 욕구가 없어지겠지만... 대신 그 갈 곳을 잃은 것은 보석을 향한 욕구로 모두 돌아갈 거다. 괜찮겠니?"

"네. 그정도면 충분해요."


어느순간 마음이 편해졌고 긴장이 풀리자 갑자기 배가 불러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드디어 보석에서 눈을 돌릴 수.. 는 없었다. 대신 손을 뗄 수는 있었다. 공주님이 물었다.


"그럼 이제 어디로 갈 생각이니? 에버프리 숲은 네겐 아직 위험할 텐데. 드래곤 마이그레이션은 네가 원하는 것 같지 않고..."


나는 깜짝놀라 소리쳤다.


"네? 가다뇨? 어딜요? 계속 여기 있는 거 아니였어요?"

"..."

"..."


서로 뭔가 잘못 됐다는 것을 느꼈다. 공주님은 고개를 저으며 다시 물었다. 입가엔 미소가 걸려있었다.


"그래, 아가야. 그럼 여기서 지내도록 하렴. 네가 지낼 방은 얼마든지 있단다."


나는 다시 놀라 소리쳤다.


"네? 여기요? 왜요? 여기에 있어야 하는거에요?"

"..."

"..."


공주님의 입가에 미소가 사라졌다.


"그럼 따로 원하는 곳이라도 있니?"


나는 웃으며 대답했다.


"네! 물론이죠."


*


셀레스티아는 복도를 거닐며 물었다.


"그래서, 내 왕궁의 포니들은 맛있게 보였니?"


아까 이 질문을 받았다면 대답하기 껄끄러웠겠지만 지금은 아니다. 그냥 가볍게 웃으면서 주고받을 수 있다.


"네! 정말 군침이 돌 정도였다니까요? 흐흐흐."

"그것참 다행이구나."

"아. 그리고..."

"그리고?"

"그 보라색 조랑말 말이에요..."


그녀는 잠시 생각하고 말했다.


"트와일라잇 스파클 말이니?"

"트와일릿! 네, 맞아요!"

"왜? 그 아이가 가장 맛있어 보였니?"


스파이크는 무슨 소리냐는 듯 물었다.


"네? 그게 무슨 소리세요?"


스파이크의 얼굴이 약간 붉어졌다. 예상이 빗나가자 그녀는 약간 당황했다. 설마 다른 것도 없애야 하나?


"그... 걔를 처음 본 순간 느꼈어요."

"...뭘 말이니?"


그녀는 긴장했다. 하지만 그것은 기우였다.


"정말 귀엽구나, 하구요. 그리고 영원히 함께 할 수 있을 거라고도 느꼈어요."


셀레스티아는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나도 참.

하지만 스파이크는 그 웃음에 얼굴이 더욱 붉어졌다. 그래서 더욱 크게 소리쳤다.


"그리고 걔가 그랬어요!"

"후훗. 뭐라고 그랬니?"


*


위데하고 위데한 셀레스티아 공주님깨


안녕하새요, 공주님!

전 트와일라잇 스파클이라고 해요.

어잰 정말 죄송헸어요. 저도 재가 그러게 됄줄은 몰랐어요. 정말 죄송해요.

하지만 전 너무너무 기뻐서 그 기쁨을 어떠게 표현해야 댈지 잘 몰르갰써요.

음 그러니까 마법유치원애 이팍한 것도 기쁘고 일단 재가 시험을 합격했다는 것도 기뻐요!

하지만 정말정말로 기쁜건 특별한 새 친구가 생겼다는 거애요!

그개 누군지 궁금하시져? 하지만 이건 비밀이라 안알려드릴거애요! 히히

하지만 이건 알려드릴개요! 재가 새 친구한태 했던 말이애요.


안녕! 넌 이름이 뭐니? 난 트와일라잇 스파클이라고 해!

너랑 내가 정말 조은 친구가 댈수있을거 가타!

너한태도 특별히 아기 드래곤과 영원히 좋은 친구라고 불러줄깨!



-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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