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의 인터넷 사용 역사 이래 사상 초유의 망명(?)을 경험해야했던 난민입니다. 어제는 이 곳 분위기는 어떠한지 눈팅만 좀 하다가...
오늘 출근길에 회원가입하고 이렇게 첫날 마지막인 두번째 글을 남깁니다.
기껏해야 눈팅이 대부분이었지만, 2008년부터 지금까지 저의 20대 대부분을 보냈던 slr클럽에서 떠나오려니 참 한편으로
착잡하기도 하고, 처음 느껴보는 감정이네요. (아, 참고로 전 아직도 20대 입니다. 아직은...)
각설하고... 어떤 계기가 있어서 가죽공예를 올해부터 취미삼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아직 5개월차 아주 초짜입니다. 아직 잘 만들지도 못하고, 모르는 것 투성이지만 소개 차원에서 간단한 여권케이스 제작과정을 한번 올려봅니다.
미천한 실력이니 그냥 참고정도만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사용한 가죽은 탄(Tan)색의 다코타입니다. (이태리 베지터블 가죽)
가죽 재단을 미리 마치고 사진을 찍기 시작했습니다. 가죽은 총 5조각이 들어가네요.
가장 큰 조각은 2mm 원피 두께를 그대로 쓰고, 나머지 작은 조각들은 1.2mm로 피할한 것을 사용하였습니다.
('피할'은 가죽을 용도에 맞게 안쪽면을 잘라내어 원하는 두께로 만드는 것을 뜻합니다.)
피할한 가죽은 안쪽 표면이 살짝 거칩니다. 필수적인 과정은 아닐 수 있지만 '토코놀'이라고 하는 마감제를 발라
반들반들하게 해주려고 합니다.
토코놀 처리를 하기 전에 표면입니다. 살짝 까끌한 느낌이 사진으로 전해지는지 모르겠네요.
토코놀을 매직블럭 조각으로 잘 펴바른 뒤, 두껍고 뭉툭한 나무 혹은 유리판으로 잘 문데면 오른쪽 처럼 표면이
맨들맨들 해집니다.
조각끼리 붙일때는 본드를 이용하는데, 접합부를 칼등으로 긁어놓습니다. 표면이 거칠어져 접착력을 높이기 위함입니다.
표면이 거칠어졌습니다.
본드 주걱(? '헤라' 라고 하는데, 어원은 모르겠습니다.)을 이용하여 잘 펴발라 주고 살짝 말려줍니다.
모든 조각을 붙이기 전에 먼저 바느질해야할 부분에 바느질할 길을 만들어줍니다.
저 포크같이 생긴 것은 '목타' 혹은 '치즐' 또는 '그리프'라고 하는 도구입니다.
목타를 치기 전에 '디바이더'라고 하는 콤파스 처럼 생긴것으로 먼저 선을 그어주고 해야 하는데 사진을 못찍었네요.
이 부분은 다 쳤습니다. 이제 바느질을 해줍니다.
바늘 2개를 이용한 '새들 스티치' 바느질을 합니다. 사진에서 보시는 것 처럼 실 가운데를 꿰뚫어 묶는 매듭없이 바느질합니다.
새들 스티치는 재봉틀을 이용한 스티치와 비교했을 때 훨씬 견고하고, 중간에 올이 풀려도 다른 올이 같이 풀리는 일이 없다고 하네요.
예전에 말 안장을 만들 때 사용하던 바느질 기법이라고 해서 새들(saddle:안장) 스티치라고 한답니다.
갑자기 과정이 확 지나갔네요. 바느질한 조각과 나머지를 큰 조각에 붙이고, 단차를 정리해줍니다.
조각을 다 붙인 상태에서 테두리 네 곳을 약 2mm 정도 다시한번 잘라준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렇게 단차를 정리해준 뒤 원형 칼로 테두리를 잘라줍니다. 집중해서 잘라야 합니다.
사포로 깔끔하게 정리해줍니다.
이제 슬슬 모양이 나오고 있습니다.
단면에도 토코놀로 마감해줍니다. 윗쪽 단면이 마감을 하지 않은 것 입니다. 차이가 있죠?
여러번을 반복해서 할수록 더 좋아집니다.
나머지 바느질 할 곳에도 목타를 치고 바느질을 해줍니다. 고무줄을 고정할 구멍도 가운데 2개 뚫어주었습니다.
이제 거의 완성입니다.
겉에 가죽 에센스를 스펀지를 이용하여 펴발라줍니다. 광택/보습/보호 등의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마개 조각에 구멍을 뚫고 고무줄을 달아줍니다.
카드도 한번 넣어봅니다. 여유있게 잘 들어가네요.
완성입니다.
여권도 한번 넣어봅니다.
사실 직접 해보면 그리 어렵지 않은데, 도구나 재료 때문에 쉽사리 접근하기 어려울 것 같기도 합니다.
다음에도 간간히 만든 것들 올려보...ㅏ도 될까요...?
긴 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