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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남들이 이해해주지 않는 고민입니다.
게시물ID : gomin_2262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공감하나요
추천 : 17
조회수 : 577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08/04/18 21:04:58
연애문제,돈문제,가정문제 등등..참 세상에는 많은 고민거리가 존재합니다.

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가슴아파해주는 고민거리가 많이도 있습니다.

그런데 제 고민은 그다지 받아들여주는 사람이 없더군요. 좋은 소리 들어봤자

"그런다고 뭐 달라지냐", "이상은 높은데 세상 살아봐라" 정도더군요.

오늘은 그문제로 하루종일 고민하다 고민이 깊어져서 한끼도 제대로 먹지않다가

밥먹고 체했습니다. 문득 서글퍼져서 눈물이 나더군요.

제꿈은, 좀 황당합니다. 좋은 세상 만들기. 그게 제 꿈입니다.

전 꽤 불우한 환경에서 자랐습니다. 집없이 산 시절도 많은 극빈층의 자녀였고,

사회운동하다 안기부나 중앙정보부에 쫓겨다니는 아버지를 둬서 부모님과도 쭉 떨어져살았고,

병약한 누나에 누구에게 말해도 콩가루 집안이라고 할만한 족보.

할머니만 4~5분. 저희 가족중에는 전직조폭 두목도 있고, 돈문제나 기타 여러가지 문제로

외가도 친가도 서로 의절한 집안이 꽤 많습니다. 그런 환경에서 자라서인지

왠지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같은 인생 살게하는 사람 더이상 없었으면 좋겠다고.

친구관계, 연애등의 고민을 해야할 나이에 집이 없어서 고민이었고,

다른 아이들이 학교 성적을 고민할때 저는 학교를 다닐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했으니까요.

그래서 생각했습니다. 열심히 살아서 훌륭한 사람이 되자. 그래서 나같은 사람을 한명이라도

덜 생기게 만들자. 내가 100 명을 도와주고, 그중에 10 명 만이라도 나와같은 생각을 가진 아이가

자라준다면, 그래서 그 아이들이 또 100 명을 도와주고, 그중에 또 10 명만이라도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아이가 자라준다면..100년,200년 뒤에 이나라는 많이 변해있지 않을까.

불행한 사람이 전혀 없는 나라가 될 순 없어도 한사람이라도 더 행복하게 살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제 인생의 목표는..남들이 들으면 웃을지 모르겠지만 좋은 세상 만들기 입니다.

위인전에 이름을 올리고 싶은 생각도 없고, 훌륭한 사람이라는 말을 듣고 싶은 생각도 없습니다.

다만 한가지 되고 싶은것은, 나중에 내가 도운 아이들이 조금이라도 더 많은 사람을 도와주고

그래서 100년뒤, 200년뒤 불행한 사람이 한명이라도 줄어들어준다면..그게 그냥 제 꿈입니다.

그런데 최근 며칠간 심각한 고민에 빠졌습니다. "이대로 괜찮을까?" 하는 고민..

어찌보면 정치적인 고민이랄수도 있겠습니다만, 누가 대통령이 됐고 누가 뽑혔다 ,

누가 집권당이 됐다 하는 문제가 아니라..지금 20대를 보면서 느낀겁니다.

저도 21 살이지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정치에 대해 이야기하면,

제 꿈에 대해 이야기하면 대부분 그렇게 대답합니다. "현실이 그렇게 만만하냐" 던가

"원래 다 그런거지 너 하나 그런다고 변하냐" , "꿈은 좋은데 살아봐라 그런가"

이런 대답이 돌아옵니다. 그런 대답을 하는 이들의 눈을 보면서 깊은 절망감을 느낍니다.

이 나라의 20대들은 20대가 아닙니다. 삶에 대한 경험도, 깊은 성찰도 없습니다.

그저 몇번의 좌절과 가벼운 포기를 반복한끝에 저항하지 않는 가라앉는 눈을 하고는

책을 들고 학교를 갑니다. 소위 지식의 산실이라는 대학,또는 대학원에서 그들은

원서로 된 어려운 전공서적을 몇권씩이나 공부하고 , 영어권 국가에 사는 사람들도 잘 모를만한

어려운 경제학 용어나 심리학, 경영학등에 관련된 전문용어를 수십가지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전 간혹 40~50대 분들과 이야기를 하면

40 대 같다는 이야기를 듣곤 합니다. 머리로 아는게 아니라 진짜 인생을 알고 얘기하는거 같다고.

별로 듣기 좋은 소리같진 않습니다. 전 사실 한번이라도 철없고 생각없이 어린아이처럼

제 나이에 맞게 행동해보고 싶은게 소원이니까요. 그리고 그말이 결코 진실이 아니라는걸

알고 있으니까요. 아무리 어른스러워도 40 대가 겪은 인생의 좌절과 경험들과 20대인 제가 겪은

좌절이나 경험은 다르니까..(아무리 힘들게 살아도 어른들만 하겠습니까 하는게 제 생각입니다만)

그런데 요즘 20 대들은 너무 똑똑합니다. 머리는 참 똑똑합니다.

하지만 뭐든지 머리로만 압니다. 이건 이래서 그렇고 저건 저래서 그렇다, 이건 이렇고

저건 저렇다. 참 똘똘한데, 깊이가 없습니다. (나이 드신 분들은 이해하시려나요,

정말로 "니가 살아봐라." 라는 말이 갖는 깊이를) 자신의 인생에 대한 깊은 성찰도 없이,

정말 뼈아픈 좌절도 없이 세상에 순응하고 타협하고 저항하지 않고 틀린걸 틀린대로 인정하고

살아버리는 20대의 모습을 보며 깊은 절망감을 느낍니다. 가장 의기롭고 가장 뜨겁고

가장 올바르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으로 가득차고, 자신을 위해 나아가서는 주위 사람들을 위해

더 나아가서는 사회나 국가를 위한 꿈으로 가득차야할 나이의 20 대들이..

인생의 깊이도 없이 머리속에서 나온 알량한 지식으로 "살아봐라" 라던가

"현실이 만만하냐" 라는 말을 합니다. 그들의 그런말이 기분이 나쁜것도 없지는 않습니다만.

너무 절망스럽습니다. 그렇게 체념하고 포기하고 의기도 없고 열정도 없이 살아가는

내 또래의 아이들이 자라서 부모가 되고 이 사회를 짊어질 나이가 된다면..

우리 사회는 얼마나 불의에 쉽게 타협하고 사는 사회가 될것인가.

자신의 조국의 독립을 위해 투신한 사람들의 삶을 본받기는 커녕 그들이 있었다는것조차

모르는 녀석들이 두꺼운 전공서적을 끼고 소위 지식인이나 전문가가 되어가는 모습을 보며

"저런 애들이 30대가 되고 40대가 되서 무언가 큰일을 하는 사람이 된다면,

과연 국가와 사회를 위한 자긍심과 희생정신을 갖고 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대학등록금 오른다고 시위하고 취업문제로 몇달씩 몇년씩 공부 할 줄은 알면서

사회의 룰을 만드는 정치에는 관심도 없는 20대를 보면서 

"그렇게 똑똑한 애들이 왜 민주사회를 움직이는 가장 기본적인 룰을 모를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하아..답답합니다. 20 대 들의 죽어버린 눈과 먹고 사는 일외에는

열정도 의기도 없어진 버린 가슴과, 문제의식없이 그저 전문지식만 잔뜩 들어가서는

전문인이 되고 지식인이 되어가는 과정을 보며, 과연 이사회가 나아갈 길은 어디일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내가 나중에 아무리 훌륭한 사람이 되어서 많은 아이들을 도와줘도,

이런 녀석들이 사회를 짊어지고 있고 한 가정의 어른이되고, 사회의 지도층이 되고,

혹은 교사나 교수, 무슨무슨 전문가가 되어있는 사회에서 그 아이들이 정말 남을 위해

살아가는 삶을 살 수 있는 건전한 인간으로 자랄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들었습니다.

가장 답답한건, 50이 넘은 아저씨가 저에게 "살아봐라, " 라고 말한다면 수긍할 수 있겠지만..

인생에 대한 깊이도 없이 머리속에 헛지식만 가득찬 20 대들이 자신이 그렇게 사는것이

무슨 대단한 양식있는 현실주의자라도 되는듯 떠들어대는 모습을 보는것이 괴롭습니다.

뜨거운 혈기도 의기도 없이 살아가는 주제에 이런 말을 하는 저에게 비난할 혈기는 남아있는걸

보는것이 참 안타깝습니다. 그런말을 하더군요,"니 생각을 강요하지 말아라"

그말의 진정한 의미를 알고나 하는 소리일까요..얼마나 많은 20대들이 말을 할때

그말이 갖는 깊이를 깨닫고 말하는걸까요..차라리 멍청하면 나을것을,

그저 머릿속만 꽉차서는..아무런 문제의식도 저항의식도 없이 살아가는 20대들의

소위 그 잘난 "현실주의" 를 듣고 있자면..염증이 납니다.

참 이런고민을 하고 있다는걸 이해해주는 20대가 없다는것도 슬프네요.

전 적어도 20 대들은 저같은 고민을 해야한다고 믿고 살고 있는데,

요즘 젊은 또래친구들은 이런 고민을 "쓸데없다" 혹은 "현실적이지 못하다" 라고 말하더군요.

그리고 마음속에 남아있는 마지막 혈기나 문제의식마저 묻어버리고

또 책을 들겠지요. 그 잘난 "전문가" 가 되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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