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로 D-13일. 내일이면 12일 남는다. 불안하다. 작년에 했던 실수를 반복할까봐 두렵다. 저번주에 봤던 모의고사 성적표가 나왔다. 결과는 씹망. 채점 잘못해서 하나 더 틀렸다. 반등수가 10등이나 떨어졌다. 기분은 더러웠지만 공개되는 등수를 확인하러 갔다. 맙소사. 1등이 우리반 애였다. 미치도록 부러웠다. 그리고 5등 안에 그 오빠가 있었다. 그오빠와 나의 차이는 이만큼이나 된다. 내가 감히 그 오빠를 좋아할 자격이나 될까. 또 시작이다. 이놈이 열폭. 대학네임에 따라 사람의 급이 결정 된다고 생각하는 정신병. 거기에 난 깊이 빠져서 헤어나올수 없다. 이 사회가 날 이렇게 만들었다고 변명해보지만 어차피 내탓이다. 불안하다. 답답하다. 갑갑하다. 문득 창문에서 뛰어내리면 어떤기분일까 궁금해졌다. 그러나 그건 남들에게 피해를 줄것같다. 얼마전 인터넷 뉴스를봤다. 고3 성적비관 자살. 그걸 떠올리니 살고싶어졌다. 수능을 꼭 잘봐야한다. 안그럼 하나뿐인 내 청춘이 산산조각 날것이다. 그 오빠와 같은 급이 되기위해선 더 노력해야 한다. 오늘 모의고사 성적표는 정말 쓰레기다. 부모님한테 말씀 못드리겠다. 무섭다. 엄마아빠가 무섭다. 내가무섭다. 성적표가 무섭다. 난 정말 똥덩이같은 인간이다. 똥만드는 기계. 사람으로 거듭나기 위해선 무조건 13일뒤 승리를 거머쥐어야한다. 나도 살고싶다. 죽고싶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