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래시장에서 산 미꾸라지입니다.
소금을 뿌려 숨을 죽여 주더군요
옛날엔 호박잎 까칠까칠한 뒷면으로 미꾸라지를 비볐다는데,
저는 수세미로...
웍에 참기름을 듬뿍 넣고 볶습니다.
비린내를 없애 준다네요.
한참을 고아줍니다.
여기서 다른 지방과 다른 점 :
서울식은 추탕이라고 따로 부르는 분들이 계시더군요.
서울식 추탕은 미꾸라지가 통으로 들어가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먹어본 적은 없어요.
남도식(전라도)은 이렇게 푹 고아서 뼈째 갈아서 만드는 걸로 압니다.
경상도식은 푹 고아진 미꾸라지를 짓이겨서 물을 붓고,
뼈와 지느러미 같은 거는 가라 앉히고 육즙만 따로 내어서 끓입니다.
저야 경상도 사람인지라 어릴적 입맛에는 경상도 식이 제일 좋더군요.
다들 그러실 겁니다.
어릴 적 어머니가 해주시던 그 맛.
얼갈이 배추를 잔뜩 넣고, 부추(경상도에서는 정구지, 전라도에선 솔)도 잔뜩 넣어서..
미꾸라지 육즙과 함께 끓입니다.
비린맛을 좀 없애기 위해 홍고추 큼지막하게 넣어 봤고요
마늘은 당연히 잔뜩 넣죠.
아.. 간은 비린맛 잡아주는 된장을 넣는데, 너무 많이는 말고 된장맛이 거의 안 날 정도로 하고,
간장으로 맛을 냅니다.
부추는 뭐 넣어도 되고 안 넣어도 되지만, 맛을 위해서 제일 마지막에 넣습니다.
다른 지역에서는 방아잎이나 다른 거 넣기도 하는데...
경상도에서는 제피를 넣습니다.
끓일 때 많이 넣고, 끓인 후 먹을 때 취향에 따라 더 넣고요.
전라도에서도 제피를 쓰나 모르겠네요.
제피(표준말 초피?) 와 산초가 구분하기 힘듭니다.
서로 사촌 쯤 되는데... 저는 생김새 보고 구분할 줄 압니다.
제피가 사는 북방 한계선이 경상북도라고 하더군요.
깊은 산에 가면 제가 사는 대구에서도 산초나무가 9그루면 제피나무가 1그루 정도 밖에 없더군요.
제피가 비린 맛을 잡는 데는 걸출한 향신료입니다.
제가 장담컨데 후추의 10배의 위력을 발휘할겁니다.
젓갈을 걸게 담는 남쪽 김치에 제피를 넣는 집도 있습니다.
저는 제피 + 진한 젓갈 들어간 경상도식 김치 좋아합니다.
약간 호불호가 갈리죠.
경상도에서는 생마늘 다진거, 청홍고추 다진거를 넣어 먹습니다.
섬유질이 풍부해서 배터지게 먹어도 금새 소화 되고 좋아요.
여기 제피를 커피스푼으로 1/3 정도 더 넣고 먹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