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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트신파] 흑표범과 내마음의 피아노
게시물ID : humorbest_2266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컬트신파
추천 : 46
조회수 : 1644회
댓글수 : 7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4/01/19 16:42:14
원본글 작성시간 : 2004/01/19 11:43:44


신파의 어린 시절 이야기입니다. ^^ 




1. 흑표범 



주거 형태가 아파트 위주로 변한 지금과는 달리 

과거엔 쥐가 무척 많았다. 



부엌에 물먹으러 나가다가 쥐와 눈이 마주쳐서 

서로 깜짝 놀라 ;;-o- -ㅁ-;; 

나는 나대로 질겁을하고 쥐는 쥐대로 놀라 

아궁이 속이나 찬장 밑으로 줄행랑을 치는 일은 일상이었고 

새벽녘이면 천정에 스며든 쥐가 

두두두두~ 하는 경쾌한 행진음을 내며 질주하는 소리에 잠이 깨었고 

천정을 향해 베개를 집어던져야 그 소리에 깜짝놀란 쥐들이 조용해지곤했다. 




물론 이내 잠시 멈췄던 저글링 러쉬를 다시 시작하긴 했지만.. 




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씨앙~ 업굴까지 했나보네...-_-;; 




정부에선 쥐잡는 날을 정해서 가정마다 쥐약을 나눠주던 기억도 난다. 

일제히 같은 시간에 약을 놓아야 효과가 좋다던가... 



그럴 때면 엉뚱하게 돌아다니던 동네 개들이 

쥐약이 섞인 먹이를 먹고 

길바닥에 널부러져서 비극적 최후를 맞기도 했다. 




역시 남의걸 뺏어 먹으면 결과가 좃치안타...-_- 




쥐들의 극성을 견디다 못한 신파의 아버지는 

어느날 동네 분에게 고양이를 얻어오셨다. 





까맣고 아주 커다란..............쥐만한 새끼 고양이.-_- 




새카만 것이 멀리서 보면 정말 커다란 쥐같아 보였다. 

나중에 들어온 형이 집안에 쥐가 들어왔다며 

빗자루로 때려잡을뻔 했으니까........-_-; 




[신파] 형 그거 쥐 아니얏!!....." 



[형]아니긴 머가 아냐?...쥐 맞...아니네......토낀가? -_-a" 



[신파] -_-;; ...아버지 저거 왜 갖고 오셨어요? 



[아버지]응? 그,그야 쥐잡을라구.. 



[신파] 쥐한테 물려가게 생겼는데요? 



[아버지] 에이,그래두 고양인데? 



[신파] 무늬는그런데..-_- 




강한 인상을 주기위해 

'흑표'란 이름까지 지어 주었던....우리 고양이 




쥐만 보면 미칠듯한 스피드로..............도망가고 -_-; 

초식동물의 습성을 보이며.................배추, 무. 당근, 사과 잘먹음..-_-; 



영원히 길들여지지않는 맹수라 불리는 고양이의 정체성을 부인하는 

엽기 행각을 수차례 보여주더니 불의의 사고로 그만 순직하고 말았다. 




흑표를 신임하지않던 어머니가 사온 쥐덫에 걸려서..........s(;;-_-)ㄱ 




기구한 삶을 살다가 비명에 간 우리 흑표...-_ㅜ 

비록 양지 바른 곳은 아니지만 뒷 뜰에 곱게 묻어주었고 

비통한 심정으로 정성스레 비목하나도 세워주었다 




*묘비명* 




평화를 지향하던 우리 흑표야... 

후세엔 이름대로 흑표범으로 태어나거라. 




그리고..... 사슴보고 도망가선 안돼.....-_-;; 









2.내마음의 피아노 



초등학교 때의 신파는 비교적 잘나가는 편이었다. 

전교 20등내에 드는 친구와 옆 집에 살았고 

학교 짱과는 4학년 때부터 계속 같은 반이었으며 

학교에서 젤 예쁘고 조숙했던 은영이하고는 한번도 싸운적이 없었다. 

선생님께서도 날 무척 이뻐해주셨기 때문에 안맞는 날도 상당히 많았다...(잘 나가네.ㅡㅡ;) 



특히 독후감 쓰는데는 따라올 애가 없어서 

한 번은 학교 대표로 뽑힌적도 있었다. 

읽지도 않고 책 말미에 나온 작품의 이해를 

중간중간 발췌해서 쓴 독후감으로 상타본 사람 있으면 손 들어보라. 




ioi ioi ioi ioi ioi ioi ioi ioi..... 저요 저요 저요..........(:_-_)~ 




5학년 때 한 여자아이를 좋아했던 것 같다. 

같은 동네에 살지만 처음 같은 반이 되었던 해였나보다. 



피아노 학원에 다니던 아이였다. 

피아노 가방을 들고 어머니가 손수 뜨게질한 망토를 두르고 

언덕 길을 도도하게 올라오던 아이. 



그 아이의 노란 색 피아노 가방과 바이올렛 색의 망토가 

어느 날 내 눈에 들어왔다. 



당시는 남자 애들과 여자애들이 스스럼없이 어울리던 때가 아니라 

조금은 혼자 가슴앓이를 했던 것 같다. 



그 아이의 집 대문 앞엔 서너개의 계단이 있었고 

그 집에서 키우는 늙은 개 한마리가 늘 계단에 앉아 있었다. 



'죤'이었던가........ 



난 그 애가 학원에서 돌아오는 시간쯤에 그 계단에 

앉아서 죤의 머리를 쓰다듬거나 목덜미를 만져주며 

자주 그 애를 기다리곤 했다. 



할 말도 없으면서 

있어도 말도 못할거면서... 

그저 언덕을 걸어 올라오는 모습과 

날 보면 보조개를 만들며 방긋 웃는 그 아이의 미소를 보기 위해서였다. 




그 해 여름 내 생일 날 

난 용기를 내어 그 아이를 집에 초대하기로 했다. 



'반 친구 몇과 함께 초대하면 어색하지 않겠지.." 


하는 계산을 맞추고 언덕을 올라오던 그 아이를 불러 세웠다. 




" 저기 오늘 내 생일인데 우리 집에 올래?" 



" 응? 그래? 몇 신데?" 



"3시...." 



"어,,그럼 안되겠다 학원가야해..,,미안" 



"으,,응 그러니..? 그럼 할 수 없지..." 



어리석게도 그 애의 학원시간을 생각하지않고 

바로 방과 후로 시간을 잡은 실수였다. 



'바보.....매일 그 애를 기다리면서 그 애가 학원에서 오는 시간도 몰라? 

그애가 학원을 빠지고 생일파티에 와줄걸로 안거야?' 


스스로 자신의 어리석음을 한탄하며 속으로 되뇌인 말이었다. 



그 때 대문을 열고 들어가려던 그아이가 

걸음을 멈추고 말했다. 



"너 여기 일분만 서있다가 갈래?" 



"응?...왜....?" 



"암튼 ..일분만..알았지? 꼭.." 




이해 할 수 없는 말을 남기고 그 아이는 들어갔고 

난 그 아이의 말이 무슨 의미일까를 생각하며 그 자리에 서있었다. 



아무 일도 없었다. 

대문은 닫혔고 그 아이는 다시 나올 기미도 없었다. 



늙은 개 죤마저 

8월의 더위가 지루한듯 고개를 앞 발에 묻었고 

난.... '머야? 장난하나?' 하는 마음에 

집으로 맥없이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 때..... 



거짓 말 처럼 피아노 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따단따 단딴.. 따 단~ ♪ 








[HAPPY BIRTHDAY TO YOU] ....였다. 





그 아이와 더이상의 이야기는 없다. 



하지만 그 날 그 소녀가 들려준 서툰 피아노 소리는 

소년의 가슴속으로 들어와 내려앉았고.. 

지금도 가끔 연주를 하곤 한다. 



HAPPY BIRTHDAY TO YOU 

HAPPY BIRTHDAY TO YOU~ ♪ 



이젠 아저씨가 되버린 신파의 가슴 속에서.......... 






◈글쓴이 : 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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