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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도서관 사서 입니다.
게시물ID : readers_2267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주)하나님
추천 : 14
조회수 : 769회
댓글수 : 14개
등록시간 : 2015/11/14 22:37:12

내년 졸업이라 사서 자격증은 그 이후에나 나오겠지만 일단은 도서관에서 계약직 사서로 일하고 있으니, 저는 도서관 사서 입니다.

책이 좋아서 문헌정보학을 전공 했습니다. 그리고 문정과에서 가장 불쌍한 부류가 "책이 좋아서 온 애들"이란 소리도 들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일해보니 책이 좋지 않다면 일하기가 힘든 환경인걸 깨달았습니다. 

진상 이용자, 민원, 최저시급 겨우 맞추는 박봉, 야근, 주말 없는 삶......

다행히 저는 운좋게도 대학 도서관이라 주말엔 쉽니다. 하지만 다른건 똑같아요.

저는 1년짜리 계약직 사서 입니다. 정규직 사서 선생님들은 일 가르쳐줄때도 다른곳에 가서도 써먹을수 있다며 사족을 붙입니다. 가르쳐주는것도 감지덕지로 알아야 해요. 저는 1년 지나면 없어질 사람.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예요.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도 검토조차 하지 않습니다. 일 늘이지 말라고 해요. 제가 한다고 해도, 1년뒤엔 누가 하냐고 합니다. 
 
그래서 돈 받는 만큼만, 내가 취급 받는 만큼한 하자고 결심 했어요. 

나대지 말고. 조용히. 



저에게 책 읽는것, 이용자가 어떤 책을 좋아할지 고르는것, 내가 고른 책을 누군가 빌려가는 것은 그 무엇에도 비할수 없는 "기쁨" 입니다.  

하지만 현실의 벽은 너무 냉혹하고 비참해요.

앞으로도 이 업계에 계속 발을 담글지는 모르겠지만, 이토록 빨리 절망을 느낄줄은 몰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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