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여나 내가 많이 부족한 사람이어서 이리도 상처받는 것일까봐 두려워하고 별 것 아닌 문제로 여러 밤낮을 지새는 것이 남에게는 유난을 떠는 것으로 보일까봐 누군가에게 이런 속마음을 털어놓으면 이야기를 듣는 사람이 내게 질릴까봐 쉽게 마음을 털어놓지 못한다. 마음이 독하지 못해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하기엔 나는 무르지 않다. 나는 신념이 있고 결단력있는 사람이다. 다만 사람 사이에서 느끼는 소외감과 외떨어짐이 나를 작게 만들 뿐이다.
나는 나를 타인에게서 지키는 단단한 벽을 만들지만 때로는 그 안에 내가 스스로 갇혀버리는 실수를 하는 일이 잦다. 요즘 사람들은 벽을 허물며 먼저 다가올 생각은 하지를 않는다. 스스로 고립된 나는 상처받은 상태로 썩어간다. 나의 단단한 부분은 계속 단단한 채로 연하고 무른(누군가에겐 달콤한)부분은 썩어 떨어지며 단물이 고인다. 썩은 과일에서 매력을 느끼는 건 날벌레뿐이다. 벌레는 썩은 단물의 맛만 보고 날아가버린다.
외따로 어둡게 빛나는 별. 결국 스스로 꺼지고 만다 별은 빛을 잃는다 스스로 그것을 두려워하면서도 태워낼 것을 다 태워낼 별은 빛나지 않는다 그것이 이리도 두려울 줄은 차마 몰랐을 것이다
왜 나는 그들 사이에 당연히도 끼지 못하였나. 빛을 잃었다. 소속이 주는 얄팍한 안도감을 그때는 왜 몰랐는지 왜 미워했는지 그리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