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물ID : humorbest_22693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인공 추천 : 136 조회수 : 5056회 댓글수 : 12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9/03/05 22:46:01 원본글 작성시간 : 2009/03/05 21:46:23
퇴근길 만원 지하철안 아무 생각없이 집으로 가고 있었는데 옆에 계신 여성분이 뭔가를 읽고 있었어요 조그마한 책이었는데 얼핏 봤을 땐 영어 사전인줄 알았어요 (나중에 다시 보니 일본어 서적이었던 것 같네요)
- 아..무슨 영어공부를 저렇게 무식하게 하지 - 사전을 통째로 외우려고하네 ㅋㅋ
생각하면서 저도 모르게 힐끗 힐끗 봤어요 그냥 호감이 가더라구요 고개를 푹 숙이고 있어서 얼굴은 못봤지만 옷차림도 그냥 동네 슈퍼가는 것처럼 편한 차림이었는데 왜 그렇게 끌렸는지 모르겠네요 계속 신경이 쓰였어요
그렇게 계속 힐끔거리다가 내릴 역까지 왔는데 못내리겠더라 이겁니다 그 여성분한테 어떻게 말이라고 걸어보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내릴 때 따라 내리기로 했습니다 어디까지 갈 줄 알고 그랬는지 지금 생각해보면 잠깐 정신줄을 놓거나 홀렸던 것 같기도 하네요
다행히도 원래 내려야 하는 역에서 네 정거장만 더 가니까 그 분이 내렸습니다 저는 따라 내렸고요 원래 생각은 역에서 내리자마자 말을 건네고 싶었는데 사람도 많고 해서 그 분이 민망해할까봐 인적이 드문(?)곳까지 몰래 따라가기로 맘먹고 따라갔습니다 5미터 정도 거리를 유지한 채
한 3분여를 걸었을까 그 분이 불쑥 아파트 단지로 들어가길래 저는 직감했습니다 여기사는구나 그리고 곧 이어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복도 현관으로 들어가고 있는데~ 정신줄 놓고 있다가 다급히 말했습니다.
저기요..! 잠깐 돌아보시더니 자신을 부르는게 아니라고 판단했는지 다시 앞을 보고 가더군요 저..저기. 저기요 잠시만요 그제서야 돌아봅니다 얼굴을 확인한건 그 떄가 처음이었네요 외모까지 기대하진 않았지만 살짝 예쁘시기까지 한 것 같네요 콩깍지가 씌었는지 어쨌는지 아무튼
잽싸게 다가가 인사를 했어요 저..실은 아까 지하철에서 책보시는 모습이 너무 예쁘게 보이셔서 따라왔다고.. 연락처좀 주실 수 있냐고요
그랬더니 그 분 당황한듯이 또는 민망한듯이 약간 웃으시더라구요 약간 주저하시길래 혹시 남자친구가 있으신거냐고.. 그랬더니 그건 아니랍니다
그럼 연락처를 주는 것이 부담스럽냐고.. 그렇다면 제 연락처를 드릴테니.. 연락을 달라고 했습니다 연락처를 드리니 이름을 물어보셔서 가르쳐줬지요 정신이 없고 저도 이렇게까지 적극적으로 관심을 표현한 적은 처음이라 무슨 말을 어떻게 했는지 자세히는 기억이 안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