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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오베보고 생각난 길에서 XX 주운(?) 이야기
게시물ID : bestofbest_22704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살아남자
추천 : 236
조회수 : 37208회
댓글수 : 21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6/01/05 14:51:23
원본글 작성시간 : 2016/01/03 02:37:08
베오베에 길에서 여대생 주운이야기를 보니 저도 그런 비슷한 일이 기억나서 써봅니다

그날은 급여계산으로 야근하던 날이었습니다 
근태 정리하고 이런저런 급여서류 다 작성하고 기숙사로 돌아왔죠.
기숙사로 가려는데 시간은 10시를 넘겼었고...
뭐 바로자긴 글렀겠지? 라면서 기숙사근처 피시방에 가서 와우를 했습니다 
그날 뭘했는지도 아직도 기억하는데...
그때 도적 자물쇠따기 숙련을 올렸습니다 
(지금은 랩업하면 자동 숙련이 오르지만 그때는 숙련을 따로 올려야 해서)
그러다가 11시 훨씬 넘겨서 기숙사로 들어가는데... 기숙사앞에 주차된차 옆에 누군가가 자고 있는겁니다 
첨엔 술은 적당히 마시지 쳇...
라고 하고 제 방으로 가서 샤워하고 잠옷입고 다른 친구와 전화하다가 (이친구도 누군지 기억함..) 울회사 과장님인것 같은데 술에 취해서 길에서 주무심 라고 ㅋㅋㅋㅋ 하다가 아무래도 불안한겁니다 
아무리 여름이라도 길에서 주무시면 입돌아갈텐데....
후우 ... 한번만 확인해보고 아직도 계시면 경찰에 신고라도 하자 라는 마음으로 슬쩍 계단으로 가서 내려다 보니 그대로 주무시더라구요
흠... 이딴걸로 회사 비상연락망은 심하지? 라는 생각에 첨엔 제 앞방(당시 물류팀 대리님이 사시는방으로 기억을...그래도 남자분 술취해 주무시는걸 연약한 제가 옮기는건 무리일테니 남자대리분을 깨워볼려고) 노크를 계속 했습니다....만 조용하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112를 눌렀죠.. (좀 황당하시겠지만 남녀층이 따로 떨어지지 않고 막 섞여 있었죠)

경찰보고 여긴 회사 기숙사인데 저희회사 과장님 같은분이 길에서 주무십니다 좀 조치부탁좀 드릴께요 하고 전했습니다 
(참고로 당시 회사 기숙사는 회사랑 약 걸어서 1시간 거리에 원룸건물 통째로 쓰는거고, 관리실이나 경비아저씨같은거 없었습니다)

생각보다 일찍오신 경찰아저씨들...
당시 전... 산지 십년이 넘은 트렁크바지에... 목이 늘어날대로 늘어났지만 천감촉이 맘에 들어거 잠옷으로만입는 박스티 (그것도 제꺼도 아니고 남동생꺼라 사이즈 대박!!) 을 입고 머리는 산발하고... 멍때리면서 기다리다가 경찰분이 오셨을때 슬쩍 가리키며 저쪽 차뒤에서 주무세요 안되면 경찰서에라도 재워주심 안되요??? 저분 방은 XXX호 이시긴 한데...

그러나...............


슬쩍보고오신 경찰분들은 새파랗게 질린 표정으로 죄송하지만 119신고좀 하시겠어요?? 
아무래도... 상태가 아주 안좋으신데... 이미사망하신것같은데....

???? 한여름인데???? 
덜덜 떨면서 119에 신고 했습니다
그리고 경찰에게 첨부터 내가 기숙사에 몇시에 도착했고 몇시에 저리 누워있는걸 봤으며 그때 얼핏 과장님으로 보였고.. 등등을 설명을 해야했습니다 
일단 사망여부는 119에서 와야 확인되고..

급한대로 회사비상망으로 연락했고 
첨엔 그래도 살아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이 있었지만... 119가 오고... 국과수도 오더라구요...;;;;;;;;;;
또 국과수에서도 저에게 상황설명하라더군요.
거의 멘붕속에서 또 설명해야했고.....

비상연락망을 타고 달려온 회사사람들에게 또 모든걸 설명해야했습니다
(저희기숙사는 다 평사원들만 살았구요 대리급 한두명과 과장님은 그 과장님만 사시던걸로) 
 
그리고 형사과로 이관되었다고 또 경찰들이 오더군요.
또 야근해서 몇시에 여기 도착했고 얼핏 지나가면서 과장님이 누워계시길래...... 등등 또 설명해야했습니다 

결국 사망사건으로 ... 전 그길로 경찰서에 가서 조서를 써야하더라구요
그날 과장님과 마지막으로 술을 드신 팀장님과 과장님과 가장친하신 대리님 그리고 시체발견신고자인 저...

새벽..... 경찰서에서 그날 몇시에 퇴근해서 몇시에 피방을 가고 몇시에 나와서 몇시에 발견하고 샤워하고 나와서 친구에게 과장님 이야길 하고 (여기서 제 친구 이름과 전화번호도 다 말하라더군요) 그래서 몇시에 도저히 걱정되서 나와서 몇호실 대리님 방문 두드리다가 112신고 한시간 다시 119 신고한시간 모두다 진술(?) 했습니다 

그리고 조서작성이 다끝나니 해가 뜨더군요.
일단 영안실에 뫼셨단 소리를 듣고 같이 조서쓰던 사람들과 같이 병원으로 갔습니다 

가보니 상무님까지 나와계시더라구요

거기서 또 설명하고......

그제서야 상무님 왈 
고생했다.
그리곤 마침 와계신 저희부서 대리님에게 절 기숙사에 데려다 줘라 하시더라구요 
그차를 타고 기숙사 도착해서 출근준비 하려니
제 모습이;;;;;; 쌩얼+머리산발(평소 허리까지오는 긴머리를 망으로 단정하게 하고다녔...)+다낡은복장..... 으로 엔간한 회사 간부들을 만났.....
 
일단 단정하게 해서 바로 출근했습니다 



그야근하던날 그 과장님이 퇴근하실때 저희쪽에도 오셔서 인사하고 가셨죠.
그날 차옆에서 아주 평안한 표정으로 누워계셨던 과장님 얼굴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당시 과장님은 그 부서 팀장님과 거하게 술을 드시고헤어지신후 기숙사옥상 난간에서 홀로 술드시다가 실족사 하신거였습니다 
다행히 가로등불이 약해서 제가 자세히 못본덕분에 트라우마 일으킬정도의 모습은 못보았지만
경찰분 설명으로는 주변에 피가 낭자했고 다리가 비정상적으로 꺾여 있었다는군요

그래도 같은회사직원인 제가 발견하고 신고한덕분에 빨리 조치되었다고 잘하셨다고 경찰은 말했지만....... ....... 만약 정말 모르는 사람이 신고했으면 누군지 찾는것도 시간걸렸을테고 자칫 영안실에서 무연고자시신이 될뻔했다고....
 
오래전 일이지만....
아직도 기억이 생생한 사건이었습니다  
출처 내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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