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살 때, 오토바이를 타다 뺑소니 사고를 당하고 7개월 정도 입원했던 적이 있어요,
원래 혀도 짧고 발음도 짧은데 오른쪽 반이 똑 자른 듯이 안 움직였어요,
밥도 간병인 분께서 떠먹여주고 아가들처럼 턱받이 하고,
회진 때 담담의사가 그러더라고요,
머리도 다쳐서 문제인데 잘못하면 지금 상태로 평생을 살아야 한다고요,
그 말 들은 뒤에 집에 전화 걸어 말도 안 되는데 어버버버 하면서 펜과 노트, 그리고 장미의 이름이라는 책을 가져오게 했어요,
밥도 나 혼자 1시간 넘게 먹고 다 흘려도 도와주지 말라 하고 혼자 먹었어요,
일부러 일기 더 쓰고, 책 읽으면서 입에 볼펜 물고 책을 소리내 읽었어요,
한 번 아프면 30분이나 걸릴 만큼 마약류 진통제 맞으면서 웃지도 울지도 못했어요,
골반이 반으로 똑 쪼개져서 배에 힘이 조금만 들어가도 미친 듯이 아파 감정을 따로 떼어놓는 연습도 했어요,
3개월이 지나 겨우 침대에서 일어나게 되고 외고정장치 떼어낼 때,
마취제가 더 아파 마취 안 하고 바느질 했어요,
바늘의 차가움과 실이 지나가는 그 느낌,
지금도 새록새록, ㅋ
7개월만에 퇴원할 때 담당의사가 그랬어요,
"원래 머리 다친 환자들이 빨리 낫기는 하는데 이번 경우는 의사로서도 처음이다. 정말 투병의지가 강하셨다."
쳇, 나 머리 다쳐 나쁜 거 나도 아는데, 흑흑,
여튼 난 의사의 처음 진단과 달리 지금도 잘 지내고 있어요,
투병의지 중요해요!!!!
[지금도 입원했을 때 일기 읽어보면 완전 괴발새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