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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가락
게시물ID : humorstory_22716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리리로로
추천 : 52
조회수 : 2966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1/04/14 13:25:01
나는 아빠를 닮아서 개구리 발가락을 갖고있다. 어린 시절에는 보통 여자아이들처럼 겸손하게 모아진 발가락을 갖고싶었고, 부러워했으며, 손가락처럼 벌어진 발가락이 컴플렉스이기도 했다. 초딩때는 어느날 갑자기 친구집에 가게될지 몰라 한여름 맨발에 샌들을 신고다닐때에도 꼭 가방속에 양말 하나씩을 넣어갖고 다니곤했다. 이 버릇은 지금까지도 남아있어서 맨발에 샌들을 신은날에는 꼭 양말을 하나씩 넣어가지고 다닌다. 그런데 양말로도 이 발가락을 감출 수 없었을 때가 있었다. 초등학교 수업중에 2주에 한번 수영수업이 있었는데, 수영시간만되면 난 한없이 작아졌었다. 하지만 친구들은 내게 오리발이 없어도 수영을 잘하겠다며 부러워하긴개뿔 발가락으로 젓가락질해보라고 놀려댔다. 그때마다 나는 "니가 어떻게 나한테 이럴수있어?" "나 다운게 어떤건데?"라는 이상한 대사를 읊으며 얼굴을 두 발로 감싸쥐고 울곤했다. 어쩌다 친구들이 누구야 누구야 뭐하~~니? 밥먹는다! 무슨반~찬! 이라는 노래를 부를때면 개구리 반~~~~~~ 할때쯤 내 주먹은 이미 그 아이의 옥수수가 몇개인지 세고 있었다. 하지만 점점 커가면서 그 컴플렉스는 이상한 자신감으로 변해갔다. 어쩌다 집에서 오빠가 갖고놀던 장난감 야구공을 발가락으로 잡을 수 있게 됐을때부터였는데, 그 후로 나는 웬만한 물건은 발가락으로 잡으려 애썼다. 오빠도 나처럼 개구리 발가락이었기에, 우리는 집에있을 때면 발가락 배틀로 선의의 경쟁을 펼쳤다. 어쩌다 내가 지는날이면 나는 너무나 분해 쓰디쓴 눈물을 억지로 집어삼켰고 그 모습을 안쓰럽게지켜보던 오빠는 발가락사이에 빗을 끼고 내 머리를 빗겨주기도 했다. 그렇게 아픔을 딛고 재기에 성공한 나는 마침내 발가락으로 포크볼을 던질 수 있었다. 성인이 됐을때는 친구들이 발가락에 매니큐어를 발라도 사이사이에 볼펜을 안껴놔도 되겠다며 부러워하긴개뿔 쪼리를 신으면 새끼발가락이 바닥을 집으며 노를 저어대서 별명이 노젓는 뱃사공.........은 아니지만 지금도 나는 다른이쁜 아가씨들처럼 쪼리나 발가락이 심하게 노출되는 샌들은 신을 수 없다. 예전 내가 호감있어하던 남자아이가 있었는데 그 아이는 내게 "난 발이 예쁜 여자가 이상형이야." 라고 말했다. 난 겉으로는 그렇구나하며 웃고있었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차라리 대놓고 싫다고해라 개꺢끼가"라며 폭풍같은 눈물이 용솟음 치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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