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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묘하게 꼬이네요ㅠ...
게시물ID : gomin_22736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군미필
추천 : 0
조회수 : 446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1/10/31 00:00:20
하.. 내일, 즉 10월 31일은 공군 128기 사관후보생 특별전형 합격자 발표날입니다.
혹시나 해서 오늘 들어가봤는데 불합격했더군요ㅎ...

전 지금 빠른 89년생 대졸자 입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말씀드리자면 중학교 때부터 공부도 잘했고 고등학교때도 공부를 잘했습니다. 전교 1,2등 수준이었으니깐요. 대학도 제가 원하던 대학으로 잘 갔습니다. 누구나 들으면 인정하는 명문 대학교고 장학금 시스템도 잘 되어있어 남들처럼 등록금 걱정하지않고 4년간 무사히 졸업을 했죠. 다만 문제는 제가 그 학교 내에서 그 학과와 제가 그다지 맞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나서 부터였던것 같습니다. 제가 화학과를 졸업했는데 사실 화학이 좋아서라기 보다 화학 성적이 잘 나와서? 그런 이유로 해서 화학과를 선택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막상 대학에 와보니 저보다 화학을 잘하는 애들은 넘쳐 흐르고 있었고 저는 그안에서 화학에 대한 흥미를 크게 가지지 못하고 군대도 가지 않은채 어찌어찌 졸업을 하게되었습니다. 성적도 남들보다 크게 뛰어나지도 크게 뒤쳐지지도 않은 채 말이죠. 상대적으로 전공 성적이 별로 좋진 않았지만 말이죠 ㅎㅎ;; 처음에는 대학원에 진학을 할까 하다가 결국 대학원은 포기하고 군대를 가려고 맘을 먹었을때는 사실 시간이 많이 지나있었고 같이 방을 쓰던 친구의 권유에 따라 공군 사관후보생 127기에 지원을 했었습니다. 127기 특별전형에는 합격을해서 올해 9월 중순에 추석 연휴가 끝난 다음날 입영을 해서 사관후보생으로 무난히 제 삶이 이어질 줄만 알고 있었습니다. 입영을 한 뒤 각 종 신체검사와 체력 테스트도 합격했었는데 그 당시에 서있기만 하면 몹시 다리가 아파오기 시작했습니다. 오른쪽 다리에 서있을 때 심한 통증이 있어 채 1-2분도 서있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공군 훈련소 내에 있는 항의전대에서 수진을 받고 하였지만 지금까지 별 시련 없이 인생을 살아온 저는 여기서 선택에 기로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진통제를 먹고 훈련을 계속 받다가 심해지면 다시 항의전대에가서 정밀 검사를 받느냐, 아니면 127기 입단을 포기하고 집에 돌아가느냐(사관후보생의 경우는 자신의 선택으로 온 것이기에 포기하는 것이 가능하더군요)의 문제였죠. 사실 다른 분은 그게 무슨 큰 일이냐라고 생각하실지 몰라도 저에게 있어서는 나름 큰 충격이었습니다. 지금 그때로 다시 돌아가면 그냥 진통제 먹고 해보는 것은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만 그 당시에는 솔직한 심정으로 훈련을 더 받을 자신감이 없었습니다. 뭐 결국 집에 돌아간다는 선택을 하고 약간의 후회도 했지만 일단 집에 돌아와서 제 방 침대에 누워있다는 것 자체가 좋았을 정도로 아직 철이 들지 않았으니깐요. 집에 와서 근처 신경외과에서 X레이를 찍어보니 허리디스크까지는 아니고 5,6번? 요추가 다리로 이어지는 신경을 누르고 있어서 그럴 수 있다고 하더군요. 그리 심각한 상황은 아니었고 몸관리를 제대로 해주면 나아지는 상황이었다고 합니다. (제가 몸무게가 나가는 편입니다;;;) 그래서 며칠간 고민을 하다가(사실 하루이틀 정도?) 부모님께 다시 128기로 지원한다고 말씀드리고 128기를 지원했습니다만 지원날짜가 촉박하여 127기 지원 때만큼 자기소개서도 제대로 쓰지 못하고 여러가지 서류도 조금 미흡한 상태가 되고 말았죠. 사실 127기 입단을 포기할 때 자진도태와 차수조정 두가지 방법이 있었는데 차수조정을 하면 128기로 들어올 수 있었는데 그 선택을 하지 않은 것이 좀 후회되더군요. 하지만 127기에 붙었으니 당연히 붙을줄 알고 마음을 놓고 있었다가 불합격이란 결과가 나오니 많이 속상하기도 하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되는지 답답하기도 하고 그렇네요. 아직 일반 전형 시험이 남아 있어 그 시험 잘봐서 붙으면 가는 길이 남아 있긴하지만 상황이 이렇게 되다보니 걱정도 많이 되고 두렵기도 하고 거기서까지 떨어지면 군문제는 어떻게 해야하나라는 생각도 들고 그러네요. 이제 일반병으로 가기에는 나이도 좀 많아졌기도 하고.... 이래저래 고민이 많이 되는 지금 상황입니다. 다른 분들이 보기에는 배부른 고민이다라고 생각하실지도 모르지만 제 인생에 있어서는 최대의 고민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라서 답답한 마음, 조금이라도 풀어보고자 글을 써봅니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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