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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칼럼] 박근혜, 잘못된 경제인식도 문제다
게시물ID : sisa_22740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모기토끼
추천 : 10
조회수 : 403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2/09/18 19:35:15

사설.칼럼

칼럼

[이동걸 칼럼] 박근혜, 잘못된 경제인식도 문제다

등록 : 2012.09.16 19:30

이동걸 한림대 재무금융학과 객원교수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왜곡된 역사인식이 문제가 되고 있다. 5·16, 유신, 인혁당 사건, 장준하 선생 타살 의혹 등에 대한 박 후보의 일련의 발언은 의식 있는 민주시민의 공분을 야기하는 데 그치지 않고 박 후보의 대통령으로서의 자질과 자격에 대한 의구심마저 불러일으키고 있다. 민주주의와 법치, 인간의 기본권과 존엄성을 파괴하고 헌정질서를 유린한 5·16 군사반란이나 유신 쿠데타에 대해 “그 당시 상황을 봤을 때 내가 그때에 지도자였다면 어떤 선택이나 판단을 했을까” 생각해야 한다면서 “당시로서는 불가피한 최선의 선택”이었다거나 그에 대한 판단은 “역사의 몫”이라고 하였다. 대한민국 사법사에 가장 치욕적인 사건으로 기록되는 인혁당 사법살인 사건에 대해서도 사법부의 판단을 무시하는 오만한 역사인식을 드러냈다. 사법부를 정권의 시녀 정도로 생각했던 박정희 독재정권 당시를 연상케 하는 소름끼치는 대목이다.

박 후보는 자신의 역사인식에 대한 언론, 지식인, 야당의 문제제기에 대해 “과거 말고 미래를 얘기하자”, “‘이게 잘못됐다’고 얘기하다 보면 계속 과거로만 가게 된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나 과거는 개인의 내면적 의식 상태를 보여주는 중요한 증표로서 그러한 왜곡된 인식이 외적 행위로 반복해 나타나기 때문에 과거는 현재이고 미래가 될 수밖에 없다.잘못된 과거’에 대한 진솔한 반성 없이 ‘바람직한 미래’가 오겠는가. 더욱이 단순히 일개 개인이 아니라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이라면 더 말해 무엇하랴. 민주주의 헌정질서와 법치를 부정하고 역사를 자기중심적으로 다시 쓰려고 하는 제왕적 발상과 그러한 왜곡된 내면적 인식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이라면 과연 그 사람에게 국가를 맡길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이 제기되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박근혜 후보의 잘못된 인식 문제가 비단 역사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잘못된 경제인식도 문제다. 예를 들면, 경제민주화에 대한 박 후보의 인식이 지극히 왜곡되어 있어 박근혜표 경제민주화의 실체와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박 후보는 2007년 경선 당시의 ‘줄푸세’(세금 줄이고, 규제 풀고, 법치를 세운다) 공약에 대한 비판을 받자, “줄푸세와 지금의 경제민주화는 철학이 같다”며 “감세는 세율을 낮추자는 것인데 현 정부에서는 중산층과 저소득층 대상으로 실현했고, ‘푸’와 ‘세’는 규제를 풀고 법치를 세운다는 것인데 (지금도)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정직하지 않다. ‘줄’은 대기업의 법인세 인하와 부자감세에 초점을 맞춘 것이었고, ‘푸’는 재벌 대기업에 유리한 규제완화였으며, ‘세’는 파업 통제 등 노동조합을 겨냥한 것을 박 후보가 모를까? 박 후보의 설명은 줄푸세와 경제민주화에 관한 실로 엄청난 인식의 왜곡이 아니라고 할 수 없다.

특히 박 후보의 ‘푸’에는 재벌의 은행 소유제한 완화도 포함되어 있다. 은행의 재벌 지배를 허용하는 것도 박 후보는 경제민주화라고 생각하는가? 박 후보는 역사를 자기 편하게 자기중심적으로 다시 쓰려는 경향을 경제민주화에 대한 해석에서도 보이고 있다.

박근혜 후보는 지난 총선 때 경제민주화를 ‘팔아서’ 톡톡히 재미를 봤고, 이를 연말 대선까지 계속 우려먹을 것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박 후보의 경제민주화는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발표된 바가 별로 없어 정치 마케팅을 위한 광고성 카피에 불과한 실정이다. 오죽하면 같은 당의 원내대표라는 중책을 맡은 사람이 “정체불명의 포퓰리즘”이라고 하겠는가. 박 후보 본인의 경제민주화에 대한 인식이 확실치 않은 정도가 아니라 왜곡되어 있고, 또 그 안에 구체적인 내용도 없으니 “정체불명”일 수밖에 없다. 새누리당이 경제민주화 마케팅은 화려하게 잘하고 있지만, 과연 박 후보가 진짜 경제민주화를 하겠다는 것인지, 한다면 경제민주화로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 도저히 알 수가 없다.

박 후보의 인식구조가 왜곡되어 있다면 어찌 역사에만 왜곡되겠는가. 어찌 경제민주화에만 왜곡되겠는가. “아버지의 꿈은 복지국가였다”고 한다. 박근혜표 맞춤복지가 박 후보 “아버지의 꿈”을 이루려는 것이라면 국민들은 “행복한 돼지”나 되란 말인가?

이동걸 한림대 재무금융학과 객원교수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55187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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