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여름을 사랑해요...." "이루어 질 수 없다는걸 알잖니." "하지만......."
겨울에는... 비가 오지 않아요.....
※겨울비※
-written by BeBe
"햇님아저씨-. 여름은 어때요? 잘 지내던가요?" "물론이지. 내 빛을 가득 가득 머금고 예쁜 모습으로 반짝이다가 가을을 맞이했단다." "사람들 말로는 지난 여름에도 비가 많이 왔다던걸요...." "......."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렇게 많이 울었을까요......" "겨울아....." "여름도.... 내가 많이 그리웠나봐요....." "......." "우린..... 언제쯤이면 만날 수 있을까요......?"
겨울은 그리움이 많은 아이에요. 항상 밝고 씩씩한 모습으로 환하게 웃다가 딱 한번.. 참고 참았던 울음을 터뜨리는 여름과는 많이 달라요. 항상 아파하고... 항상 그리워하고..... 너무 많이 아파서 햇님아저씨가 주는 빛도 받지 못하고 늘 그렇게 우울하기만 한가봐요.
하지만 겨울은 울지 않아요-. 대신.. 여름이 너무너무 보고싶을때면... 자꾸만 자꾸만 하얗고 뽀송뽀송한 눈을 만들어요. 열심히 열심히 만들어놓은 눈에 햇님아저씨가 빛을 보내주면 반짝반짝 눈이 부신게 꼭 여름을 보는 것 같아서 겨울은 행복해지거든요.
이런 겨울에게 자그마한 소원이 하나 있다면... 이 여름을 닮은 예쁜 눈을.. 진짜 여름에게 보여주는거에요. 만나는건 바라지도 않아요. 그럴 수 없다는걸... 겨울도 너무 잘 알거든요..
"달님아줌마-. 여름은 어때요? 어디 아프거나 하지는 않았나요?" "물론이지. 내 품에서 새근새근 잠들어있다가 조용히 가을을 맞이하고 봄에게로 떠났단다." "하지만... 사람들 말로는 지난 여름 밤은 하나도 덥지 않았다던걸요...." "그건 냉방장비가 잘 되어 있어서 그런거야-." "그런가요.... 혹시라도... 어디 아팠던건 아닌지....." "......." "아줌마... 나 여름이 너무 보고싶어요...."
겨울은 걱정이 많은 아이에요. 항상 티 없이 맑은 표정으로 깔깔거리다가 딱 한번... 무서운 기세로 참고 참았던 화를 내는 여름과는 많이 달라요. 항상 생각하고.... 항상 걱정하고..... 너무 걱정이 많아서 달님아줌마가 포근히 안아주는 품에서도 늘 그렇게 편히 잠들지 못하나봐요.
하지만 겨울은 울지 않아요-. 대신... 여름이 너무너무 걱정이 될때면... 지금도 여름처럼 변하지 않는 모습으로 키득키득 웃고 있는 소나무를 쳐다봐요. 여름에게 인사하던 모습 그대로 겨울에게도 똑같이 인사해주는 소나무를 보고 있자면 조금쯤은 마음이 놓이거든요.
이런 겨울에게 자그마한 소원이 하나 있다면... 이 여름이 바라보던 소나무를.. 여름과 함께 나란히 바라보는거에요... 만나는걸 포기한지는 오래지만.... 그래도... 가끔은.... 아니 항상... 여름이 그리운 겨울이거든요...
그렇지만..... 울지 않는 겨울이지만.... 어느새 찾아온 봄바람에 여름의 기운이 묻어날때면.... 자기도 모르게 눈물을 보이고 말아요... 봄바람을 통해 짤막하게 실려온 여름의 그리움에... 사랑하는 여름을 만날 수 없는게 너무나 가슴이 아파서... 겨울도 울고 말아요....
겨울에는 비가 오지 않아요.... 하지만... 아주 조금이라도 여름이 느껴질때면... 겨울은 조용히.... 소리내지 않고 울어버려요...
그럴땐 모른척 해주세요... 겨울은.... 여름이 너무나 그리워서 우는거거든요.... 조금만... 조금만... 그렇게 울고 나면... 얼마간은 그럭저럭 견딜만 할거에요. 그러니까.... 겨울에 비가올땐..... 조용히.... 모른척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