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섬세한 남자. 난 말야.. 섬세한 남자를 좋아해... 섬세한 남자란건 얼굴이 뾰족하고 머리가 뾰족하고 뭐 강렬한 인상을 주는 그런 남자가 아니고 나를 섬세하게 챙겨줄줄 아는 남자말야.. 그러니깐 100일이라고 다 챙기는거 꼭 챙기는거 말고... 가령 내가 머리카락에 뭐가 묻었단 말야.. 그럼 어떤 남자는 사람 무안하게 낄낄대면서 머리카락에 뭐 묻었다고 소리치더라고... 그리고 난 어디에 뭐가 묻었는지도 모르지만 얼른 머리카락에 손을 대고 뗄려고 아둥바둥대지... 근데 섬세한 남자는 슬그머니 손을 내 뒤로 돌려선 떼내어주지.. 내가 챙피해할까봐 아무일 없는것처럼.. 눈치채지도 못하게... 또, 길을 가는데 신발끈이 풀린거야.. 그럼 잠깐만 이라고 하면서 길가에 앉아서는 내 신발을 묶어주는거야... 됐다고 해도, 주위의 사람들이 다 쳐다보던말던 나만 그렇게 신경써주는 남자.. 난 이런 남자가 좋아... ~~~~
" 그래? 그럼 두번째는? "
둘.. 착한 남자.. 음... 착한 남자가 좋아. 내가 새벽에 전화를 걸어서 '집앞에 꼭 와줘...' 라고 말을 하면 정말로 무슨일이 생긴줄 알고 오는거야.. 난 손목시계를 들어서 시간을 재고있지. 과연 몇분만에 올것인가.. 사실 내기를 했거든.. 친구하고.. 좀 잔인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내기니깐 할수없었어... 그애가 다급해게 나한테 묻는거야... 무슨 일 있냐고... 그런데 '너 그냥 보고 싶어서..' 라고 말을 하니깐 잠시 멍한 눈을 하더니.. 그냥 웃어버리는거야... 난 혹시나 얘가 나 때리면 어떡하나 겁먹었는데 뜻밖에도 웃더라... 코메디프로그램이나 고딩들나오는 프로그램보면 항상 반전이 나오잖아.. 갑자기 껄껄껄 웃다가.. " 이쉬끼가!!! " 하면서 막 때리는 장면... 난 그장면이 갑자기 떠올라서인지 몰라도 손이 조금씩 방어자세로 가고 있었거든... 근데 갑자기 그 애가 나한테 그러는거야... " 다행이다. 난 너가 무슨일이 생긴줄 알고.... 아뭏튼 다행이다. " 그리고 이런 남자도 있어... 약속시간이 다 되도록 남자친구가 안오는거야.. 그래도 계속 기다리고 있었어... 그런데 저기에서 남자친구가 막 뛰어오는거야.. 왜 늦었어!! 라고 말을 해주려는데 갑자기 남자친구가 쓰러진거야.. 오는데 차가 막히고 하도 답답해서 내려서는 늦을까봐 약속장소까지 1시간동안 뛰어왔다는거야.. 뛰는게 더 빠를것같아서.. 얼마나 기특해... 난 이런 남자가 좋아.. ~~~~
" 그래? 그럼 또 하나는? "
셋... 능청스런 남자.. 난 능청스런 남자가 좋아... 좋은 말로 하면 내다놔도 밥은 안굶는 사람말야. 약속장소에 늦어도 껄껄대며 와서는 '미안하다. 다음엔 정말 안늦을께 ' 근데 하나도 늦어서 미안하다는 표정은 없는데 자꾸만 웃는거야... 화를 낼려고 하던거였는데 그냥 나도 따라서 웃게되더라고... 그리고 물건을 사러 가게에 들어가서 이것저것 고르고 있는데.. 아가씨가 옆에 서잖아.. 근데 그 아가씨랑 이런 저런 쓸데없는 이야기를 나누더니 아예 물건고르는 나는 아랑곳하지 않은채 그 아가씨랑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거야.. 가게에 사람은 많이 오느냐.. 이런 손님보면 나도 짜증나는데 아가씨는 어떠냐고... 내 눈치를 봐야할 그 남자는 뒤돌아보지도 않은채 아가씨하고 이야기하고 오히려 그 아가씨가 내 눈치를 보며 이야기하더라고.... 근데 그런 남자를 보면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를 배우는것같애... 그래서 난 그런 남자가 좋아.. ~~~~
" 그래... 또? "
넷.... 능력있는 남자 난 능력있는 남자가 좋아.. 카셋트를 맨날 들고 다니는데 어느날 그게 고장난거야.. 그말을 그에게 했지.. 그랬더니 이것저것 들고 보더니.. 계속보는거야.. 이것저것 만져보고 그러더니 놀랍게도 고쳐지더라? 그리고 남들 다 포기하라며 이야기를 하는데 그 남자는 끝까지 하는거야. 그렇게 얼마가 지났어 그일은 다 잊혀졌는데 어느날 만났는데 그 남자는 마침내 그일을 해낸거 있지... 남들이 못한다고 하지 말란다고 포기하지 않고 남들이 다 고개를 흔드는건데도 끝까지 해내는 남자 있잖아. 그런 남자들보면 정말 남자란 생각이 들어.. 그래서 난 그런 능력있는 남자가 좋아.. ~~~~
" 이거 마지막인데? 마지막은? "
다섯..... 이벤트적인 남자 난 이벤트적인 남자가 좋아.. 광고에 보면 나오잖아. 신현준이 전화기를 들고 ' 널위해 준비했어' 라고 하면서 색스폰 부는 장면말야.. 그 장면을 보면 가슴이 두근거리거든... 그러니깐 생일날 선물줄거 다 주곤 생일식도 다 치른후에 헤어질쯤에 잠깐 데려갈데가 있다면서 날 델고 가는거야.. 어디로 데려가는줄 알아? 건물 옥상으로 데려가는거야.. 거기엔 아무것도 없었어.. 근데 잠깐 기다리라고 그러더니... 가방에서 뭘 꺼내더니만 불을 붙이는거야 ... 뭔가 했더니만 폭죽을 터트리는거 있지.. 하나하나... 그 장면만 바라보고 있었어.. 근데 몇개를 터트렸는지 맞춰보래.. 난 그때 당연히 내 나이만큼 터트린줄 알고 내 나이라고 말을 했지.. 그랬더니.. 틀렸데.. 하도 여러개를 쏘아올려서 몇개 터트렸는지 몰랐는데 그 애가 우리엄마 나이갯수만큼 쏘아올렸데... ' 날 태어나게 해주어서 고맙다고..... ' 그때 아무말도 못했어... 또 한번은 내가 아파서 수업에 빠졌거든.. 전화가 와서 그말도 했고.. 그애는 문병까지는 못오고 몸조리 잘하라고만 하더라고.. 서운하더라.... 그래도 아파서 생각나서 전화했는데.. 아픈거 괜찮아져가지고 학교에 갔는데 애들이 나한테 우르르 오는거야.. 난 나 몇일 결석해가지고 애들이 신기해서 쳐다보나 했는데... 다들 능글맞게 웃고 있더라고... 왜 그러냐고 하니깐.. 그 애가 내 수업에 다 들어와가지고 출석체크 대신 해줬데... 처음엔 내 이름불렀는데 남자애 목소리가 나니깐 다 돌아봤는데 그 애가 고개를 푹 숙이면서 어쩔줄 모르더래.. 근데도 다른 수업시간에도 꼭 들어와선 자꾸 그렇게 출석체크하니깐.. 우리과 사람들이랑 친해졌다나...? 난 그런 이벤트적인 남자가 좋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