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제천에서 한강라인 이용하는 여자사람입니다.
각설하고, 홍제천은 길 상태가 좋지 못해서 중간 즈음에 길을 공사하고 있는 구간이 있습니다.
해서 보행자길과 자전거길이 만날 수 밖에 없는 폭 좁은 길이 되어 있는데요
어떤 아저씨분이 지나가고 있길래 길이 좁아서 종을 울렸습니다. 한 번 딸랑
그랬더니 아저씨가 자전거 타고 지나가는 저를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갑자기
어디다 빵빵대 미친X아! 어따 대고 빵빵대 XX!! 야 이 미친X아!
이러면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시더라고요...
과외가 늦어 속도를 내 그냥 빨리 가긴 했는데 제가 왜 자전거종 한 번 울린 걸로 미친X 소리까지 들어야 하는지 모르겠더라고요...
심지어는 일부러 보행자길을 침범한 것도 아닌데...
자전거 타고 가면서 계속 생각해 보니 이 아저씨가 내가 여자사람이라 만만해 보여 욕을 한 걸까, 그렇다면 내가 욕 먹은 시점에서 자전거에서 내려 아저씨에게 왜 욕했냐고 했으면 저 아저씨가 사과했을까 쫄았을까 별 별 생각이 다 들더라고요
제 키가 182cm입니다. 여자 치고 많이 크죠? 정도가 아니라 정말 많이 큽니다... 많이 커요
그냥 자전거 타지 않고 지나가는 길이었으면 이 아저씨가 내 키 보고 만만하게 생각하지 않아 욕하지 않았을 거야... 라고 생각하니 더 서러워지더라고요...
그렇게 가는 길에 한강에서도 자전거도로 한가운데를 산책하는 아주머니도 계셔서 종 울렸더니 알겠다며 비아냥대고 비키시기도 하고 어떤 아주머니는 아예 안 비키다 산책하며 휘젓는 팔로 도로에서 아주머니 비껴 지나가는 제 몸을 팍 치고 가더군요...
자전거도로가 자전거 전용도로가 아닌 것은 저도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보행자도로까지 마련되어 있는 길이라면 보행자길 이용해주시면 안 되는 건가요...
자전거는 보행자도로 이용하지 못 하고 오로지 자전거도로만 이용하고 있는데 그 도로도 자전거가 이용하는 게 그렇게 아니꼬우세요?
대체 왜 자전거도로 가운데 산책하는 분들에게 종 울리면 그렇게들 짜증내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대놓고 꺼지라고 하는 게 아니고 속도내며 달려오는 자전거가 정말 많이 위험하니 서로의 안전을 위해 비키라고 울리는 건데...
조깅하시는 분들은 정말 매너 좋아요. 사이드로만 달리시고 자전거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한 적 정말 단 한 번도 없습니다.
외려 산책하시는 분들이 정말 위험해요...
전 정말 안전운전 하는데, 로드 타도 속도 안 내고 커브길에 브레이크 밟으며 천천히 돌고 저 자신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정말 안전하게 타요...
종을 울리는 건 서로 안전하자고 울리는 거지 시비걸려고 울리는 게 아니에요...
종 울렸다고 왜 빵빵대냐 미친X아 소리 들어야 하나요....
보행자분들 제발 보행길이 제대로 마련돼 있는 길이면 보행길 이용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저에게 욕한 아저씨가 이 글을 읽을 일은 당연히 없겠지만 다음에라도 다른 라이더에게 그러지 마셨으면 합니다.
매번 이곳에서 눈팅만 하며 정보만 취해가던 여징어가 너무 서러워 꾸역꾸역 가입해 첫 글 써 봅니다.
두서없이 써서 죄송해요... 제 생각에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개의치 마시고 지적 부탁드립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