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552643.html
안철수의 정치 떠받치는 지지층은
기존정당이 포섭못한 무당파
안철수 후보쪽으로 기울어
안쪽 “진보적 야당 지지층에
합리적 시민까지 공략대상”
과거 중도표방 고건과는 달라
‘새로운 정치’라는 깃발을 들고 대선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후보의 정치실험은 성공할까. ‘정치 백신’이 되겠다고 하는 그의 도전이 성공하려면 시민들에게 울림이 있어야 한다. 안 후보의 주장에 공감하고 지지를 표시하는 이들이 많아져야 하는 것이다.안 후보가 여야 현실정치권을 동시에 비판하면서 진영논리에서 벗어날 것과 정치쇄신을 강조하는 이유는 기존 정당이 포섭해내지 못하는 새로운 유권자층이 있으며 이들을 자신이 끌어안을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기존 정치권을 혐오하는 경향이 짙은 무당파, 중간층, 스윙보터(지지 후보를 수시로 바꾸는 이들) 등을 겨냥한 것 같다. 이들은 대체로 역대 선거에서 투표율이 낮은 편이다. 안 후보가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올해 4월 총선에서 투표참여 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안 후보를 돕는 전략가와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낡은 정치에 실망해 정치와 투표에서 멀어졌던 유권자들이 안 후보 지지층으로 흡수됐다고 분석한다.한국 정치에서 ‘이념적 중도층’의 존재 여부와 이들이 선거에서 끼치는 영향력을 두고는 논란이 많다. 고건·박찬종 등 중도를 내세운 역대 제3후보들은 중도에 하차한 경우가 많았다. 물론 안 원장은 중도라는 말은 전혀 입에 올리지 않고 있다. 안철수 후보의 전략·홍보를 돕고 있는 김윤재 변호사는 20일 “안철수식 정치의 지지기반은 진보적 성향의 야당 지지층에 더해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생각을 가진 시민”이라며 “과거 고건·정몽준 등이 내세웠던 중도와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고건·정몽준 등이 표방한 중도가 진보와 보수 사이의 광범위한 중간지대인 평면적 개념이었던 반면, 안 후보는 민주당이 포괄하지 못하는 다양한 합리적 집단들을 입체적으로 포괄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념으로 포섭해내지 못하는 새로운 유권자층을 ‘공략 대상’으로 설정하고 있다는 얘기다.실제로 안 후보를 돕는 사람들을 봐도 중도와는 거리가 먼 진보적 야당 또는 시민사회단체 출신들이 대부분이다. 안 후보 쪽은 이런 점을 ‘정치적 확장성’의 개념과 연결한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맞서 싸우려면 기존의 야권 유권자층을 넘어 중간지대에 있는 유권자층을 끌어들여야 하는데 안 후보가 문재인 민주당 후보에 비해 이 점에서 비교우위가 있다는 것이다.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분석실장은 “20%가량의 정치불신층과 무당파층, 부동층은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못하다가 막판에 대안을 선택하거나 그마저도 찾지 못하면 투표를 포기하는데 최근 조사를 보면 이 부동층이 10% 정도로 줄었다”며 “기존 정치권이 흡수하지 못하는 이 층이 상당 부분 안 후보 지지층”이라고 말했다.안 원장의 정치적 포지셔닝을 야권 단일화를 염두에 둔 전략으로 보는 쪽도 있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은 “지난 7월에 나온 <안철수의 생각>과 출마 기자회견에서 밝힌 정책적 색깔이 차이가 있다. 책을 볼 때는 과거에 비해 좌클릭했다고 봤는데 다시 우클릭했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안 후보가 이미 민주당 후보로 확정된 문 후보와 진보 지지층을 두고 경쟁하기보다는 우선 ‘블루오션’인 무당파·중간층에서 지지율을 끌어올려 본선 경쟁력에서 비교우위를 가지려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일종의 ‘전략적 우클릭’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