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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랑 여행갔었던 이야기.
게시물ID : travel_2288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꼬다르레기
추천 : 20
조회수 : 1806회
댓글수 : 117개
등록시간 : 2017/03/24 10:28:57
친구가 같이 일본 가자고 졸라서 (그것도 매우 싸게 가고싶다고)
해외여행 처음이니까 제가 엄청 꼼꼼히 챙겼어요. 
싸고가고 싶다하니 일정 여러개 뽑아서 제시하고 최저에 갈수있게 됐어요. (2박3일 선박 출도착 호텔포함 15만원)
저도 거기에 맞췄고요. 얘가 잘 모르니까 장소마다 돈이 어떻게 나갈거라는 일정표도 짜줬어요.
친구 최대 예산인 15만원에 맞춰가지고 짜줬어요.


계획캡쳐.jpg



1. 친구 "근데 방사능은 어떻게해?" / 나 "걱정되면 못가는거지 뭐 혼자갈게"
 친구 "아니야 그냥 걱정돼서" / 나 "걱정되면 못가는거지" 도돌이표
2. 나 "어디 가고싶은데 없어? 뭐 먹고싶다거나?" / 친구 "니가 다 알아서해줘 조용히 따라다닐게"
 나 "이거먹자" / 친구 "비싸"


벚꽃시즌이라 방도 더블룸 겨우 잡았음
1. 친구 "방이 왜이렇게 작아?" / 나 "보통 일본 비지니스는 원래 다 작아" 
친구 "호텔이라 그래서 기대했는데" / 나 "일본은 원래...." / 친구 "자랑하려고 했는데 안되겠다"
2. 친구가 자면서 이불 말고 자서 나는 얇은 침대 시트 덮고잠. ㅠㅠㅠ


도착시간 등 일정에 변동이 왔음
친구 "여기는 왜 안가?" / 나 "시간도 촉박하고 길도 잘 못찾겠어" 
친구 "그럼 일정표는 왜 만들었어?" / 나 "원래 거기 일정대로 못해도 이해하라고 했잖아"
친구 "그럼 여기는 안가? 여기도 안가?" / 나 "시간보고 갈 수 있음 가는거라고 했잖아... 너 조용히 따라온다며 ㅠㅠ"
친구 "첫여행인데" / 나 "나도 시간내서 겨우온거야 ㅠㅠㅠㅠㅠ쫌 ㅠㅠㅠ"



마지막 한끼는 맛있는걸로 먹자!
나 "모츠나베 어때?" / 친구 "곱창?.. 그거말고 없나?"
나 "미즈타키라고 닭고기 전골있대" / 친구 "얼마야?" / 나"1인당 3천엔정도?" /친구 "비싸"
나 "스시먹을까?" / 친구"방사능땜에.."
나 "그럼 뭘먹자는거야" / 친구"싸고 맛있는거"
결국 요시노야 감ㅋㅋㅋㅋ...(저렴한 일본정식)



친구보고 어디가고싶은지 뭐먹고싶은지좀 알아오랬더니
그런건 알아보지도 않고 방사능 관련 자료 보내면서 근데 우린 괜찮냐며 마시는 물은 어쩌냐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걱정되면 못가는거라고 자꾸 얘기해도 그게 아니라 자기는 막 먹는거 찾는데 이런내용이 나와서 신경쓰인다고 ㅋㅋㅋ
신경쓰이면 못간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결국 2리터짜리 물 들고 출국했어요 ㅎㅎㅎㅎㅎㅎㅎㅎ
그런데 웃기죠? 밥같은건 그나라 물로 안짓나? 커피는?ㅋㅋㅋㅋㅋㅋㅋ


길 잘 못찾으면 너는 일본도 자주 오면서 길도 잘 몰라? 하길래
너는 한국에 사니까 한국에 있는 길 전부 다 잘 알겠네?? 했더니 
그게 아니라 나는 일본많이 다녀봤고, 잘 아는데 자기는 잘 모르지 않냐며. 
잘 다녀오길래 일본 길은 다 꿰고 있는줄 알았는데 아니어서 좀 그렇다고 ㅋㅋㅋ

허허허허. 나 한국에서 십수년 살아도 길치인데 일본 몇번갔다고 길치가 고쳐지남....


여행 내내 저는 친구의 가이드고, 친구는 관광객 모드더라구요 ㅋㅋㅋㅋㅋㅋㅋㅋ
화사하게 옷입고 선글끼고 양산들고 사진찍어줘. 사진찍어줘. ㅠㅠㅠㅠㅠㅠ

중간에 친구가 쥐고있던 표도 잃어버리고 ㅠㅠㅠ
역무원한테 가서 얘기하라고 나보고 시키고 ㅠㅠㅠㅠㅠㅠㅠ

친구랑 가서 들은건
생각보다 맛없네, 짜네, 별로네, 한국같네, 부산인줄, 비싸다 등등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슨 부모님 모시고 온것같고요 ^^...

뭐 하나 겪어보고자하는 의지가 1도 없고, 음식투정, 한국과 별다름 없음에 대한 실망만 내게 토로하고 ㅠㅠ
쇼핑하려고 해도 친구가 돈도 많이 안가지고와서 쇼핑이고 뭐고 음식도 아껴먹고요?ㅎㅎㅎ 
밤마다 영수증 정리는 내가 다하고, 자기는 코골고 자고 ㅠㅠ
내가 돈 더 내는건 그냥 넘어가면서 친구가 내는 돈은 반반 칼같이 따지고 ㅋㅋㅋㅋㅋ


2박3일 너무 길었어요...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스트레스 엄청 받고 ㅜㅜ
한국 돌아와서 2주간 몸살했어요 ㅋㅋㅋㅋㅋ
친구한테 사진 전부 보내고 한달동안 연락안했어요 ^^...

한달뒤에 연락오더라구요.
나랑 갔던 여행이 너무 재밌어서 또 가자고 ^^...

난 너랑 정말 다시는 여행가기 싫어졌는데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해외 여행은 가고싶고, 저렴한거 찾아주고 길 안내해주는 친구 있으니 별생각 안해도 되고 완전 꿀여행!★


무튼 여행에 대한 본인 의지가 없는 사람이랑 같이 가는건
내 등에 업고 가는 여행과 다름 없더라구요.

지금도 종종 혼자가는 여행에 꼽사리 끼려고 연락오는데 전부 쳐내고 있어요.
절대 이 친구랑 1박 이상 하는 여행은 안갈거에요. =_=


ㅠㅠ 너무 푸념만 늘어놨지만
그때 생각하면 아직도 진저리가 쳐져요..ㅎ허헣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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