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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선배님들, 삼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게시물ID : gomin_22933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재수생Ω
추천 : 1
조회수 : 481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1/11/04 00:06:54
※ 긴 글이 지루하신 분들은 스크롤을 쭉쭉 내리셔도 괜찮습니다.
그냥 익명성에 기대어 주저리 주저리 쏟아내고 싶은 마음에 키보드를 두들겨 봅니다.
제 진짜 고민은 맨 마지막에 있어요.



전 어렸을때부터 참 많은 기대 속에서 컸습니다.
쥐뿔도 없는 우리 집안을 일으켜 세울 장남이라며,
서울 변두리 허름한 학교의 명예를 높이 빛낼 학생이라며,
항상 칭찬해주시고 용기를 북돋아주시는 부모님, 친지어르신, 선생님,
경외의 눈빛으로 바라보는 후배들까지..모두 제게 높은 기대치를 갖고 응원해주셨습니다.

어쩌면 저는 그 기대의 눈빛들을 즐겼는지도 모릅니다.
참 우습지만 항상 스스로 특별하다고 생각했고,
대한민국을 (더 나아가 세계 전반을) 변화시킬 기적의 세대의 선두가 되리라는
벅찬 꿈을 품으며 커왔습니다.

착실하고 순진하게 공부만 열심히 하는 범생이는 아니었지만
빠릿빠릿하고 약삭빠름으로 적당히 수업에 집중하고 쓱쓱 훑어보면
어느정도의 성적은 나왔기에, 지금 생각해보면 일부분 자만한 마음도 있었습니다.

공의에 의해 전 첫번째 수능시험에서 원했던 점수에 턱없이 못 미치는 점수를 얻었고
숭실대학교에 합격했으나 성에 차지 않아 재수를 결심했습니다.

전혀 예상치못한 결과에 많은 분들이 당황해하시고 안타까워하셨지만
실수로 생각하시고 다시 한 번 힘을 내라며 응원해주시더군요.
하지만 이제와 돌이켜보니 어쩌면 전 애초에 이렇게 되리라는 생각도 했었나봅니다.
스스로 알다시피 제게 성실한 수험생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으니까요. 

그렇게 재수를 시작하고
두번째 수능이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지금.

여전히 전 아무것도 공부하지 않았고
근거없는 자신감으로 버텨왔던 지난 날들만 남았습니다.

'너 그렇게 놀아도 되는거야? 재수생 맞아?'
라는 질문엔 항상 '에이 괜찮아요! 나잖아요!' 라는 대답을 던졌습니다.

분명 이번 수능 시험에선
작년보다 더 낮은 점수를 얻을게 분명합니다.
지난 1년간 언어 수리 외국어 탐구 그 어떤 과목에서건 한 페이지도 공부하지 않았거든요.

두렵습니다.
절 향한 그 기대의 눈빛들이 어떻게 변할지
대학교 생활로, 군입대로, 어학연수로, 유학으로,
저 앞을 달려가는 친구들에 비해 전 아직도 큰 꿈만 품고 제자리에 우두커니 서있기만 하는 것 같아
두렵습니다.





변변찮은 뻘글이 길기만 했네요.
여하튼...전 아직 너무 부족하고 어리기만 한 스무살 재수생입니다.
저보다 더 많이 사셨고, 저보다 더 많은 것을 아실 인생 선배님들께 여쭙고 싶은게 두가지 있습니다.


1. 삼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남들보다 2년 뒤쳐지는것이 큰 흠이 되진 않을까요?
입시에 1년 더 시간을 내어 원하는 학교에 가는 것이
과연 효용성 측면에서 "삼수해서라도 원하는 학교에 오길 잘했다." 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2. 삼수생의 학교생활에 대해 알려주세요.
신입생 OT에 갔는데 두 살 어린 친구들과 동기라면
굉장히 뻘쭘하고 부끄러울 것 같은데...
두 학번 선배들이 제 친구뻘이겠죠?
피차 불편하거 그렇진 않을까요?

그냥 괜시리 우울하고 힘이 없는 요즘입니다.
지난 1년간 참 많은 경험을 하고 적지 않은 여러 부분을 배웠다고 자신하기에
결코 시간이 아깝진 않지만, 수능 준비에 소홀...아니 수능 준비를 전혀 하지 않은건 참 후회스럽네요.
이대로 점수에 맞춰서 주위에 기대따위 쿨하게 무시하고 실패자의 모습으로 대충 입학해야하는지
아니면 또 실수했노라고 안타까움을 유발하고 정말 열심히 해서 더 높은 곳을 향해 달려야하는지
고민입니다.

쓰겠지만 많은 조언 기다릴게요.
좋은밤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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