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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영]은 희철의 뺨을 올려붙였다.
게시물ID : readers_2293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R18
추천 : 3
조회수 : 495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5/11/29 22:29:45
도배 죄송합니다!



지영은 희철의 뺨을 올려붙였다.
배구공보다는 조금 단단하다는 게 첫 느낌이었다.
사람의 뺨을 때려본 게 처음이라는 자각과 혹시라도 반격을 당하는 건 아닌가 하는 염려가 연달아 밀려왔다.

"개자식."

그야말로 개자식이었다. 시도 때도 없이 암컷의 꽁무니를 졸졸 쫓아다니며 냄새를 맡는.
이번이 세 번째였고, 뺨은 한 번만 때렸다.
두 대 더 때릴까 하는 생각이 불거졌지만 그만두기로 했다.
손가락 마디마디가 시큰거렸다.

이미 몸도 마음도 떠나 있었다.
정정. 몸은 아직 못 떠나고 있었다.
붙잡고 놔주질 않았다. 개자식.

희철은 황당한 눈으로 지영을 쳐다봤다.
'네가 어떻게 나한테...!' 라는 듯한 눈빛이었다.
그러나 이내 구두주걱에 얻어맞은 똥개처럼 눈을 내리 깔았다.
주제파악은 못해도 상황파악은 잘 하는 놈이었다.

마음 한켠에서 서서히 후련함이 밀려올라왔다.
드디어 이 똥차를 보내버리는구나.
입꼬리가 실실 올라갈 참이었지만 참았다.

인터넷 커뮤니티에 '남친 싸대기 때리고 실실 쪼개는 도른자'라고 올라가는 건 싫었다.

어디까지나 이 이별 장면에서 악역은 희철이어야만 했다.
스탭롤 후에 나오는 쿠키 영상을 열린 결말로 만들고 싶지는 않았다.

뜨거운 아메리카노가 절반이나 남아 있었지만, 지영은 세련된 몸놀림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생각해보니 앉아서 뺨을 날린 게 좀 어정쩡한 자세였던 것 같았다.
멋지게 다시 돌아 선 채로 때려버릴까도 생각했지만 참았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던 개를 만지면 손을 씻어야 하니까.

출구 쪽에 앉은 한 무리의 여자들이, 희색이 만면한 지영을 보고 웅성거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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