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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고 가면 못 먹어볼 홍콩의 숨은 맛집 2탄 (스압주의, 사진주의)
게시물ID : travel_2298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체리맛스무디
추천 : 6
조회수 : 1688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7/03/31 12: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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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안녕하세요. 비는 오지만 그래도 즐거운 금요일입니다.
 
예전에 한국분들께 잘 알려지지 않은 홍콩의 숨은 맛집들을 발굴하여 소개하는 글을 한 번 쓴 적이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셔서 운좋게 베오베도 가고 했는데, 그 성은에 힘입어 2탄으로 돌아왔습니다
 
작년 연말에 홍콩을 다녀왔습니다. 항상 안전하게 먹던것만 먹다가 처음으로 새로운 곳을 많이 발굴하게 되었는데 그 중에서 특히 기억에 남고, 어맛 여기는 꼭 가봐야해 라는 생각이 드는 곳을 두군데 골라보았습니다.  아마 '엥? 홍콩가서 그런걸 먹어야해?' 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만,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곳들입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곳은 홍콩대 근처의 멕시코음식점 'Tequila on Davis', IFC에 있는 수제 햄버거집 'Big Fernand'입니다.
 
홍콩 현지인들이 사랑하는 '탐짜이'라는 국수도 함께 소개해드리려 했지만, 그 녀석은 조금 더 다양한 녀석들을 많이 먹어본 다음에 제대로 소개해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거두절미하고, 지금부터 시작해보겠습니다
 
 
 

 
 
 
1. 홍콩은 멕시코 음식조차 존맛입니다. 'Tequila on Davis'
 
첫판부터 장난질이냐고 분노하고 계신 분들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습니다. 홍콩에 왔으면 아침에 딤섬 먹고 점심에는 완탕면을 먹은 다음 후식으로 KFC 애드미럴티점에 가서 에그타르트 하나 먹어주고 저녁에는 칠리크랩을 먹어야지 각이 나오는데 무슨 멕시코 음식을 먹으라는거냐 하시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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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죠. 팀호완은 언제나 옳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이 이름조차 생소한 멕시코 음식점을 꼭 소개해야겠습니다. 그렇지 않는다면 이곳에서 제 뱃속에 집어넣은 이곳의 음식들에게 큰 실례가 될 것 같거든요. 오늘의 첫번째 소개해드릴 식당은, 홍콩에서 만나는 '거의' 진짜 멕시코(사실 모릅니다), Tequila on Davis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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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강렬하게 붉은 빛깔을 뿜어내는 글씨가 상당히 인상적인 간판입니다. 생김새도 둥그런 것이 쳐다만 보고 있어도 시공의 폭.. 아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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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quila on Davis는 홍콩섬 북부를 동에서 서로 가로지르는 지하철 'Island line'의 왼쪽 종점인 Kennedy Town 역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있습니다. 그리 멀지 않다는 것은, 걸어서 15분 언저리면 도착을 한다는 뜻이니 바로 옆이겠거니 하고 생각은 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이곳은 바다를 접하고 있는 홍콩 내에서도 나름 부촌에 속하는 곳입니다. (제 추측입니다.) 각종 근린 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고 산책을 할 수 있는 시설들도 정비가 잘 되어있어서 홍콩 답지않게 쾌적한 주거환경을 자랑합니다. 그말인 즉, '이곳은 관광하러 갈만한 곳은 아니다' 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렇지만, 믿으십시오. 그래봐야 센트럴에서 지하철역 4개 거리입니다. 볼 것 하나 없는 동네에서 심지어 멕시코 음식 하나를 먹겠다고 돈과 시간을 길바닥에 뿌리는구나 생각하시겠지만, 그 이상의 가치는 차고 넘치게 하는 곳입니다. 지금까지 제 말을 들어서 손해본 적 없으시잖아요? (득 본 적도 없으시겠지만..) 믿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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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의 문을 열고 들어.. 열고 들어갈 문이 없습니다. 언제나 활짝 열려있죠. 그냥 들어가시면 이렇게 다양한 주종의 컬렉션으로 알차게 구성된 바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역시나 멕시코 음식집답게 마가리타와 데킬라를 아주 다양하게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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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이 정말 매력적인 것은, 사진의 왼쪽 아래에 서있는 직원분이 있기 때문입니다. 무뚝뚝한 듯, 무심해보이지만 가끔 날려주시는 살인적인 미소에 제 마음을 홀라당 빼앗길 뻔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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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멕시코 음식점을 가더라도, 가장 빠르게 각을 재는 방법은 역시 나초를 시키는 것입니다. 나초가 맛있으면, 적어도 비싼 돈 내고 시킨 다른 음식들에서 똥을 밟지는 않겠구나. 하고 어렴풋이 짐작을 할 수 있게 되죠. 그리고, 참으로 기쁘게도 이곳의 나초는 진짜입니다.
 
우선 나초칩 자체도 심각하게 맛있습니다. 그 위에 올려진 사워크림이니, 과카몰리니 하는 것들도 어느 하나 튀는 녀석 없이 서로 아주 잘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단연코 빛나는 것은 고수향이 그득한 살사라 할 수 있습니다.
 
고수 특유의 알싸한 향이 싫으신 분들께서는 난색을 표하실 수 있는 살사입니다. 그렇지 않으시다면, 기름기를 머금은 다른 재료들의 맛에 조금 질릴 때 쯤 되면 어김없이 등장해 입안을 상큼하게 행궈준 뒤 목을 타고 넘어가는 살사의 상큼함 덕분에 쉬지않고 나초를 포크로 찍어대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실 수 있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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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4일의 일정으로 홍콩에 다녀왔는데 이곳을 두번 찾았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었던 일등공신, 연어필레와 크로넨버그 블랑이 여기에 있습니다. 문답무용, 말이 필요없습니다.
 
저는 바다에서 나고 자라 생선이라면 죽고 못사는 사람입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어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좋아하지 않는다'라는 것은 있으면 먹지만 돈주고 사먹을만큼은 아니다. 라는 뜻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의 연어는 정말 맛있습니다. 연어를 칼로 가르면 가장 안쪽은 거의 날것의 상태에 가깝습니다. 바깥쪽은 딱 먹기좋은 상태로 잘 익어서, 한 입 물고 씹어보면 살아있는 연어가 완전히 익어가는 과정이 입 안에서 고스란히 펼쳐집니다. 거기에다가 그 어떤 잡내도 없이 아주 관리가 잘 된 크로넨버그 블랑을 곁들여주면 그저 기분이 좋아서 정신을 못차리고 사경을 헤매게 됩니다. 마치 저 푸른 강물을 거슬러 오르는 연어들을 벗삼아 벚꽃길을 산책하는 것 같은 기분을 만끽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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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초도 먹고 연어도 먹어보고 스테이크도 먹어보았습니다. 스테이크는 사진이 없는 것이 아쉽습니다만 역시나 훌륭합니다. 그 어느 하나 부족함 없이 기본 이상을 충분히 해줄 수 있는 곳이기에 '잘 모르더라도 믿고 갈 수 있는 곳'이라는 평을 달아주고 싶습니다. 아주 맛있는 음식과 함께 기분좋게 한 잔 하고 싶으신 분들을 위한 상당히 괜찮은 선택, Tequila on Davis입니다
 
Tequila on Davis
주소 : Shop 7, G/F & C/L., Grand Fortune Mansion, No. 1 Davis Street, Kennedy Town
영업시간 : 17:00 ~ 02:00
가격대 : 12,000원 ~ 30,000원 사이 (음식 1접시 당)
 
 
 
2. 홍콩가서 햄버거 좀 먹을수도 있지 왜들 그래요? 'Big Fernand'
 
하.. 이제는 하다하다 햄버거.. 이 인간 안되겠네.. 싶으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그 노여움 잠시만 거둬주시죠. 이곳은 충분히 소개할만한 가치가 충분한 곳입니다. 조금 비싸기는 하지만, 일단 IFC에 있기 때문에 접근성이 너무나 좋습니다. 맛이야 뭐 여러분께 소개될 수 있는 영광을 차지하기 위해서 필요한 가장 기본 중의 기본이니 말 할 필요가 없죠
 
그리고 무엇보다, 이곳은 햄버거집이 아닙니다. 햄버거집을 가장한 케찹집입니다.
 
네, 여러분이 아는 그 케찹(KETCHUP) 맞습니다. 빨갛고 새콤달콤한 그것이요. 심지어 그 케찹은 돈을 받지도 않는 것이 말도 안되게 맛있으면서, 무한리필까지 가능하죠. 오늘의 두번째 식당, 무한리필 케찹 이용권을 샀더니 햄버거를 주는 집 'Big Fernand'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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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quila on Davis는 아는 분들이 거의 없으실 것 같지만(네이버 블로그에 만일 이 글을 썼으면 저만 검색이 될 것 같더군요), 이곳은 익숙한 분들이 계실지도 모릅니다. 프랑스에서 시작된 수제버거 체인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한글로 '빅 퍼난드'라고 읽는 줄 알았는데, 프랑스 말이라서 '빅 페르낭'이라고 읽는다고 합니다. 유럽에 가면 많이 볼 수 있다는 것 같았는데, 일단 제가 10년 전에 유럽에 갔을때는 못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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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니뭐니해도 이곳의 가장 큰 장점은 센트럴에 위치한 IFC몰 내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접근성이 아주 뛰어나다는데에 있습니다. 두개의 상업 빌딩을이어주는 IFC몰의 2층에 위치하고 있으며, 엘리베이터에서도 멀지 않기 때문에 아주 쉽게 찾아갈 수 있습니다.
 
장점이 한가지가 더 있는데, 대기시간이 거의 없습니다. 이곳에 발을 들여놓게 된 이유가 바로 그것 때문이었습니다. IFC에 있는 식당임에도 불구하고 놀라우리만치 쾌적하게 식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은, 크리스탈 제이드와 팀호완을 한 번 경험해보겠다고 아픈 두 다리를 부여잡고 꾸역꾸역 길바닥에 아까운 시간을 낭비했던 것을 생각한다면 충분한 가점요소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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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제버거라는 것을 감안하여도 가격이 저렴하지는 않습니다. 홍콩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평범해지는 가격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세트메뉴로 주문을 하면 햄버거 하나와 감자튀김, 하나의 음료를 내어주는데 한국 돈으로 최소 16,000원, 가장 비싼 햄버거는 23,000원까지도 생각을 해야하니 그 비싼 돈을 내고 이것을 먹어야하나 하는 생각이 들 수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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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비싼 햄버거는 대체 얼마나 크고 화려하고 맛이 있을까. 엄청나게 기대를 많이 했는데 정말 별 볼일 없어보이는 햄버거의 소담한 자태에 경악을 금치 못했던 것이 기억이 납니다. 한 입 물기 전까지는 그랬죠.
 
양이 많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버거 속을 아주 알차게 채우고 있는 내용물 덕분에 입이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직접 구워낸 소고기 패티가 입맛을 계속 당기는 것은 말 할 것도 없습니다. 특이하게 베이컨도 빵 사이에 채워주는데, 이곳만의 소스와 베이컨 향이 의외로 조화가 괜찮습니다. 꽤나 자극적인 조합의 재료들이 만났지만 그 어느 하나 튀는 것 없이 정말 맛있게 잘 어우러진, 잘 만든 햄버거입니다. 가격이 미친듯이 비싼 것만 빼면 매일 사먹고 싶을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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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진짜는 지금부터입니다.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이곳은 햄버거집이 아닙니다. 케찹 무제한이용권을 사면 서비스로 햄버거를 주는 곳입니다.
 
분명히 포장의 겉면에 케찹이라고 쓰여있는데, 정말 처음 경험하는 특이한 맛의 케찹을 맛보실 수 있습니다. 맛이 워낙에 생경해서 이것과 어울리는 음식이 쉽게 있을까? 생각이 드는데 이곳에서 내어주는 감자튀김과는 기가막히게 조화를 이룹니다. 제가 손에 쥐고있는 케찹이 보이시는가요. 얼마나 맛있었으면 케찹만 뜯어서 따로 물고 있었습니다. (정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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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을 찍던 순간 제 손에 들려있던 케찹까지 포함하면 총 다섯봉지의 케찹을 뜯었습니다. 제 기억에 딱 열봉지의 케찹을 뜯고나서도 아쉬운 마음이 계속 남았을 만큼, 이곳의 케찹은 진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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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땅히 갈데는 없는데 기다리기는 아주 싫고, 그렇지만 맛있는 것은 먹어야겠다 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주저없이 추천드리겠습니다. 혹시 지금 이 글을 홍콩 IFC몰에서 보고 계신 분들이 계시다면, 지금 바로 달려가시죠. 그리고 꼭 통안에 가득 담긴 케찹을 전부 드신 다음 리필을 외치시길 바랍니다. 햄버거 가게를 빙자한 전설의 케찹 장인, 'Big Fernand'였습니다.
 
Big Fernand
주소 : IFC Mall Shop 2017
영업시간 : 11:00 ~ 22:00
가격대 : 15,000원 ~ 23,000원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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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가성비 좋고, 저렴한곳만 찾아다니고는 했는데 처음으로 먹고싶은 것을 마음껏 먹고 마시고 즐기고 돌아온 여행이었습니다. 아직도 가보지 않은 식당은 차고 넘치고, 지금 이 순간에도 제 발길이 닿지 않은 어딘가에서 정말 맛있는 음식들이 만들어지고 있겠죠. 창업한 지 이제 갓 일년이 지났기 때문에 여전히 시간은 모자라고, 여행갈 돈도 마땅히 없지만 조금 더 부지런히 벌어서 홍콩에 있는 온갖 맛있는 것들을 섭렵하고 다녀야겠습니다.
 
 
오늘 소개해드린 두군데의 식당을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이보다 적절한 표현을 찾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Tequila on Davis의 연어필레와 Big Fernand의 케찹을 많이 먹기 위해서라도 돈을 많이 벌어야겠다.'
 
여러분의 다가오는 봄날에도 연어필레와 케찹의 은총이 가득하길 바라며, 다음에도 더 맛있는 이야기를 가지고 찾아오도록 하겠습니다.
 
(아마 탐짜이같은 조금 더 생소하고, 새로운 음식들을 가지고 돌아오게 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

 
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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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초부터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여행용 가방을 만들고 있습니다. 새 가방을 만들 때 마다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했는데, 작년 말에는 펀딩 플랫폼에서 이런 감사한 상도 하나 받게 되었습니다. 이 경험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글을 쓸 수 없을까 고민하다가, 크라우드 펀딩을 준비하는 분들을 위한 가이드를 얼마전부터 연재를 시작했습니다. 미약한 경험과 실력으로나마 열심히 쓰고 있으니 관심 있으신 분들께 도움이 되는 글이 되기를 바랍니다. 크라우드 펀딩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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