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탐방] 2. 나의 애마 스쿠터, '만수(MANSU)'!
이곳은 통영.
그렇다. 더이상 네팔 포카라가 아닌,
경상남도 통영이다.
3월 22일 통영에 왔는데 뭘한 지도 모르게 구렁이 담넘어 가듯 시간이 흘렀다. 시간이란 그렇게 가는 것 아니겠는가.
이사간 고양이가 조금씩 주위를 살펴보듯 요 며칠 조금씩 주위를 두리번 거린다.
일단 걸어서 몇 분거리에 좋아하는 곳이 생겼다.
동피랑 입구와 활어시장, 중앙시장이 있는 문화거리에서 가까운 곳에 데 항상 몇 척의 배들이 웅크리고 있는 곳이다.
조용히 폼잡고 담배 한 대 피우고 올 수 있는 거리다.
물론 내가 자주 가는 '바다봄 카페'도 언제나 가고 싶은 곳이다. (바다봄 카페에는 적어도 경상남도에서 가장 친절한 점원이 1층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아...이 글쓰고 나가볼 참)
일단 '바다봄 카페'에 가기전에 나는 먼저 카페 길 건너편에서 카페 1층부터 4층까지 올려다 본다.
한가한 지, 내가 가고 싶은 4층에 사람들이 많은지를 먼저 본다. 그리고 올라간다.
일단 올라가면 몇 층이다? 진리의 4층.
아, 그리고 스쿠터를 샀다. 간혹 훌쩍 여행도 떠날 겸.
혼다 PCX125. 수냉식이라 장거리 여행용으로도 좋을 것이다.
인터넷 검색해보니 어떤 사람이
"PCX125로 장거리 여행 가능함?"을 물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바이크보다 니가 먼저 퍼질 것임"이라고 답변한 것을 보고 마음을 굳혔다.
스쿠터를 받자마자 이름을 붙여 주었는데 그 이름은 '만수(MANSU)'다.
만수!
MANSU!
심지어 외국인도 금방 뇌리에 박히는 이름 만수!
만수르...때문에 만수라 한 것은 절대 아니다....진짜다....
그 옛날 정말 가난하지만 존내 열심히 강의하며 살던 초창기 학원 강사시절.
2001년 서울 봉천동 옥탑방 시절 내가 키웠던 발바리 강아지 이름이다.
(새깽이때 지하철로 데려왔는데 너무 작고 귀여워서 사람들이 '와~ 넘 작고 귀엽다' 그랬는데 1년지나니 '덩'이 팔뚝만해짐.)
여튼 그때처럼 열정적으로 다시 열심히 살자 싶어서....
(솔직히 이름 지어놓고 만수르가 생각나긴 했다.)
만수녀석, 정말 맘에 든다.
딱 사람인생같다.
저속 주행할 때 계기판 쪽에서 미세한 귀뚜라미소리도 나고....(난 귀뚜라미를 데리고 라이딩을 한다!)
뭔가 뽀대나는 디자인인데 뭔가 짜임새가 견고하지 못해서 삐걱거리는 소리도 나고...
하지만 연비는 존내 짠돌이라서 공인연비 리터당 54km...며칠 싸돌아 다녀보니 시내 주행 실연비 44km 정도 나온다.
장거리 여행가면 더 잘 나오겠지...
이 정도 연비면
거의 앞차 마후라 냄새만 맡아도 달린다는 최강연비 티코의 두 배 정도 된다. 이점 상당히 만족한다.
이름조차 푸근한 만수...앞으로 이야기에 많이 나올 것 같다.
심지어 얼마나 인간적인(?) 스쿠터이냐 하면 스쿠터 받고 하루 지났는데
어떤 개늠이 살짝 소심하게 테러를 해서 기스까지 났으니 우리네 인생사와 싱크로율이 100%라 하겠다.
어제는 새로 단 탑박스, 샤드48에도 살짝 수줍게 기스도 났다! 아...상처없는 인생이 어디 있으랴.
여튼
이렇게 내 통영의 일상은 심드렁하게 시작되고 있다.
멍가 나아지겠지 어제보다 오늘, 오늘보다 내일.
안그러면 잣된다.
- 'si'를 쓰는 마음이 'chunji'에 가득하기를, sichunji 드림.
* 덧붙임 1 : 닉네임을 '아카스_네팔'에서 'sichunji'로 바꿨다.
'시'를 쓰는 마음이 '온 세상(천지)'에 가득하기를....이라는 의미다. '신천지'와 '1'도 관련없다.
* 덧붙임 2 : 격려와 덕담은 큰 힘이 됩니다.
* 덧붙임 3 : 맞춤법, 띄어쓰기 검사하기 귀찮아서 걍 올림. 심지어 높임말도 아니지만 항상 겸손한 맘 가지고 글 쓰고 있음. (나 전직 15년 수능국어 강사...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