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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하면서 아찔했거나 사고날 뻔 했던 썰들 풀어봅시다.
게시물ID : car_2302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VVT
추천 : 0
조회수 : 687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3/03/04 20:07:13

일단 나부터.

 

본인은 2003년 군을 전역하고 바로 운전면허를 따 올해로 운전경력 10년 차가 됩니다.

내 차는 없지만 친척들을 통틀어 사고가 가장 적고 운전실력이 가장 좋은 편으로 인정받아 운전할 일 있으면 제가 제일 많이 호출됩니다.

 

운전면허를 따기 전에 오락실에서 이니셜D를 한참 팠던 실력(대전승률 65% 정도.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대전승률 60퍼만 넘어가도 잘 하는 겁니다.)이랑

그 바람에 실제 차량과 주행에 대해 나름 공부하던 시절이 있었죠.

물론 남들한테 얘기하면 한결같이 오락실 운전이랑 실제 운전은 다르다고 코방귀 끼면서 훈계하려드는 사람들 투성입니다.

정작 그런 사람들 보면 요즘 나오는 레이싱 게임이 얼마나 실제같은 지도 모르고 한 번 게임을 실제로 해 본 적도 없으며 사고 경력은 사고 경력대로 화려하기 그지없습니다만.. 흠..

 

일단 저는 10년간 일어난 사고가 아래와 같습니다.

 A 후진 중 가벼운 접촉 사고

 B 좁은 시장길에서 대형 세단타고 매우 천천히 골목으로 꺾어 들어가다 앞범퍼가 긁힌 사고

 C 교차로 신호받고 좌회전하다가 반대편에서 신호무시하고 달려온 초짜한테 옆구리 들이받인 사고

   물론 신호위반으로 상대방 100% 과실 판정 나오고, 바로 옆에 파출소라 식후땡하던 경찰관 두 명이 떡하니 증인 됨.

   보통 사고나면 렌트카 비용을 보험사에서 대 주는데, 이 때 렌트를 하지 않으면 렌트비용이 사고 차량 배기량에 따라 하루당 몇 만원씩 나옵니다.

   사고났을 때 참고하세요.

   그 때 사고난 차량이 대형 세단이라 저는 하루 7만원인가 해서 x6일 정도해서 42만원 정도 나왔을 겁니다.

   저는 이걸 그 때까지 블박달지 않은 저에게 하늘이 블박 달으라고 기회를 주신 거라 생각하고 냉큼 그 돈으로 블박을 사서 달았죠.

   그 때까지 블박이 뭔 필요냐며 돈 아끼자는 부모님도 그 사고 이후 당장 사라고 해서 집의 차 두 대 다 달았습니다. 돈이 딱 맞아 떨어짐.

 

그리고 아찔한 순간이지만 사고는 막은 케이스

A. 대교 진입로(1차선)를 60km의 속도로 주행하다 7~8미터 정도 앞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차량 때문에 그 차량 옆구리를 박을 뻔 한 케이스

 - 이 경우는 정말 박았어도 이상하지 않았을만큼 차가 갑툭튀한 상황이었죠.

저는 평소 오토 차량 운전시 왼발브레이크를 사용하여 왼발과 오른발을 각각 브레이크와 엑셀에 놓아두는 버릇이 있습니다.

왼발목이 피곤한 단점은 있으나 섬세한 운전과 즉각대응성이 좋아진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다소 컨트롤이 복잡해서 운전경력 몇 십년되는 사람들도 익숙해지는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사고날 가능성이 더 커지는 고급 기술입니다.

어쨌든 그날도 평소처럼 왼발브레이크 대기 상태를 하고 있다가 차가 오른쪽 샛길에서 갑자기 끼어들어왔는데 하도 갑작스런 상황이라 상황이 끝난 다음에도 그 운전자한테 욕설날릴 정신도 없었고 차를 출발시킬 생각을 못하고 있었을 정도였습니다.

차가 오른쪽으로 끼어들어온 순간 저는 바로 왼발브레이크를 발동시켜 급히 제동을 시작했고(오토 차량에서 왼발브레이크는 일반적인 오른발 브레이크시보다 제동시간을 0.2초 더 줄여준다는 연구가 있다고 하네요. 60km 주행 가정시 0.2초는 3.3m의 제동거리에 해당합니다.) 동시에 얼마 안 되는 왼쪽 공간으로 차량을 약~간 틀었습니다.

생각하고 나온 동작이 아니고 내 몸이 먼저 반응하고 만들어낸 대응과정입니다.

아마 초보였으면 때늦은 브레이크만 세게 밟았거나 핸들을 왼쪽으로 너무 틀어서 벽에 받았을 겁니다.

여하간 멈추고 보니, 그 쌍놈의 차량이랑(흰색 마티즈였네요 쉬발) 거의 10cm 정도 남기고 접촉을 면한 것 같았습니다.

조수석에 동승했던 아버지의 의견으로는 자신의 오른발 제동이었으면 대응시간이 너무 부족해 받았을 거라고 하시더군요.(운전경력 30년)

 - 너무 사고가능성이 높았던 상황이라 일부러 깽값 받으려고 저짓하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사건이었습니다.

 

B. 우천후 젖은 내리막 노면을 달리다 차가 미끄러진 케이스

 - 비가 내린 후 도로가 젖어 다소 미끄러워진 내리막 도로(2차선 시골 국도)를 달리다 일어난 상황입니다.

살짝 내리막에 20미터 앞 쪽에 차 한 대를 앞세우고 운전하던 때였는데(본인은 마티즈 운전 중이었음) 그 길이 워낙 잘 빠진 길이라 본인은 내 본능이 정해놓은 안전여유속도보다 살짝 더 속도를 내고 있었습니다.

앞차가 브레이크를 밟지만 않는다면 문제되지 않을 속도였습니다.

그런데 앞차 브레이크 램프가 켜지면서 살짝 속도가 줄어들기 시작하길래 저도 브레이크를 잡았는데

그 순간 차 앞바퀴가 트랙션을 잃어버리면서 차 앞머리부터 도로 바깥쪽(오른쪽)으로 미끄러져 나가기 시작한 겁니다.

앞차와 박을 정도로 가까운 건 아니지만 차가 길 바깥으로 미끄러져 밀려나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 때도 역시 머리로 생각하지 않고 몸이 먼저 반응했네요.

 

보통 운전자라면 이런 경우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생각할 여유를 가져봅시다. 답은 아래에 계속.

 

 

 

 

 

 

 

제가 이 상황을 여러 사람에게 문제내보고 답변을 들어봤는데 답변은 모두 브레이크를 세게 잡고 있는다가 나왔습니다.

참고로 그 상황에서 브레이크를 계속 꼭~ 밟고 있으면 미끄러짐이 계속 이어져서 결국엔 도로 바깥으로 튕겨나가버리게 됩니다.

 

저는 어떻게 했냐면.

제 발은 그 순간 브레이크를 놨습니다.

동시에 제 두 손은 핸들을 과도하지 않게 적당히 왼쪽으로 틀고 있었습니다.

차가 그때만큼 미끄러진 건 처음이라 저 역시 당황해서 머리속은 새하얘져 뭘 생각할 겨를도 없었는데

이미 제 손과 발이 알아서 조치를 하고 있었던 겁니다.

믿지 않을 사람도 많을 듯 하지만 그 컨트롤은 이미 오락실 게임 이니셜D하면서 자주 쓰던 컨트롤이었죠.

주행 컨트롤 실력이라는 건 생각하는 게 아니라 생각하지 않아도 손과 발이 저절로 움직이는 상태라고 누가 그랬던 것 같은데 진짜 그런 것 같긴 합니다.

그랬더니 트랙션을 잃었던 앞바퀴가 다시 트랙션을 되찾았고 미끄러짐도 멈춘 뒤 정상 주행상태로 돌아왔습니다.

 

저 자신도 아직까지 10년 주행하면서 사고가 저거밖에 안 났다는 사실이 신기하긴 합니다.

물론, 무사고 분들도 많으시겠지만 저도 30km이상 주행시 사고는 한 번도 안 났다는 사실을 가지고 나름 무사고라고 억지를 부리고 다니긴 합니다. ㅎㅎ

 

여러분은 어떤 아찔한 순간을 겪어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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