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의 사실상 전멸로 인해 노동계급은 구심점을 잃어버렸다고 보아도 과언은 아닙니다.
민주노총이라는 조직이 있기는 합니다만 일개 조직이 가지는 파급력과 정당으로서 가지는 파급력은 확연히 차이가 드러나지요.
스탈린주의를 배제한[여기서 스탈린주의란 당이 계급을 대표한다는 주의] 혁명계급정당이냐, 아니면 진보적 자유주의자들도 포괄하는 대중적 진보정당이냐 하는 문제가 여기서 나오게 됩니다.
혁명계급정당의 경우, 대체적으로 레닌-트로츠키주의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이 경우엔 범PD 계열과 IS계열, [국내에 존재하는지 알 수 없는] 제 4인터내셔널 계열의 단체가 연합구상으로 가겠지요.
혁명정당의 경우 분명 투쟁 건설과 방향성에 있어서는 확고한 위치를 다질 겁니다. 그들이 의회에 매달리지도 않을 것이기 때문에 분명히 노동계급의 성과는 한층 급진적으로 변모하겠지요. 허나 그렇게 가자면 충분한 토론이 선행되어야 하고 분파주의에 빠질 우려를 최소화하도록 노선을 통일해야 할 것이기 때문에 지루한 세력다툼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유시민 류의 진보적 자유주의자들을 포괄하는 대중 진보정당의 경우 결성에 있어서는 큰 무리는 없을 것이라 여겨집니다. 충분히 그들과 공동전선을 펼칠만한 전술적 여유가 된다면 말입니다. 그러나 자유주의자들의 개입으로 투쟁 건설과 전진에 있어서는 오히려 계급배신적 행위를 할 가능성도 높아지지요. 노동자들의 사기가 한창 높을 때마다 자유주의자들은 의회주의에 매몰되어 늘 의회에 기대어 '투쟁을 자제하자'고 호소하였지요. 때문에 그 과실 역시 충분히 급진적이지 못할 것이고, 노동대중의 급진적 요구를 배반해버린다면 대중정당은 급속히 지지기반을 잃어버릴 것입니다. 기회주의에 쉽게 빠지는 것도 의회에 의존하는 정당의 한계점이지요. 의회를 통해 그들이 집권하게 되면 어느정도의 개혁적 성과는 성취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그들이 계급투쟁의 전면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겠지요.
통합진보당이 사실상 전멸한 지금, 새로운 정당의 필요가 절실해집니다. 진보신당은 추후 대중정당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혁명정당이 필요한가, 대중적 진보정당이 필요한가는 현 시점에서 충분히 논쟁거리가 됩니다. 여러분들 생각은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진지한 분들과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어 이렇게 몇 자 적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