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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압주의) 칼바람 나락에서 전장을 맞이하다.
게시물ID : lol_23044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멀뚱
추천 : 0
조회수 : 405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3/05/09 12:58:58

 

 

"하.... 하..... 더이상의 후퇴는 좋지 않습니다."

세주아니가 차오르는 숨을 고르며 말했다. 우리는 그녀의 턱에 흐르는 땀을 바라보았다.

차디차고 매서운 북풍에도 땀을 흘렀다는 건 얼마나 고전을 했는가 짐작할 수 있었다.

 

 

 

팀 내 유일 탱커였던 그녀는 적에게서 오는 포킹을 아군 대신 몽땅 맞아주었기에 체력도 그리 남아있지가 않다.

 

 

 

"지금이라도 거대화를 사용할까요? 체력이 얼마 남지 않으셨는데.."

룰루가 그녀를 애타게 바라보며 말했다. 하지만 세주아니는 고개를 젓는다.

 

"아닙니다. 지금의 시간에서 거대화를 사용하고 난 뒤 재사용을 하기 위한 1분 남짓한 시간조차, 억겁의 시간이나 마찬가지 입니다. 최대한으로 남겨두었다가 긴박할 때 사용하세요."

"하지만, 이럴 때 탱커가 체력이 얼마 남아있지 않는 것도 그닥 전선에 도움 되는 상황은 아닌 것 같소."

세주아니의 말에 피의 백작, 블라디가 걱정되는 말투로 이야기를 꺼냈다.

 

 

 

초중반에는 팀내 유일 탱커 세주아니, 그녀의 갑주는 훌륭했다.

마법 유닛으로 똘똘 뭉친 적들의 공격을 훌륭하게 무마시켰고, 그들 사이에서 전선을 휘저으며 한타를 유리하게 이끌었다. 비록 조합상 아군이 적군보다 유리한 조건을 가진 건 아니였지만, 그녀의 능숙한 전략 전술로 여기까지 끌어온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적들은 강대해졌고 그녀의 갑옷은 낡아져 갔다. 탱커하나로 그나마 버티고 버텨 온 우리들의 기세는 점차 기세를 잃어갔다. 그것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건

도주하면서 얼마 맞지도 않았는데 그녀의 체력은 반토막이 난 것이다.

 

"오리아나 양의 보호막으로도 한타 때 숨을 고를 수 있습니다."

 

 

 

세주아니는 도주하기 이전, 패배하기 이전의 한타를 되짚어보았다.

 

 

사실상 상황이 그렇게 불리하게 흘러가던 것도 아니였다.

다만 적들이 강해져가는 것에 비해 아군의 성장력이 따라가질 못했던 것이다.

그러나 실낱같던 힘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도 잠시, 방금전 르블랑 여사가 적들에게 도륙당하며 급격하게 불리해진 것이다.

 

 

아군과 적군의 포킹은 서로 마주하며 허공을 갈랐다.

장기적인 대치전 사이에서 이렇다할 논타겟 포킹이 없는 르블랑은 심신이 지쳤다.

 

 

그러던중 유일하게 아군의 포킹을 맞아 빈사의 상태로 적의 허덕임을 발견했다.

결국 르블랑 여사는 인내심에 한계를 느꼈고, 무리한 돌격을 감행했다.

 

돌진기 '왜곡'을 사용하며 암살을 시도한 것이다.

 

 

하지만 그대로 뛰어들었다가 침묵 스킬을 맞고서 생존 기술인 '왜곡 귀환'을 사용하지 못했다.

당황한 그녀는 자신의 심신을 가다듬지 못하며 적들의 공격을 맞이하였고 얼마 안가 생명력이 끊어질 것을 직감하게 되었다.

 

그러한 르블랑 여사를 구하고자 세주아니가 용맹하게 달려들었지만 이미 늦은 터.

아슬아슬하게 적을 죽이지 못한 르블랑 여사는 세주아니의 구원에도 불구하고 눈물을 머금으며 생을 마감했고, 다음 부활을 기다려야했다.

 

구원활동을 나선 세주아니 또한 룰루의 보호막과 오리아나의 보호 구체로 생명을 연장할 수 있었지만

패배의 불안함이 엄습하는 걸 잠시 늦췄을 뿐이다.

 

 

 

'이번이 정말로 마지막 한타가 될 것이다.'

아군 본진 앞 두번째 부쉬.

그녀는 여기를 배수진으로 삼았다.

 

'안타깝지만 르블랑 여사의 부활 시간까지 기다릴 수 없고, 4:5 한타를 할 수 밖에.'

그녀는 숨 죽여 부쉬 안에서 대기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칼바람 나락의 매서운 북풍은 온 몸을 찌르는 듯 하다.

 

불행 중 다행일까, 적들은 허둥지둥 도망치는 우리의 모습을 보았기에 아군 중 누군가 한명이 이곳에 매복하고 있음을 눈치채지 못했다. 

세주아니를 제외한 아군들은 매복지역 근처에서 적들의 공세를 막아내었다. 세주아니가 후퇴하며 치료를 하고있을 거라 생각한 적들은 유리한 상황을 굳건하게 지키고자 파밍과 파밍을 거듭하였다.

 

하지만 쉽사리 매복 지역 근처로 오지를 않았다.

 

점차 압박해져가는 그들은 신중에 신중을 거듭하며 전진하였다.

 

 

'제길.. 타이밍이 나오지 않는다.'

세주아니는 입술을 깨물었다.

 

최근 리메이크로 인해 상향된 자신의 기술과 돌진력이라 할지라도 이 상황을 쉽게 타파할 순 없다는 생각에 안타까움이 묻어나는 것이다.

 

 

"어쩔 수 없군."

피의 군주 블라디가 그 말 한마디를 내뱉으며 갑자기 적진쪽으로 한발짝 내딛었다.

아군은 그 모습을 보며 당황했다.

 

 

이런 상황에서 돌격? 왜?

 

왜 갑자기 전투를 포기하는 것일까? 하지만 생각도 하기전에 블라디는 적들 앞에서 도발을 하였다.

 

 

"저놈이 드디어 포기를 하는 구나!"

적들은 신이난듯 그를 속박하고 공격을 퍼붇기 시작했다. 오리아나가 그에게 보호막을 걸어줄까 생각했지만 단 한 번의 스킬도 아쉬운 터, 쉽사리 행해지지 않았다.

 

"잘보시오 세주아니양!"

순간 블라디의 몸이 녹아들며 피의 웅덩이로 변했다.

그러나 잠깐의 무적시간을 가질 수 있는 '피의 웅덩이'는 단순히 죽음을 잠시 늦출 수 있는 것 밖에 되진 않았다.

 

그렇기에 적들은 그를 놓치지 않고자 그의 주변으로 달려들기 시작했다.

 

 

'음?'

부쉬 속에서 블라디의 행동을 지켜보던 세주아니는 단순한 트롤이 아님을 직감했다. 그러곤 오리아나에게 황급히 외쳤다.

 

"오리아나양, 어서 나에게 보호막을!"

오리아나는 영문을 몰랐지만 상황이 너무 긴박하게 흘러가는 터라 시키는 대로 할 수 밖에 없었다. 얼른 그녀에게 보호의 구체를 던져주었다.

 

 

보호막을 던진 걸 본 그때, 블라디가 외쳤다.

"지금이오!"

 

세주아니는 고개를 끄덕이며 궁극기, 빙하감옥을 던졌다.

 

 

그렇다.

블라디가 적들에게 공격을 고스란히 맞으며 피의 웅덩이로 변했던 것은 트롤이 아닌, 전략적인 어그로였다. 무적상태인 그를 놓치지 않기 위해 적들은 그의 주변에 무의식적으로 똘똘 뭉치게 되었고 세주아니의 궁극, '빙하 감옥'의 철퇴가 정확히 다섯명 모두에게 맞출 수 있게 된 것이다.

 

 

빙하 감옥은 정확하게 다섯명의 사이에서 터져버렸다.

 

 

"어라?"

"뭐야? 세주아니 회복하러 도망간 거 아니였어?"

적들은 지반과 밀착되어 빙결된 자신들의 몸을 보고 당황했다.

 

 

"전속력으로!"

세주아니는 틈을 놓치지 않았다. 그녀의 전투기동 멧돼지, 브리슬이 땅을 박차고 전진했다. 용맹하게 철퇴를 휘두르며 적진 한복판으로 파고들었다.

 

하지만 적의 체력은 거진 풀피. 그녀가 달려든다고 하더라도 빙결 시간 내 적들을 도륙하진 못할 터.

 

"세주아니 발악이냐?"

"빙결시간이 끝나면 넌 죽은 목숨이다!"

적들은 그녀의 돌진을 단순한 자살행위로 보았지만 피의 웅덩이가 해제된 블라디도 응수해주었다.

 

 

궁극기, 혈사병이 터졌다.

 

 

 

"어쭈, 생존기가 빠진 블라디미르씨. 너도 용쓰네?"

"안타깝지만 우린 풀체력이라 우리가 죽기전에 니들이 먼저 죽을 걸?"

적들은 혈사병을 고스란히 다 맞았지만 여유를 잃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고 빙결이 풀린다면, 유리한 건 자신들.

 

 

 

 

그때 룰루가 씨익 웃으며 말했다.

 

"과연 그럴까?"

룰루는 다가와 마법봉에 힘을 실었다.

 

 

목표는,

 

적들 깊숙히 자리잡은..

 

 

세주아니.

 

 

 

"크게! 크게!"

 

빙결 시간이 끝나감을 느꼈던 적들은 공격을 장전했지만, 그녀의 거대화로 인해 공중에 비상하게 되었다.

 

 

"어라?"

그사이 아군의 포킹이 쏟아지고, 적들은 당황했다. 그래도 아직 체력이 반쯤 넘게 있었다. 시간이 부족했고, 딜도 부족했다.

땅으로 안착하는 순간, 그야말로 전투의 시작. 발악을 하긴 했어도, 파멸을 면치 못할 것이다.

 

 

 

 

그러나 아군의 콤보는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던지세요."

 

오리아나의 궁극기, 충격파가 세주아니 주변을 휘감았다. 보호의 구체가 세주아니를 지켜주고 있었고, 적진 한복판에 파고들었던 그녀였기에 적들은 그 사거리를 피하지 못했다. 룰루의 거대화 에어본으로 인해 적들이 흩어졌지만, 이내 엄청난 데미지와 함께 다시 뭉쳐버렸다. 불협화음은 보너스로 터져나갔다.

 

정말로 피가 반절 이상이 깎였다. 상황이 역전됨을 느낀 적들은 도망치고 싶었다. 그러나 불협화음과 세주아니의 슬로우로 인해 그러지 못했다.

 

 

 

그나마 적중 한명이 용을 쓰며 꾿꾿하게 버티고 있었고,

오리아나의 궁극기가 끝난 뒤 곧바로 점멸로 탈출하였다.

 

 

적들 네명 모두 도륙되었지만 안타깝게도 한명을 놓칠 수 밖에 없었다.

한타 도중 한명을 쫓기 위해 세주아니가 네명을 버릴 수도 없거니와, 더이상 쫓은 기력이 되지 못했다.

거기다 나머지 아군은 점멸을 쓴 적군과 거리가 제법 멀었고, 스킬 또한 모두 빠진 터라 쫓을 방도가 없었다.

 

 

뒤늦게 터진 혈사병이 그에게 데미지를 주긴 하였지만 안타깝게도 명을 끊을 데미지를 주진 못했다.

 

하지만 지금, 적군 한 명을 놓치게 된다면 또다시 상황은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

어떻게든 꾿꾿히 버티려 할 것이고, 그러다 적들이 다시 부활하게 된다면 지금과 같은 역전은 추호도 없을 터.

 

 

 

그때 칼바람의 북풍을 가르며 누군가가 빠른 속도로 적을 뒤쫓았다

 

 

"늦진 않았네요."

 

 

도망가는 적의 목을 터트리며 홀연히 나타난 그녀는 르블랑 여사다.

 

부활한 그녀는 조금이라도 한타 지역에 도착할 시간을 줄이고자 심지어 본진에서부터 점멸을 쓰며 전장에 도착했고,

쿨타임이 돌아온 왜곡으로 다가가 적을 마무리했다.

 

 

 

 

아군은 서로의 콤보에 감동할 여유도 없이, 적들의 넥서스를 향해 달려나갔다.

 

 

때마침 미니언들이 우리들의 진격을 도와주었고 적들의 쌍둥이 타워와 넥서스는 힘없이 허물어졌다.

 

 

 

아군은 웃으며 서로에게 명적을 안겨주었다.

 

 

 

지금도 생각하면 정말로 인생에 기억에 남을, 서로와의 호흡. 정말 재밌게 플레이했던 게임이다.

 

 

 

 

 

+ + + + +

 

 

 

그냥 쓰기엔 너무 짧고 재미없을 거 같아

약간의 픽션을 섞어(대사 추가한다는 등 -_-;; 실제로 저런 말은 게임 내에서 못합니다)

썼습니다.

 

 

 

그런데 저 상황과 콤보는 실제로 일어난 일이고 픽션이 아닙니다.

제가 오리아나였쪄영 뿌잉뿌잉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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