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A와 저, 둘이서 함께 적은 글입니다. 언니께서 큰 중재자 역할을 해 주셨습니다. 먼저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A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약 3개월 전에 있었던 일이라 둘 다 완벽히 기억할 수 없지만 둘의 기억을 서로 나누면서 하나의 기억을 재생했습니다.
문을 잠그고 놀잔 말은 없었습니다. 정자 얘기는 환경호르몬 얘기에서 비롯된 소재라 대화의 중점은 아니라 비켜 가는 얘기였습니다. 시집 오란 얘긴 사실입니다. 다 클 때까지 기다릴 수 없으니까 혼인신고가 가능한 나이에 오란 말도 사실입니다. 아기를 낳기 어렵겠단 얘기가 사실입니다. 그러니 A보다 여자친구를 선택해야겠다고 웃으며 넘겼던 것도 둘 모두가 기억하고 있습니다.
전 A에게 한 얘기 중에서 A가 다 클 때까지 기다리면 전 늙어서 아기를 낳기 어렵겠단 얘기가 가장 심했다고 생각하고 A 역시 그 부분이 가장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했습니다. 남자가 여자에게 할 수 있는 말이 절대로 아니었다고 생각하고 그 때문에 A도 상처를 받았습니다. A의 여린 맘에 남자란 이름으로 만든 큰 멍에 대해서 세상의 많은 남자 중에서 이런 얘길 잘못으로라도 하는 사람은 저 외엔 없고 모든 남자를 오해하진 않았으면 한단 얘길 전합니다. 정말로 깊이 사과하고 누구에게건 다신 이와 같은 잘못이 없겠다고 다짐합니다.
전 반성을 위해서 봉사활동과 여성센터에서 가해자교육을 받을 것을 약속하고 반성문을 스캔을 통해서 올리겠습니다.
A는 이 일을 얘기하며 먼저 미안하다고 말하는 착한 학생입니다. 전 이런 착한 학생에게 착한 어른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A에게 남자란 존재가 나쁜 사람으로 남지 않도록 늘 이 친구에게 빚을 갚는 맘으로 바르게 살아가겠습니다. 서로에게 좋은 인연이 되고 친남매처럼 다정하게 조심스럽게 대하겠다고 약속합니다. A의 오빠로 A, 그리고 다른 누구에게도 부끄럽지 않은 행동을 하겠다고 맹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