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끝난 고3이에요. 사이다가 아닐 수도 있지만 저 스스로는 매우 통쾌하므로 여기 올려봐요!!!
수능 한 달?쯤 전이었어요. 친한 동아리 친구한테 전화가 왔는데 대뜸 "요즘 반에서 어떻게 하고 다니냐"고 묻는거예요. 무슨 소리냐고 제가 계속 캐물으니까 결론적으로 저희 반에 어떤 애가 저를 지칭하면서 '공부도 못하면서' 공부 잘하는 척 하는 애라고 했대요.
전 사실 그리 활발한 성격이 아닌데다 학기초부터 고2때 같은 반이었던 애 한 명이랑만 같이 놀아서 반내에서 티나는 행동은 안했거든요.. 그리고 공부 잘하는 척ㅋㅋㅋ은 뭐 어떻게 하는진 모르겠지만 제 기준에선 잘난 척 한 것도 없고 잘난 척 할 것도 없고...
그렇다고 공부를 그렇게 못하지도 않는데ㅠㅠ 여러모로 수능 바로 전이라 더 심란하고 제 동아리 친구도 바로 전해 들은게 아니라 건너 건너 들은거라 우리반 누가 그랬는지도 모르고... 가서 따져묻고 싶어도 누군지 모르니까 많이 답답하더라고요.
한 달 뒤에 수능을 봤어요. 다행스럽게도 불수능이다 끓는물 수능이다 하는 와중에서도 전 꽤 잘 봤어요. 객관적으로 많이 잘 보진 않았지만, 제 6월, 9월 성적보다 잘 나왔고 열심히 했던 과목들은 다 점수로 보상 받았어요. 특히 수학ㅠㅠㅠ
그리고 마침내 마킹 실수는 안했을까 떨리는 마음으로 성적표 받는 날!
선생님이 제가 성적표 받는 순간에 '우리반 유일한 영어 1등급이다' 이렇게 말씀해주시면서 저 수능 잘봤다고 그런 식으로 말씀해 주시는거에요!ㅠㅠㅠㅠㅠ 그 때는 얼떨떨해서 그냥 받고 말았는데 집에 오면서 생각하니까 그 '공부 잘하는 척' 한다고 했던 아이가 들었을걸 생각하니까 조금 시원하고 그랬어요...ㅎㅎㅎ
있는듯 없는듯 반에서 지냈는데 그런 말 들으니까 엄청 속상하고 괜히 우리반 애들이 다 절 미워하는 것 같고 그랬는데 성적이 잘 나와서 뿌듯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