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탐방] 4. 고기도 잡고 담력도 키우고, '통영등대낚시공원'
이틀 동안 비가 부슬부슬 내려서 마음이 참.....
참....
편안했다..
난 비를 참 좋아한다.
그런데 이곳 저곳 다녀 보고자 얼마전 장만한 스쿠터 만수가 심심해 하기에
(만수는 내가 붙여준 혼다pcx125 스쿠터 이름이다. 기름을 별로 안 좋아해서 리터당 실연비가 50km은 넘음)
한바퀴 돌고 싶은 마음에 비가 그치자 바로 나섰다.
이곳은 통영,
볼거리가 아기자기하게 많은 곳이다. 오늘은 만수와 함께
'통영등대낚시공원'에 다녀왔다. 사실 장소를 정하고 간 것이라기 보다 일주를 하다가
'저곳이 무엇인고?'해서 다녀온 것이라 하겠다.
등대낚시공원 전체적인 비주얼은 이러하다..
(저어어어 멀리 보이는 작은 흰 집들쪽에서 만수랑 내려옴.)
일단 만수를 주차한 뒤...지금 다시 보니 마치 만수가 쇠박스를 머리로 받히고 있는 듯하나 당치도 않다. 박스가 저렇게 비스듬하게 있었음.
(벽화에 왠 프로낚시러인 듯 한 아저씨가 '헉!'하는 표정의 고기를 든 채 활짝 웃고 있다. 왼쪽 돔스러운 고기는 잡힌 고기를 보고 두 눈이 뚛!)
즐거운 마음으로 바다를 향해 한 발 내딛는데 어떤 아저씨가 잡는다.
"여기 유룝니다."
아...그렇구나. 그..그럴 수 있지. 고기만 잘 잡히고 경치만 좋다면야.
4시간 낚시하는데 만원.
낚시 안하고 방문하려면 천원.
이정도면 나쁘지 않다. 오늘은 일단 천원내고 슝.
몇 발작 후...
헉!
으헉.....
아....바닥에 다리가 붙어 떨어지지 않는다.
바닥이 왜 철망이란 말인가..
그 옛날 바이킹타다가 안전바 풀려서 죽을 뻔한 이후로 고공 트라우마가 있어서....
놀이공원 이런 데 가면 '신밧드의 모험', '범퍼카'...이런 거밖에 못타는데...
네팔 포카라에서 살 때 4층에서 9.7 지진 두 번 맞아서 죽을 뻔해서 더 심해졌는데...
바다가 훤히 보이는 철망이라니! 오메....
순간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이곳은 안전한가. 나는 안전한가. 더 가볼 것인가 지금 냉큼 돌아설 것인가.'
(겨우 요기까지 들어왔는데..ㅠㅠ....한 이백원어치 들어왔나...)
살금살금 주변을 둘러보았다. 철골 구조에 기둥이 얼마나 튼튼한가. 철망은 무거운 하중을 견딜 수 있게 설계되었는가...ㅠㅠ
다행히, 하찮은 내 몸무게 따위는 능히 버텨 줄 것 같아서 조금 더 들어가 보기로 했다...
바닥을 안봤어야 하는데 어쩔 수 없이 보게된다. 철골 프레임이 있는 곳만 골라서 걸어가느라;;
와....정말 나처럼 트라우마가 있는 사람은 이러하다...이해해주시라..
중간 중간에 바닷물 뜰 수 있도록 두레박도 매어 있고, 의자도 있고....물에 빠지면 던지라고 튜브도 있다.
다리는 후달거리지만 경치 하나는 정말 좋구나...T자로 꺾이는 부분까지 걸어왔는데 바로 저기 앞에 등대가 있다.
왼쪽 끄트머리에 한 분이 낚시를 하고 계신다. 하지만 난 이미 다리가 풀려 버렸으므로 더이상 앞으로 가지 않으려고 한다..;
(사진상으로 잘 안보이는데 바닥 철망사이로 리얼하게 바다가 보임..)
오른쪽은 비어 있다. 오늘처럼 바람이 많이 부는 평일은 사람들이 많지 않은가 보다. 하긴...바다낚시에 바람은 쥐약이다. 저쪽도 보기만 하고
가지 않기로 한다...
담력을 좀 더 키워서 따뜻한 시즌때 오면 참 편하게 낚시할 수 있는 장소같다.
하지만 그 날이 올 수 있을지는 ....
천원 뽕을 뽑기 위해서 끝까지 가보고 싶었지만 다리가 떨어지지 않아서
들어갈 때의 1/2 속도로 엉금엉금 기다시피 다시 입구를 향해 먼 여정을 떠난다...아...
그림같은 풍경속에서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바다 낚시를 즐길 수 있는 곳,
심지어 담력도 기를 수 있는 장점까지!
통영등대낚시공원은 동피랑과 중앙전통시장...문화거리가 있는 중심가에서 스쿠터 빌리면 20여 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다. 자전거로도 가능하나 오르막길이 힘들어 울지 모름.
통영....지낼 수록 정이가는 곳입니다.
여러분~ 통영으로 오세요~ 담력도 키우고 고기도 잡는 등대낚시공원이 있답니다.
- 'si'를 쓰는 마음이 'chunji'에 가득하기를, sichunji 드림.
#덧붙임 : 메뉴판 올리는 것을 까먹었어요. (격려와 덕담은 큰 힘이 됩니다)
#'아카스_네팔'에서 'sichunji'로 닉네임을 바꿨는데 사람들이 '신천지'아니냐고 막 물음ㅠㅠ.
#닉네임 수정하려면 한 달 뒤에야..
#격려와 덕담은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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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가로 덧붙임 : 아! 제가 실수가 있었군요. 등대낚시공원 앞에 스쿠터를 주차했었는데요. 관리 아저씨도 아무말 없고 해서 스쿠터 진입
가능한 줄 알았는데 아니라는 군요. 자전거와 도보만 가능하다고 합니다. 감사합니다. ㅠㅠ. 여러분은 저처럼 실수하지 마시길. 오해소지가
있는 정보 드린 점 사과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