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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억원 그리스 MF 압도한 ‘월급 8만원’ 일병 김정우
게시물ID : sports_2310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검은날개
추천 : 15
조회수 : 1124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0/06/13 10:28:34
http://news.nate.com/view/20100613n02180

[스포탈코리아] 서호정 기자= 경기 전 애국가가 울려 퍼질 때 대한민국 월드컵 대표팀에는 가슴에 손을 얹는 10명의 선수와 달리 유일하게 거수 경례를 하는 선수가 있다. 까까머리를 한 마른 체격의 등번호 8번은 대한민국 육군 김정우(28, 광주 상무)다. 

지난해 11월 30일 부로 국군체육부대 상무에 입대한 김정우는 최근에야 이등병 신세를 면한 일병이다. 현재 그의 월급은 7만 9,500원으로 8만원이 채 안 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연봉 수억원을 챙기는 특급 프로 선수였던 그지만 군입대라는 상황은 그를 평범한 한 명의 군인으로 만들어놨다.

하지만 그가 상대해야 하는 선수는 여전히 연봉 수억원의 특급 스타들이다. 12일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 포트 엘리자베스의 넬슨 만델라 베이 스타디움에서 김정우 앞에 선 그리스 대표팀 선수들의 몸값은 수십억원을 호가했다. 연봉뿐만이 아니었다. 이름 값도, 체격 조건도 왜소한 동양인 미드필더는 상대가 안 되는 듯 했다.

그러나 연봉 100만원도 채 안 되는 김정우는 그리스의 내로라하는 선수들을 압도했다. 유로 2004 우승의 신화를 만든 두 미드필더 요르고스 카라구니스와 콘스탄티노스 카추라니스는 김정우의 활동량에 사라지고 말았다. 카라구니스는 이탈리아의 명문 인터 밀란, 카추라니스는 포르투갈의 명문 벤피카에서 활약하며 20억원이 넘는 연봉을 받았던 슈퍼스타지만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는 김정우의 플레이 앞에서는 맥을 못 췄다.

90분 내내 그리스 중원을 헤집고 다니며 상대 공격의 맥을 끊은 김정우의 활동량은 ‘지구력의 화신’이라는 박지성 못지 않았다. 김정우는 대표팀에서 가장 왜소한 선수다. 프로필 상으로 183cm의 키에 71kg의 체중이지만 실제 체중은 60kg대라는 게 정설이다. 상무 입대 전 성남에서 주장 완장을 차고 활약할 때 붙은 별명은 ‘뼈주장’이었다. 대런 플레쳐와 비슷하다는 데서 ‘골(骨)레쳐’라고도 불린다. 

김정우의 체격조건은 축구장에서 가장 치열한 전장터인 미드필더에서 전투적인 플레이를 펼치기엔 결격 사유 같다. 그는 열세를 활동량으로 대체한다. 김정우는 공격형 미드필더에서 앵커맨, 보란치로 역진화한 특이한 케이스다. 넓은 시야를 통한 정확한 패스와 2선 침투로 중원 사령관을 맡았던 그는 점점 후방으로 내려오면서 상대 중원을 분쇄하는 역할을 맡아야 했다. 힘에서 밀리는 몸싸움은 악착 같은 수비, 남보다 한발 더 뛰는 근면함으로 만회했다.

그리스전에서도 김정우는 볼을 가지고 있지 않는 상황에서 한국 선수 중 가장많은 4.83km를 뛰며 강력한 압박을 펼쳤다. 패스 줄기를 모조리 끊어버리는 김정우의 활동량에 막힌 그리스는 단조로운 롱패스에 의존한 공격을 펼치다 자멸했다. 

순간적인 공격 가담 시에는 원터치 패스에 의한 침투와 과감한 중거리 슛으로 그리스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만일 이날 김정우의 플레이를 주목한 유럽 스카우트가 있다면 그를 영입하기 위해 1년 6개월을 더 기다려야 한다는 사실에 한번 더 놀랄 것이다. 이번 월드컵에서 몸값 대비 최고 효율은 단연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일병 김정우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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