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아저씨입니다. 며칠 동안 우리집 흰돌이, 흰순이, 럭키, 순심이를 소개시켜드렸는데요, 여러분들이 많이 추천해주신 덕분에 모두 베오베에 갈 수 있었네요. 고맙고도 기쁩니다. 정말 큰 힘이 되었습니다. 오늘은 그동안 소개했던 강아지들이 아닌 제가 대표로 있는 유기동물 입양센터의 고양이들을 소개시켜드릴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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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강서구 화곡동에는 '팅커벨 입양센터'라는 곳이 있습니다. 길거리에 다친 채 유기된 후 방치되어 있거나 안락사 직전에 있는 개와 고양이들을 구조해서 좋은 입양 가족을 찾아주는 일을 하는 유기동물 입양센터입니다. 팅커벨이란 이름은 우리 입양센터에서 최초로 구조한 '팅커벨'이라는 강아지 이름에서 따온 것이랍니다.
보통 중고등 학생들은 유기동물 보호소를 봉사가고 싶어도 시외곽에 있고 교통펀이 안좋아서 봉사를 못가는 경우가 많은데, 이곳은 지하철역(목동역)에서도 10분 거리로 가까워서 초, 중, 고, 대학생들까지 많이 와서 자원봉사를 한답니다. 특히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많이 와요.
팅커벨 입양센터는 재작년 3월에 설립해서 이제 만 2년 다 되어가는데 이곳에는 늘 강아지 15마리, 고양이 5마리가 있습니다. 그래서 한 마리가 입양을 가면 다시 한 마리를 구조해오는 식으로 운영합니다. 그래야 그곳에 입소한 멍이, 냥이들이 너무 비좁지 않게 생활하고 삶의 질을 지켜줄 수 있기 때문이에요.
한 해 동안에 보통 100마리 정도의 강아지와 고양이를 구조하고 입양보내곤 합니다. 원래는 유기견 입양을 전문으로 하는 곳이다보니 아직은 강아지 구조 입양 비율이 훨씬 높긴 하지만 요즘은 고양이 입양도 한 두 마리씩 잘되고 있습니다.
이곳에는 강아지방이 3개 있고, 고양이방은 큰 방이 하나 있습니다. 그리고 아프거나 다친 멍냥이들을 치료하는 기간 동안에 보호하는 회복실이 따로 있구요.
이렇게 차가 다니는 도로변의 4층 건물 중 2층에 있답니다. 입양센터는 50평 정도되는 규모에요.
입양센터 실내로 들어가면 이렇게 깔끔하게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앞에 보이는 곳은 주방, 왼쪽 옆에는 강아지, 고양이들 사물함, 오른쪽 옆에는 드라이룸이 보이네요.
팅커벨 입양센터의 강아지방. 보통 한 방에 2 ~ 4마리 정도 함께 지냅니다.
강아지방은 다음에 한 번 자세히 소개시켜드리기로 하고요, 오늘은 팅커벨 입양센터에 있는 고양이방 아이들에 대해서 소개시켜드리겠습니다.
바로 이곳이 팅커벨 입양센터 고양이방이랍니다. 이 방에서 평균 3 ~ 5마리 고양이들이 사이좋게 잘 지내다가 좋은 입양가족을 만나서 행복하게 떠난답니다.
팅커벨 입양센터 고양이방
지금부터 입양센터를 거쳐갔거나 현재 입소해있는 냥이들을 한 아이씩 소개시켜드리겠습니다.
처음 소개시켜드릴 냥이는 이름이 짱이에요. 12살 정도되는 나이로 추정되는 노묘랍니다. 재작년 3월에 서울 신당동의 한 길거리에 쓰러져 죽어가는 것을 우리 회원이 구조해서 치료하고 입양센터 고양이방에 첫번째로 입소한 냥이랍니다.
구조 당시에는 금방 죽을 것 같았는데 저희가 정성스럽게 잘 치료를 해서 입양센터의 터줏대감으로 지내고 있답니다. 나이가 너무 많고 늘 병치레를 해서 입양을 보내기보다는 늘 우리 보호하에 치료를 하면서 입양센터에서 데리고 살려고 하는 고양이에요.
고양이 짱이. 수컷, 나이 12세. 중성화 완료
목욕을 한 후 드라이룸에서 털을 말리는 짱이
동생 냥이와 나란히 사이좋게 밥먹는 짱이(오른쪽)
이번에 소개시켜드릴 고양이는 9kg이나 되는 거묘 밀크에요. 경기도 안산시의 한 공원옆 주택가에서 구조된 아이인데, 발견 당시 한쪽 귀 끝이 잘리워져 있는 걸로 봐서 TNR을 했던 길냥이였습니다.
그런데 아마 한 때는 사람의 품에서 살았던 고양이 같아요. 얼마나 순딩 순딩하고 다른 고양이하고도 잘지내고 사람들에게 부비부비도 잘하는지 모른답니다. 밀크는 지금 입양센터에 늘 자원봉사하던 분이랑 친해져서 집에서 가정임보하며 좋은 입양자를 기다리고 잇어요.
순딩순딩한 거묘 밀크,. 5세 추정. 수컷. 9kg. 중성화 완료.
다른 고양이와도 사이가 좋은 밀크.
이번에 소개시켜드릴 고양이는 땡글이에요. 재작년 12월초에 날씨가 몹시 춥고 진눈개비도 내리던 날 경기도 부천시의 도로변 한 풀숲에서 '야옹야옹 ~'하던 한 달이 조금 지난 고양이가 있었어요.
아마 어미냥이랑 떨어져서 그곳에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루종일 그렇게 야옹야옹하고 있었다고 해서 그냥 두면 배고파서 얼어죽을 수도 있어서 우리 회원이 구조한 냥이랍니다.
땡글이. 암컷. 14개월. 중성화 완료.
삼색 고양이 귀욤귀욤 땡글이
이번에 소개시켜드릴 기적의 고양이 오목이에요. 재작년 7월에 양천구 목동 오목교옆 시장부근 한 공터에서 다리가 부러진 채 있던 아이였어요. 구조해보니 46조각이나 분쇄골절이 된 상태여서 대수술을 했답니다.
그런데 너무도 기적적인 것은 오목이가 임신된 상태에서 구조된 것이었어요. 그 때는 임신 5일쯤 된 상태라 전혀 몰랐어요. 2개월 후에 오목이는 건강한 두 아가냥이를 출산했답니다. 두 아이의 이름은 베리와 블리에요.
냥이를 임신한 지 5일째 되는 날, 다리가 부러진 채 구조되었던 어미냥 오목이
오목이가 낳은 새끼냥, 베리와 블리
고양이 화장실 첫경험을 한 베리
미니 캣타워에서 노는 아갸냥 블리의 심쿵 ~
어미냥 오목이와 새끼냥 베리와 블리는 정말 다행히도 서울 면목동에 사는 고양이를 좋아하는 신혼부부께서 모두 함께 입양을 해서 행복하게 잘 살고 있습니다. 지금은 베리, 블리가 어미냥 오목이보다 훨씬 더 커요 ~ ^^
서울 면목동의 신혼부부댁에 입양가서 나란히 누워서 자는 입양 초기의 어미냥 오목이와 새끼냥 베리, 블리.
지금은 어미냥보다 더 커버린 베리, 블리 & 어미냥 오목이
이번에 소개시켜드릴 냥이는 코에 묻은 짜장이 매력적인 식빵이입니다. 식빵이는 대전시 수통골이라는 한 유원지의 식당을 배회하며 밥을 얻어먹던 길냥이였어요. 그 당시 다쳤던 냥이를 우리 회원이 구조해서 치료한 후 입양센터에 오게 되었답니다. 성격은 시크한 매력이 있지만 사람을 무척 좋아해요.
코에 묻은 짜장이 매력적인 식빵이. 3살 추정. 수컷냥, 4.5kg
시크 도도한 매력의 식빵이
이번에 소개시켜드릴 냥이는 웅이에요. 웅이는 재작년 여름에 우리 입양센터 바로 앞에 편지와 함께 케이지에 놓고 버리고 간 냥이입니다. 웅이는 처음에는 버림받았다는 충격 때문이었는지 한동안 많이 슬퍼했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다른 냥이하고 잘지내다가 지금은 좋은분께 입양가서 행복하게 잘 살고 있습니다.
입양센터 앞에 버리고 갔던 웅이. 지금은 입양가서 잘 살고 있어요.
얼핏보면 비슷한 웅이와 밀크
이번에 소개시켜드릴 냥이는 동구협 보호소에서 안락사 직전에 구조한 구름이에요. 구조 당시 켄넬코프가 있어서 입양을 못가고 안락사가 될뻔했던 냥이였는데 저희가 보호소에서 데리고 나와서 잘 치료해준 후 지금은 좋은 집에 입양가서 행복하게 잘 살고 있습니다.
경기도 양주에 있는 동구협 보호소에서 구조한 고양이 구름이
입양센터에서 지낼 때의 구름이. 지금은 좋은 분께 입양가서 행복하게 잘 살고 있어요 ~
이번에 소개시켜드릴 냥이는 새콤이랍니다. 세콤이는 경기도 김포시의 한적한 주택가에서 떠돌아다니던 길냥이였어요. 원래부터 길냥이는 아닌 듯한데 길에서 배고파 울고 있는 것을 우리 회원이 구조해서 입양센터에 입소했답니다. 사람을 무척 잘따르고 성격도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개냥이 중에 개냥이랍니다. 지금은 가정임보를 하며 좋은 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새콤이. 암컷냥, 2살 추정
입양센터에 봉사하러 온 학생 품에 아기처럼 안긴 새콤이
이번에 소개시켜드릴 냥이는 작년 크리스마스 이브 때 동구협 보호소에서 안락사 직전에 데리고 온 이브랍니다. 이브도 이처럼 예쁘게 생긴냥이지만 구조당시에 켄넬코프에 걸려 있던 것을 우리가 치료해서 지금은 건강하게 좋은 입양가족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입양상담이 잘되서 다음 주에 입양갈 예정이랍니다.
작년 크리스마스 이브에 구조해온 냥이 이브. 다음 주에 좋은 분께 입양가요 ~
사이가 무척 좋은 이브와 식빵이
정말 신기한 것이 우리 입양센터에 오는 냥이들은 모두 처음보는 사이인데도 금방 잘 어울리고, 금방 친해지고, 금방 사이가 좋아서 잘 지낸답니다. 고양이방에는 보통 3 ~5마리 정도 냥이들이 늘 있는데 2년 동안 한 번도 싸우는 것을 못봤어요. 다들 착한냥이들이에요.
팅커벨 입양센터에는 늘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온답니다. 특히 학생들이 많이 와요. 처음에는 봉사증을 받을 목적으로 온 학생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봉사증이 필요없이 고양이들, 강아지들과 놀아주고 견사, 묘사도 청소하며 자원봉사 그 자체로 보람을 느낀답니다.
아참.. 혹시 궁금해하시는 분이 있을까해서 알려드려요. 팅커벨 유기동물 입양센터는 정부의 보조나 지원없이 100% 회원들의 회비와 후원금으로 운영된답니다.
하지만 우리 회원들의 회비 및 후원금 참여도가 높아서 입양센터에서 일하는 간사들은 모두 정규직으로 채용했으며, 4대 보험이 적용되고, 연봉은 중소기업 수준은 되는 2,100만원대입니다. 연봉 이외에도 퇴직금이 적립되며, 주 5일, 하루 8시간 근무를 하고 1년에 15일의 연차 휴무가 있습니다.
팅커벨 입양센터는 '사람과 동물이 함께 행복한 세상'이라는 모토 아래 강아지나 고양이들의 복지 뿐만이 아니라 일하는 입양센터 간사들의 근로복지에도 최선을 다해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입양센터는 1년 365일 하루도 빠짐없이 운영합니다.
강아지방에 들어가서 놀아주고 있는 자원봉사 남학생
입양센터에 온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찍은 기념 사진이에요. 가운데 흰 개를 안고 찍은 뚱아저씨가 바로 저랍니다.
지금까지 팅커벨 입양센터와 인연을 맺었던 냥이들을 소개시켜 드렸습니다. 오늘부터 설날 연휴네요. 오유인 여러분, 설날 연휴 가족들과 반려동물들과 더불어 모두 행복하게 잘 보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