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주는 동성고 다닐때부터 혹사를 당했습니다. 기아가 한기주를 선지명하기로 결정 된 상황에서 학교에 전화를 걸어 몸관리 좀 해달라고 부탁을 했을 정도이지요.
그럼에도 프로에 들어오고서도 사정은 크게 변하지 않았습니다. 서정환 당시 기아 감독이 포스트시즌 진출에 목이 말라서, 전반기 프로 세계에 적응하여 이제 막 날개짓을 하려던 한기주를 하반기에 계속해서 등판시킵니다. (당시 기아 경기를 보던 사람은 거의 다 아실겁니다. 안나온 날이 드물었죠.) 한달 남짓 그렇게 노예짓 하며 방어율 0점대를 찍어서 가까스로 포스트 시즌에 진출했지만 그 뿐, 이미 많은 혹사를 당했었죠. 결국 50여개의 공을 던질 수 밖에 없는 상태가 되어 선발에서 마무리로 보직을 바꾸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한기주의 몸상태는 굉장히 안좋습니다. 의사의 진단으로는 수술 하는게 최선이라고 합니다만 팀 사정상 어쩔 수 없이 계속 등판하는거죠. (기아팬으로서 부상중임에도 팀 사정상 대타로 나와 배트를 휘두르다 그 충격에 배트를 놓쳐버린 장성호나, 뼈조각이 돌아다니는데도 수술을 하지 않고 재활 치료를 받으며 경기를 뛰었던 이용규를 생각하면 눈물만 납니다.)
한기주가 구종이 단조롭다 라는 비판도 많이 받습니다만 원래는 변화구도 잘 던지는 투수입니다. (직구만 잘 던진다고 초고교급 선수일리는 없죠. 변화구가 살아 있어야 결정구인 직구가 사는겁니다.) 하지만 부상 때문에 변화구가 밋밋해지고 그래서 그동안은 150을 넘나드는 직구로 타자를 압도하는 모습으로 마무리를 해왔으나, 팔에 무리가 온건지, 아니면 그 자신의 투구에 대한 부담감 때문인지 올해 들어선 140 중후반의 직구를 뿌립니다. 그래서 요즘 계속 얻어 맞고 있는 거구요.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그냥 군대 간 셈 치고 수술 받고 재활훈련 잘 받아서 멋진 투구로 다시 돌아왔으면 좋겠습니다. 동기인 류현진과 좌우 정통파 투수로서 서로 경쟁하며 성장했으면 좋겠습니다. 수술을 받고 구속이 떨어져버린 선수도 있지만(배열사) 같은 팀에 이대진 선수도 계시니 잘 극복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해봅니다. (수술을 결정하는건 팀 보다는 본인의 의사결정이 더 중요한 것이라고 들었는데 본인의 의사로 수술을 안하고 있는것이라면 선수 생명을 위해서라도 꼭 좀 수술 받았으면 좋겠네요.)
밑에 글을 몇개 읽어보니 한기주에 대해서 비난 하시는 리플이 몇 개 보여서 부족한 솜씨로 글을 남겨봅니다.
ps. 기주야.. 두산전와 삼성전 연속 역전패를 보는 나의 마음은 썩어가고, 똥줄은 타들어갔지만 그래도 난 기아의 마무리는 너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