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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에 간 "날이 갈수록 거짓말이 늘고 있어요"를 보고ㅠㅠ
게시물ID : humorbest_23141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오즈Ω
추천 : 88
조회수 : 3435회
댓글수 : 3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9/04/27 21:58:31
원본글 작성시간 : 2009/04/27 19:00:06
http://todayhumor.paran.com/board/view.php?table=humorbest&no=231354&page=1&keyfield=subject&keyword=거짓말&sb=1

이 글을 보고... 문득 생각난 옛 일...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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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한참 공무원 시험 본다고 깝칠 때 일입니다....ㅠㅠ

돈도 쥐뿔도 없고... 완전 개 그지인데...

대학때 정말 제가 무서워하고 또 존경하던 선배(음악하던 선배)가

갑자기 전화해서... 나 ㅇㅇ동에 있는데 와라... 하시는 겁니다...

아... 그 시간이 새벽 1시쯤... 집에서 거기가는데 드는 택시비는 대충봐도 만원

만원도 없었던 저! 평소라면 못 가! 라고 할텐데 그 선배가 왠만하면 그럴사람이 아닌지라

뭔가 일이 있겠구나 싶어 일단 집에 있는돈 탈탈털어 택시를 탔습니다.(가진돈 7천원)

한밤중이라 차는 안 막히는데 이게 왠걸!!!

차가 안 막히니 신호가 속을 썩입니다. 마침 택시도 개인택시라서 그런지 세월아 내월아

소심했던 저는 어쩔 수 없이 나름 빨리 가달라는 독촉의 메시지를 어떻게 전할까

한참을 고민하던차에 핸드폰 알람을 1분뒤로 맞춰놓고 핸드폰이 울리자마자

마치 전화가 왔다는듯이 받아서

"응응! 그래 알았어 금방 갈께 쫌만 기달려! 빨리 간다니까! 응응 빨리 간다고!! 알았어"

이럼서 끊었죠... 은근히 빨리 간다니까에 악센트를 팍팍 넣어서

택시기사님도 약간 압박이 있었는지 은근 눈치를 보시더군요

"무슨일이 있나봐요?"

"아네...뭐 그냥... 빨리 가주세요..(거짓말하긴 그렇고 그냥 심각한듯한 표정연기만)"

"아 이거... 여자친구가 술취했다고 빨리 오라고 전화했나보죠?

"예? 예?"

"아 그럼 또 빨리가야지..."

제가 아니라고 말을 하기도 전에 신호에 걸렸음에도 불구하고 택시기사분이 속도를내어

신호위반을 하여 손살같이 달려갑니다... +_+ 빙고!!!

어차피 거짓말을 한것도 아니고 저는 아무 말도 안했으니...뭐 어떠랴 싶기도 하고

일단 신호 안걸리고 빨리 가니까 좋드라구요 그래서 가만히 있었죠

헌데 택시 기사분들 특징있잖아요 심심하신지 꼬치꼬치 말 많으신거

"여자친구이뻐요?" " 아네... 그....그렇죠? ㅎㅎㅎ"
"여자친구랑 뽀뽀는 했어요?" "예 뽀뽀요? ㅠㅠ 아 그게....긁적긁적"

점점 농도가 짙어지는 기사님... ㅠㅠ 여친도 없을땐데...ㅠㅠ

"아 이거 내가 실수를 했네 요즘 뽀뽀는 일도 아니지 ㅎ핳ㅎㅎ"
"아 예...ㅎㅎㅎ "

태어나서 처음으로 총알택시가 이런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회전구간도 브레이크 안 밟고 계속 가속해서 꺽어나갑니다...+_+ 

곧바로 안전벨트를 메고... 이래서 교통사고 나면 죽는구나 싶은 마음인데

기사분은 계속 말을 이어가십니다.

"요즘엔 뭐... 한 빠꾸리 뛰는건 일도 아니지...안그래요?"

"아...그게..."

그렇죠 이젠 여자친구 없다는 말을 하기엔 오해라고 말하기엔 너무 멀리 왔습니다.

최대한 맞장구쳐주는 수밖에 없습니다... 하하하 --;;

"에 뭐 그렇죠 뭐...하하하"

"이거 오늘... 여자친구 술 많이 취했으면...흐흐흐흐흐 "

"예?"

"오늘...뭐... 만리장성을 쌓아야지 안그래 총각?"

기사분의 농담이 점점 짙어집니다. 

저는 오늘 있지도 않은 그녀를 범해야 합니다... 하악하악...

"이게 말이야 요론 자세랑 요런 체위는 해봤나 모르겠네? ㅎㅎㅎ"

이젠 체위까지 친절하게 알려주시는 기사님... 

평소라면 20~30분정도 걸리는 거리가 논스톱으로 조금의 정지 없이 목적지까지 도착했습니다.

어느덧 선배가 혼자 술 마시고 계시다는 술집이 있는 동네입니다.

다급한 저는 더 이상 거짓말을 끌어가면 안되겠다 싶어

"기사님 다왔네요 여기서 세워주세요 ㅎㅎㅎ(옳지!! 이제 탈출이다!!! 민망해서 혼났네)"

"아니! 지금 여자친구가 술 취해서 쓰러져있는데 거기 앞까지 가야지!!!"

전 아무말도 한게 없는데 기사님은 혼자 상상의 나래를 펼쳐 있지도 않은 제 여자친구가

길바닥에 취해서 쓰러져 있답니다.

보통의 방법으론 이 과도한 친절을 거부할 수 없을 것 같아 저는

"아 죄송해요 사실은 돈이 딱 그거밖에 없어서 여기서 내릴께요 감사합니다."
(이럼 할 말 없으시겠지 ? ㅎㅎㅎ)

순간 몹시 험상궂은 표정 지으시는 기사분

"아 이럼 또 우린 또 미터기를 꺼버리지!!!!"

요금찍히는 미터기를 꺼버리시는 기사님... 

"갑시다 여자친구 있는데로 내가 고 앞까지 데려다 줄테니까는..."

아 진짜 말도 안나오고...정말 개 욕나올꺼 같은 상황...

저는 순간의 기지를 발견해 근처 백화점 앞 화단에서 부침개를 부치고 계신 한 여성분을 목격

"아 저기 쟤예요!! 영숙아!!!(울부짖으며) 오빠가 간다!!! 기사님 내릴께요"

"응 그래 어서가봐!!! "

요금을 내고 횡단보도 건너편에서 오바이트 부치고 계신 여자분에게로 달려가는 저...

여자분이 다행히 상태가 메롱으로 보입니다.

문득 뒤를 돌아보니... 흐믓한 표정으로 기사분이 저를 바라보고 계십니다...

뭐랄까 사명감에 가득찬 얼굴?

어떻게든 해야 가실것 같아 손을 흔들어봅니다. 

드디어 슬슬 출발하려는 택시... 거짓말이 들통나는것도 뭐하지만

택시기사님이 보여주신 친절을 배신하고 싶지 않은 마음에 

처음 보는 그녀(?) 곁으로 터벅터벅 걸어갑니다. 

사랑이 듬뿍담긴 충만한(?) 표정으로 ㅋㅋㅋ

그리고 천천히 멀어지는 택시... 후련한 마음으로 뭐 약간의 죄책감으로

돌아서려던 그 찰나...

'끼이이익!!!'

소리가 나더니 택시가 돌아옵니다.

불법유턴!!! --;;; 하악.!!

깜짝 놀란 저는 저에 그녀(?)를 지나치려던 걸음을 살짝 돌려서

길가 화단쪽에 널부러져있는 그녀의 등을 살짝 토닥거리며 말합니다.

"저기 괜찮으세요?(어차피 기사분은 못들으니까...ㅠㅠ 친한척만...)"

그리고 어느새 유턴을 한 택시는 저와 그녀(?)가 있는 곳 근처까지와서 멈춰서더니

천천히 택시 창문이 열립니다.

이윽고 운전석 쪽 창문으로 몸을 반이나 끄집어내신 우리의 기사님...

주먹을 불끈쥐고 외치십니다.

"총각 화이팅이야!!!!(번역하자면 : 오늘밤 만리장성 꼭 쌓아!!!)"

"네 화이팅!!!"

저도 주먹을 불끈해보이며 기사님을 향해 웃어보입니다.

할 일을 모두 마친 택시는 이제 떠나가고~

술취한 길바닥의 그녀도 부스스 정신을 차리고 저도 뻘쭘한 마음으로 발길을 돌리고...

모... 난처하긴 했지만 ... 모두가 해피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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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입니다... 무릇 거짓말은... 거짓말을 부르는듯...ㅋㅋㅋ

긴데 읽어주셔서 감사.

그치만 뭐 역시 기니까 읽다말고 밑으로 훅 내리셨을라나?

시간대가 그래서 이거 역시 묻히겠죠? 나름 재밌었는데...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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