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여기 나보다 나이 많은 분도 많겠지만 의식의 흐름 기법으로 반말 섞어가며 편하게 쓰겠습니당 이해부탁해요 ㅠㅠ
말했듯이 난 재수생이야 현역 때는 평균 백분위 95% 정도 나왔고, 부산상대랑 인하상대, 홍익상대 세 개 붙어서 부산상대로 갔어. 처음에는 굉장히 좋았어. 나 수능 공부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내가 이름도 잘 모르는 이상한 대학들 가게 될지도 모르고, 어쩌면 전문대를 가야할 지도 몰랐었거든. 그 상황에서 엄청나게 좋은 대학은 아니었지만 나름 알아주는 대학교 들어갔으니 내 자부심은 그야말로 하늘을 찔렀지.
근데 부산상대 다니면 다닐수록 뭔가 이건 아니다 싶은거야. 나 좀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한 번만 더 하면 좀 더 좋은 대학 갈 수 있을 것 같은데 싶은 마음이 계속 들었어. 그래서 생각하고 생각하다가 여름방학에서야 마음을 굳히고 부모님께 말씀드렸어.
부모님은 다행히도 내 결정을 존중해주셨고... 대략 7월달부터 한 4개월 정도 강남대성 다니면서 공부했었어. 그런데... 음, 중간에 들어가니까 뭔가 힘들더라. 커리큘럼도 중간부터 시작해야 해서 따라가는 것도 벅차고, 내가 강대 제일 높은 반이어서 반 등수가 거의 꼴찌였거든. 거기서 오는 스트레스도 어마어마했고...
결국 제대로 공부해보지도 못 하고 이제 수능이네... 지금까지 친 모의고사 점수들 대충 살펴보니까 올해도 기껏해야 성균관대 정도가 한계일 것 같아... 재수해서 성균관대 들어가봤자, 재수 비용에다가 1년 늦게 취업하는 데서 오는 손실 같은 걸 감안하면 성균관대 가는 것도 별로 좋은 선택 같지가 않아...
그리고 요새 들어서 문과를 선택한 거에 대해 엄청나게 회의가 들어... 이과 공부하면 더 잘 할 수 있겠다 이런 건 아닌데... 이렇게 열심히 공부해서 1년 낭비해가며 재수해도 기껏해야 이름 없는 기업에 들어가서 평생 쥐꼬리만한 월급으로 살아가기가 싫어 ㅠㅠ
그래서... 나 의사 되고 싶어 ㅠㅠ 솔직히 지금은 의사라는 직업에 대해 어떤 순수한 동기가 있는 건 아냐. 의사라는 직업에 따라오는 그 명예와 부가 부러워 ㅠㅠ 수능 점수 하나로 그만한 걸 얻을 수 있다는 게 너무나도 매력적이야; 그래서 아예 부산상대 자퇴하고 1년 생으로 수능 공부를 하고 싶어... 이거 미친 짓일까? 그냥 다니던 데 돌아가서 조용히 취업이나 하는 게 맞는 선택일까?
참... 내 인생인데 내가 결정도 못 하고 여기서 이러고 있다니 참 한심하다... 그래도 나 혼자서는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어... 누가 무슨 말이라도 좋으니 좀 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