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일반병이 싫어하는 음식? 급양병이 좋아하는 음식
게시물ID : military_2315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AVOST
추천 : 0
조회수 : 1314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3/06/04 17:11:24

제가 아직 따끈따끈한 10년도 군번으로 공군 비행단 급양병 복무를 했었거든요


지금 싫어했던 음식 글들 보니까 갑자기 생각나네요 ㅋㅋ

물론 제가 복무했을때의 기준이고 타부대는 어떨지는 모르겠네요.


제가 근무하면서 깨달은거죠. 사람들이 싫어하는건 우리를 편하게 해주는구나!


평일은 사실 왠만하면 다 밥먹으로 와서 일의 난도는 딱히 별차이 없습니다. (진짜 유별난 메뉴 제외하곤)


제 기준은 주말 토,일 혹은 공휴일 ㅋㅋ


이렇게 쉬는 날 급양병들이 바라는 메뉴는 똥국(카레)이나 혹은 짜장! 혹은 토끼를 기를 것 같은 풀밭메뉴

혹은 해물비빔소스 통조림! 혹은 비슷한 그냥 비빔밥 (육고기는 의외로 많이 좋아했습니다-전 실망했죠)

이 메뉴들은 만들기도 쉽거니와 처리하기도 매우 간단한 메뉴들입니다.



주로 이런 메뉴들이 나오면 사람들이 식당에 잘 안옵니다. 대부분 보급나온 컵라면이나 끓여먹던지 B.X나 가고 말지라는 생각

(급양병들도 그러니깐요 ㅋㅋㅋㅋ)

참고로 제가 복무했던 비행단에서는 2인1조로 비행단 식판을 다 설거지 해야했기에 않올수록 정말 행복했죠.


아 냉면이나 우동도 굉장히 급양병한테 좋았던 메뉴였습니다. 설거지하기에

뭐 묻어있는게 없어서 그냥 수세미질 없이 세젯물에 한 번 담궜다가 식기세척 기계에 넣어주기만 하면 기름때 없이 뽀도독 뽀도독


그래서 항상 이런 메뉴가 나오면 후임들이랑 [오늘은 쉬는 날이구나~] 이러면서 좋아했죠 ㅋㅋ 딱히 쉬는 날이 없어서 그냥

근무가 편하면 그게 쉬는날이 되는겁니다. (혹은 급양반장님이 평일인데 사정이 있어서 안나오는 날도 쉬는 날ㅋㅋ)



반대로 일반병들이 좋아하면 그건 또 급양병들이 싫어하죠 ㅋㅋㅋㅋ

대부분 빵식을 안좋아하신다고 하셨는데 제가 복무했을때는 희한하게 아침 주말에 빵식을 먹으려는 사람들덕에 영화 28일후를 찍어야만 했습니다. 주말아침인데 굉장히 바빠지죠. 계속 빵을 채워주고 치즈도 갈아주고 패티하고 치즈 부족해질까봐 1개 더 가져가는 아저씨 걸러내고, 그럼 또 눈치 준다고 눈에서 빔 한번 맞고 ㅋㅋㅋ(그게 내 일이라고!)



탕수육하고 치킨도 비슷합니다. 얼마전에 진짜사나이 보는데 탕수육 조리하는 모습이 나오더라고요.

제가 근무 했던 곳 도 원래는 돼지고기 or 닭고기를 한 번 삶고 튀김가루랑 밀가루랑 대충 섞어서 기름에 튀기는거였는데..................


그 놈의 인트라넷이 뭔지 또 그 놈의 급양회의라는게 뭔지

급양 회의였는지 정확한 명칭은 잘 생각이 안나는데 일주일에 한 번씩 부사관홀에서 급양영양사 군무원분하고 각대대 으뜸병사하고

모여서 급양에 대해 피드백을 받는 회의를 해요. 그때 탕수육이 식어서 딱딱 하다느니 치킨도 그렇고 먹기 힘들다더니 이런말이 나와서



그때부터 조리 방법이 달라집니다. 고기를 미리 해동을 해놓고 (닭고기 같은 경우는 전날에 미리 큰수조에 넣어서 해동시킵니다.)

안삶고, 튀김가루가 아닌 튀김 반죽을 만들어서 거기에 묻혀서 튀기기 시작했죠....

탕수육도 원래는 소스에 비벼서 나가는건데 굳는다고 소스도 따로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나가니 사람들은 정말 좋아했고 28주후 좀비가 빵식에서만 나오던 것이 이때도 출몰하게 됐습니다.

(그것도 평일 점심때 정말 피크입니다)


-[아저씨 좀만 더 주세요] 

+[없어요] 

-[에이 아저씨 앞에 사람은 이~만~큼 주고 전 이 맨~큼 주고 좀만 더 줘요]  

+[(내가 보기엔 똑같은데...)] - 하면서 1,2개 더 주고 패스하고 ㅋㅋ




근데 이 중에서도 일반병도 그렇고 급양병도 그렇고 싫어하는 음식이 몇개 있습니다.


대표적인게 생선튀김 혹은 생선국


이건 잘도 안먹거니와 먹는다 해도 모호한 짬의 양..... 그리고 그걸 처리해야하는 막내 애들들....

또 그거 굳이 다 먹게 해야하는 고참들....


그냥 첨부터 안가져갔음 모르겠는데 가져가놓고 거의 손도 안된 상태에서 버릴려는 사람들을 고참이나

급양감독하는 간부들이 걸러내게 됩니다.


제가 근무했던 급양중대에서는 급양반장님이 한 번 폭주를 하셔가지고 원래 수요일에만 잔반 없는 날인데

남겨지는 짬의 양과 급양병들의 불만에 각성을 하시고 365일 잔반없는 날을 시행하셔서 이렇게 잔반을 남기는 사람을 걸러내야 했습니다.


(물론 뼈나 아예 못 먹는 것들은 따로 버리게 마련해둡니다. 참고로 이 룰은 부사관홀 부사관들에게도 적용됐습니다. 부사관들도 잔반 어마어마하게 남기거든요. 한 번은 급양반장님이 또 폭주하셔서 부사관홀에서 짬 안되는 부사관들에게 잔반 남기면 알아서 하라고 하신적도 있었습니다. 급양반장님이 비행단에서 좀 유명합니다. 부대내에 인맥도 넓고 짬도 많이 차셔서.. )




그리고 맛있는 메뉴가 나와서 조리하는 중에 영양사분 지나가면서 가끔 놀리시도 합니다. 

(참고로 급양중대 군무원들 분과는 말을 편하게 합니다.)


+[X주사님! 하아.. 오늘 메뉴 왜 이래요...ㅠㅠ 치킨이 왠말이에요?!]

-[어 왜? 맛있잖아~]

+[맛을 떠나서 힘들어요. 풀떼기만 나오게 할 수 없어요?]

-[야 내가 정하니? 육군쪽에서 정하는건데~ 야 내일은 탕수육 나온다~]

+[.......!!]-(옆에서 같이 근무하던 말 없던 후임의 분노의 삽질)







-끝으로 혹시 공군 46112 특기번호라고 너무 좌절하지 마세요 ㅋㅋ 굳이 46112가 아니었더라고 어딜가나 자기가 근무하는데는

제일 힘든 곳이니깐요. 운이 좋은 케이스여서 급양반장님 좋은분 만나면 부서장 권위로 급양병 솰라솰라 해서 위로휴가 두둑히 받을 수 있답니다! (물론 운이 좋다는 가정하에요... 제가 그랬지만요ㅎ)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