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러닝 식 체계는 엄밀히 말하자면 인공지능이 아닙니다. 도구나 인간을 돕는 쪽으로만 쓰일 가능성이 아주 높아요. 누가 뇌장벽을 물리적으로 구현한 컴퓨터를 만든다면 모를까 복합적 기능을 만들어 넣다간 다 엉망이 될 겁니다. 물론 간단한 반복 작업만으로도 인간들이 하던 일의 반쯤은 모두 도맡아 할 수 있겠죠. 또한 기계라서 어쩔 수 없는 오류, 논리적 연산에서 자료가 지닌 오차 등등을 거르고 판단하는 것도 어려운 일일 겁니다.
알파고는 바둑두는 인공지능입니다. 좁은 의미의 인공지능에는 부합하지 않겠으나, 넓게 보면 인공지능이라 해도 무방할 겁니다.
알파고의 등장은 인간의 배타적인 영역이라 여겨졌던 '추상'의 영역을 기계가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격하했다는데서 의미가 있습니다. 앞으로는 예술이나 번역 등에서 기계가 활약할 여지가 훨씬 넓어질 수 있다는 의미가 되겠지요. 물론 스스로 진화하는 인공지능까지 도달하려면 꽤 오랜 시간이 필요할지도 모르겠군요.
다만 기계의 강점이자 약점이라면 '실수를 할 수 없다'는 점이 될 겁니다. 이 부분은 인간이 꽤 오랫동안 조율해야할 모순이 될 겁니다. 나머지 분야는 글쎄요, 의외로 쉽게 극복해버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알파고의 등장은 그 정도로 충격적인 사건입니다. 물론 선택지가 제한되고 완전한 정보를 제공하는 바둑판은 현실과 상당히 다르겠지만... 이건 인간이라고 아주 대단한 해법을 가진 영역도 아니고 그래서 뭥;
솔직히 충분한 시간과 뛰어난 성능을 지닌 기계만 있으면 기보보고 바둑두기는 쉽다고 봐요. 이미징 처리도 상대적인 체계를 비교한다는 것을 수학적으로 이해했기에 가능한 것이고 말이죠. 알파고는 점수 차이를 감지하여 수를 비교했고 최적의 조건을 보이는 수를 골라 두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이게 판단을 연산의 영역에 가져왔다 말해야 하는지 아님 범위가 늘어나는 앞으로는 정확한 정보가 없이는 기계마다 성향이 차이나서 도구가 아닌 오히려 혐오의 대상으로 비춰질지도 모른다고 해석해야 하는지 헷갈리네요. 어느 시점에서는 매트릭스에서 비춰지는 암호화된 현실을 향해 한발짝 나아간 것 같기도 하고 아마 제가 제대로 판단을 못 내리고 있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