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이런 법원이 어디 있습니까"> 

(광주=연합뉴스) 여운창 기자 = "대낮에 공무원이 술 냄새 풍기며 근무하고 민원인을 무시하는 법원이 아직도 있는 줄 몰랐습니다"

경매물건에 대한 인도명령신청서를 제출하기 위해 19일 낮 12시30분께 광주지방법원을 찾은 엄모(39)씨는 4시간 동안 법원에서 당한 일로 분을 삭이지 못했다.

엄씨는 법원 정문에 들어오면서부터 기분이 상했다. 함께 온 친구와 자신을 고압적인 태도로 '어이'하며 부르는 정문 직원들 때문에 깜짝 놀랐다.

엄씨의 수난은 민원실에 신청서를 접수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인지대와 송달료를 옆 고등법원 건물 1층 은행에 내고 오라는 민원실 직원의 말을 듣고 은행에 간 엄씨는 30여분을 기다린 끝에 "송달료 금액이 적혀있지 않다"며 다시 민원실로 가라는 안내를 받았다.

송달료 금액을 적어 은행으로 되돌아 간 엄씨는 30여분을 또 기다린 끝에 송달료를 납부하고 민원실로 되돌아 갔지만 민원실에서 '500원짜리 인지를 사오라'라고 하는 통에 다시 은행에 가야만 했다. 

고법과 지법을 왔다갔다해 화가 난 엄씨는 인지를 구입해 민원실에 갖다 준 뒤 지법 경매계로 갔지만 그곳 직원으로부터 다시 민원실로 가라는 어이없는 말을 들어야 했다.

술 냄새를 풍기는 경매계 직원이 "대금완납증명서에 금액이 적혀져 있지 않다"며 민원실로 가라고 하자 엄씨는 결국 화가 폭발하고 말았다.

경매계 직원과 말다툼이 크게 일어 112신고까지 한 엄씨의 친구는 고등법원에 있는 감사과에 이를 알리러 갔다가 턱으로 사무실을 안내하는 1층 직원의 태도에 할 말을 잃었다.

엄씨는 "공무원이 술 냄새를 풍기며 민원인을 이런 식으로 대할 수 있느냐"며 "오락가락 '지시'에 3시간이나 허비하고 법원직원들로부터 인격적인 무시까지 당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해당 직원은 "점심시간에 반주를 조금 한 것은 사실이지만 반말은 하지 않았으며 단지 서류에 미비점이 있어 민원실로 가라고 했을 뿐이다"며 "그 전에 3시간 동안 헤맸는지 모르지만 경매계에 있던 시간은 5분 정도 밖에 안된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