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의 절반 이상을 회사에 매여 있는 한국 직장인들의 업무시간과 강도는 지구촌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혹독하다. 하지만, 이렇게 직장인들이 죽어라 일해도 국가경제는 크게 나아지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낮은 노동생산성도 주원인 중 하나다.
26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15년 한국 취업자 한 명의 1시간 노동생산성은 31.8달러였다. 1시간을 일했을 때 약 3만5000원 상당을 생산한다는 의미다. 이는 OECD 35개 회원국 중 28위로 거의 바닥에 가까웠다.
1위는 81.5달러의 룩셈부르크로, OECD 회원국 중 유일하게 80달러 이상의 노동생산성을 기록했다. 한국의 두배가 훌쩍 넘는다.
이어 노르웨이(78.7달러), 아일랜드(77.9달러)도 최상위권을 차지했다. 이어 벨기에(64.4달러), 덴마크(63.4달러), 미국(62.9달러) 등 5개 국가의 취업자는 시간당 60달러 이상의 생산성을 나타내 한국의 2배에 달했다.
50달러 이상을 기록한 국가는 독일(59.0달러) 등 6개국, 40달러 이상은 캐나다(48.6달러) 등 5개국이었다. OECD 평균은 46.6달러였다.
한국의 노동생산성은 1인당 연간 평균 근로시간과 비교하면 더욱 저조하다. 2015년 말 기준 한국 취업자 1인당 연간 평균 근로시간은 2113시간으로 OECD 회원국 평균 1천766시간보다 347시간 많았다. 개인의 삶과 가족을 포기하면서 까지 일에 매달리지만 성과는 미미하다는 의미다.
결국 생산성 향상 없이 일은 일대로 하면서 경제는 나아지지 않는 저성장 기조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권에서 추진하고 있는 근로시간 52시간 단축이 생산성 향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는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소한 야근이나 휴일 근무를 할 것으로 미리 생각해 비효율적으로 일했던 부문에서는 생산성이 향상하리라 전망했다. 연간 노동 시간이 2500시간에 달했던 2000년대는 OECD 노동생산성 순위가 단 한 번도 20위권에 들지 못했지만, 주5일제가 보편화한 2013년 28위로 오른 점도 이러한 전망에 힘을 실리게 한다.
황수경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생산성 향상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생산기술이지만 우리 사회는 근로시간 관리가 철두철미하게 되지 않고 있다”며 “근로시간 단축으로 관리가 효율화된다면 생산성은 향상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