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적절히 야자를 빠져지고 친구와 버스를 탔습니다.(수시를 쓴 고3은 눈에 뵈는게 없다는 이론에 따라서.) 그 친구와의 사이는 친하지도 나쁘지도 않은, 딱 '단지 동급생' 수준의 친구였습니다.(대충 어느 정도인지 아시겠죠?) 서로 공감할만한 대화주제가 없어서 심심했던 우리는 한마디하고 침묵, 한마디하고 침묵이라는 지겨운 대화법을 이어갔습니다. 버스는 20~30분 정도 타야 집에 도착하기 때문에 그 시간은 너무 지루했습니다. 그런 지루함을 마음껏 만끽하다가, 그 친구녀석이 난데없이 지갑을 꺼냈습니다. 뭔가 뒤적거리는 걸 보니 사진을 찾고있었던 것 같았습니다. 실제로도 사진을 찾고 있었구요. 친구녀석이 힘겹게 꺼내놓은 사진은 바로, [여친과 키스를 하고 있는 포토스티커]였습니다. 그리고는 뭐가 그리좋은지 절보며 씨익 웃더군요. 분명 제가 18년 솔로인걸 알고 있을텐데도 말이죠. ...오늘은 제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살인충동을 강하게 느낀 날이었습니다. 지금 짜증나서 숙제도 손에 안 잡힐 지경이네요...-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