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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humorstory_27037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LGD★
추천 : 2
조회수 : 914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1/12/28 13:37:48
안녕하세요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다름이아니라 조울증이 그냥 무시해야할 질환이 아니라는걸
알려드리려고 씁니다.
제 아버지는 1944년생이십니다.
한국전쟁을 겪으시고 격동의 70-80년대를 겪으시며 반세기를 한국에서 배우지 못하신 채
하루하루 사셨습니다. 정말 정말로 악착같이.
1남 1녀중에 둘째인 저는 지금 회사에서 근무하고 누나는 영어교사입니다.
저는 지금 외지에있고 누나는 결혼을해서 자기 살림이 바쁘다보니 집에 제대로 신경 쓸 시간이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추석 전에 제가 집에 내려갔는데 아버지가 조금 다르셨습니다.
식사를 하시는데 반찬의 위치를 계속 옮기시고
한 자리에서 10분이상 앉아있지를 못하셨습니다.
그리고 평소에 10원도 아끼시는분이 갑자기 저한테 70만원을 달라고 하셔서 놀랬습니다.
돈을 드린 다음날 아버지는 갑자기 이것저것 공구를 사오시는겁니다.
정말 평소에 잘 쓰지않는 그런 공구를... 그래서 왜 사오셨냐고 여쭤보니
'집을 새로지어야겠다. 돈 좀 더 줘라..' 이러시는겁니다.
더 기가 막힌건 아버지가 2틀째 잠을 안주무시는겁니다..
3일째 되는 날 아버지랑 목욕탕을갔는데 눈물이 너무 나서 참을 수 없었습니다.
분명 62~3kg 나가시던 분이 52kg가 나가시는겁니다.
10kg.. 젊은 사람한테는 10kg는 얼마되지 않겠지만 노쇠하신 어른들한테 10kg는 정말 큰 차이입니다.
그래서 병원을 모시고갔는데 의사 선생님이 조울증이라고 하시더군요...더불어 영양실조까지..
조울증은 대부분 20~30대에 나타나는데 이런 아버지 같은 경우는 흔치 않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제가 왜 그럼 제 아버지는 지금 이런 질환이 나타나는 걸까요? 라고 물어보니
'어렸을때 아버지께서 하고싶으신 일 대신에 원치 않는 일들과 과도한 스트레스 피로 , 끼니를 자주 거리시는 일이 몇 십년동안 쌓여서 이렇게 발병한거같습니다' 라고 하시더군요.
갑자기 이 말을 들으니 또 눈물이 왈칵 나면서 집에 쌓여있는 공구들과 시멘트들, 모래들이 생각이났습니다.
아버지는 어머니와 제게 집을 지어주고싶으셧던 겁니다..
정말 어머니와 부둥켜안고 펑펑울었습니다 아버지는 막노동을 하셨는데. 현장에서 새참으로 빵이 나오면 저 주시려고 가방에 넣어오셔서 주시고 그랬습니다.
제가 혹시나 밖에 나가있으면 안드시고 꼭 챙겨주시고..
20년동안 현장에서 얼마나 고생하셨을까요. 여름에는 시멘트 독과 땀띠에 얼마나 힘드셧을까요, 겨울에는 매서운 추위와 배고픔에 얼마나 고생하셧을까요.....
지금도 사무실에서 눈물이 나네요...
여러분 조울증 우울증 방치해두지 마시고 꼭 병원가세요...
몇일전에 조울증과 관련된 글을 보고 이렇게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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