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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탈이 빠개진 기념으로 중단했던 마마마 팬픽 써보기.
게시물ID : animation_23335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EVANGELION
추천 : 1
조회수 : 408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4/05/25 19:45:03




01

이름은 그러했다.

 

이현.

 

남성과도 같음을 초등학생이 되어야 깨달았다. 사실 왜 남성 같았는지는 나도 모를 일이다

남성 같음이라는 건 대체 무슨 소리일까. 이현이라는 이름에서 남성의 그곳이 연상되는 변태들이 득세하는 나라라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음란함의 왕국인가보다X지 같은 이름이면 모르겠으나. 나에겐 아직도 납득되지 않는 X 같은 이유였다. 여기서 X의 뜻에 대한 이상한 오해는 하지 않기를 바랄 ᄄᆞ름이다. 아니, 따름이다. 오ᄐᆞᄃᆞ. 지금은 훈민정음 시대ᄀᆞ 아니ᄃᆞ. ᄒᆞᆫ글은 오ᄐᆞ가 ᄆᆞᆭᄋᆞ서 ᄌᆞᆨᄀᆞ놈의 ᄌᆞWI를 떼어버려야 정신을 차릴지도 모르는 일이다. 이래서 새벽에 글을 쓰는 것은 누구에게나 무리라고 하는 거다. 오ᄐᆞ도 못 알아보는 작가라니 3.

정작 쓰고 보니, 쓸모 없는 아래 한글은 웹에서는 또 지원이 되지 않는 모양이다. 독자들 죄송합니다. 멍청한 작가가 호환성은 죽어도 생각하ㅣㅈ 않아요. 이딴 오타나 내면서 출판되길 바란다니, 염라대왕 앞에서 거짓말 한 죄로 평생 논밭이나 되어봐야 자기 처지를 깨닫게 될 축생인 듯 합니다. 큐베인가. 양심이 없음은 이런 자를 지칭하는 가장 올바른 표현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름은 한자가 아닌 현. 중학생이 되어서 의미를 알았다. 의미인지, 의의인지는 모를 노릇이다, 학교의 한문 수업 숙제였다.

자기 이름과 부모님 이름을 한자로는 쓸 줄 알아야지?”

50줄 넘어가는 선생께서는 순수 한글 이름이 있다는 것도 몰랐을지도 모를 일이다. 누렇게 빛바랜 한자사전을 보았으나, 뒤졌으나, 돌려봤으나 옥편을 알지 못해 나는 이름을 찾지 못했다. 나의 아버지라는 사람은 내 이름을 알려주었다. 한자가 아니며, 동시에 한자인 이름을. 14년 동안 불렸지만, 그러기에 몰랐던 나의 이름. 손으로 쓴 것이 아닌 잉크-아니 레이저인가-프린터로 인쇄된 거멓게 타오르는 문자가 보였다. 하나하나 뜻을 읊어주었던 아버지였다.


현재에 충실하라고 現

세상의 활시위가 되라고 활시위 鉉

똑똑하라고 賢

외로움을 알라고 玄

줄의 아름다움을 위한 絃

이외에도 너 다섯개 더 있었던 기억이 있다. 떠오르진 않는다. 다들 가져다붙인 소리일 뿐이었으니 기억에 남을리가 만무하다. 


모든 뜻을 담으라고 하였다고 한다. 그 땐 좀 아버지가 멋있어 보였으나, 곱씹어볼수록 웃긴 일이다.

내가 김수한무 거북이와 두루미 삼천갑자 동방삭 치치카포 사리사리센타 워리워리 세브리깡 무두셀라 구름이 허리케인에 담벼락 담벼락에 서생원 서생원에 고양이 고양이엔 바둑이 바둑이는 돌돌이 개그가 사라지던 시절에 태어났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아버진 그런 썰렁개그를 언제나 사랑해왔고 꾸준히 해오셨으니까.

김수한무 거북이와 두루미 삼천갑자 동방삭 치치카포 사리사리센타 워리워리 세브리깡 무두셀라 구름이 허리케인에 담벼락 담벼락에 서생원 서생원에 고양이 고양이엔 바둑이 바둑이는 돌돌이가 모든 의미를 담기 위해 늘어졌다면

수한무 거북이와 두루미 삼천갑자 동방삭 치치카포 사리사리센타 워리워리 세브리깡 무두셀라 구름이 허리케인에 담벼락 담벼락에 서생원 서생원에 고양이 고양이엔 바둑이 바둑이는 돌돌이를 한 문자로 줄인 것이 나의 이름이었다. 별 좋은 뜻은 다 집어넣었네,쓸데없이


그렇게.

그렇게,


이현이었다

손으로 쓰는 나는 전생에 무슨 죄를 지어 이걸 다 쓰고 있는지 모르겠다

누군가는 대학생들의 친구라는 컨트롤V를 사랑하기에 간단하겠으나

김수한무 거북이와 두루미 삼천갑자 동방삭 치치카포 사리사리센타 워리워리 세브리깡 무두셀라 구름이 허리케인에 담벼락 담벼락에 서생원 서생원에 고양이 고양이엔 바둑이 바둑이는 돌돌이는 누구나 강제로 세 번쯤 쓰면 쌍팔년도 개그를 저주하게 되는 상황에 놓일 것이라 확신한다

나중에 아버지가 쌍팔년도 썰렁개그를 한다면 잘라버리겠다고 협박을 해야겠다

이런 김수한무 거북이와 두루미 삼천갑자 동방삭 치치카포 사리사리센타 워리워리 세브리깡 무두셀라 구름이 허리케인에 담벼락 담벼락에...젠장 그만해. 내 이름은 이현이라고.


現 鉉 賢 玄 絃.


다시 들여다본 그 즈음을 나는 기억한다. 약간은 따뜻한 종이 한 장. 각각의 한자를 들여다보던 그 때를 기억한다. 슬펐는지 기뻤는지 놀랐는지 지금은 모를 일이었다. 어느 쪽이든 기억엔 없었기에 기억에 남아있었다. 감정을 동반하지 않는 기억은 기묘했고, 미묘했다. 을 타는 듯 했다.

어찌되었건, 사실 ᄒᆞᆫ글 프로그램에서 한자를 누르면 나오는 순서대로 적어줬는지는 모를 일이다. 별 뜻이 없더라도 부여하는 의미가 있다면 땡이니까. 그러한 어머니였고 아버지였으니까. 그것을 소중히 들고 가서 열심히 설명했던 한문 수업이 아닌 ᄒᆞᆫ문 수업은 그러했다. 내 것이 아닌 ᄒᆞᆫ글의 ᄒᆞᆫ문이었으니까. 출판본에서는 제대로 나올 것이니 아쉬워 말라.


양친의 성은 같았다. 오얏. 어느 왕조의 것. 조용한 아침.

내가 좋아하는 풍경의 이름과도 닮았다.

누군가의 몇 대손. 두 분 모두 18대손. 욕설 아니다. 조심하자. 28대손보다는 나을지도 모르겠다. 

양친의 성이 동일하다는 점은 매우 큰 장점이었다. 두 분이 이혼해도 나의 성은 유지되기 때문에, 어딘가의 고양이 언니처럼 성에서부터 정체성을 찾을 수 없는 분과는 몇 백배 낫다. 게다가 성만 따로 부르는 문화가 없는 이 좁은 나라에 산다는 것도 나의 정체성에 대한 위험성을 평가 받을 강제성은 없다고 봐야겠지.

어찌되었건, 겹치는 양친의 성은 확고했고, 확신하듯이 내 이름은 2이 되었다. 아니, 이현인다. 장난치기 좋아하는 친구들은 콩현이라고도 하던데. 이가 2개였기에 중복이라고 그러했다. 부모님 성 2개가 2로 중복이니 콩이 적당하다고.

 중복. 뒷북과는 다른 의미라고 해야할까. 둥둥둥. 종북이 아니다.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

현실인지 검은 것인지 줄타기인지 알 수 없는 이름의 모습. 이름의 뜻. 이렇듯 중복되며 어떠한 의미도 제대로 발현되지 않는 이름은 슬펐다. 미리 알고 있었던 듯이 지어진 이름인가 싶을 정도로, 나는 그 어떤 것도 달성하지 못한 채 중단되어 있었다. 한자의 현은 그 어느것도 현실화되지 않아 있어서, 나의 이름은 언제나

 

당황스러웠

 

힘겨운 이름이었다. 그런 가치는 당황스러웠다. . 이현. 당황스러운 이름이라는 것은 그러했다. 겹치는 이 문제였던 것일까. 표현하자면 당현, 이황. 이황이라는 이름이 괜찮았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5천원 같기도 하고, 누렇기 때문에 콩현이라는 별명도 어울리겠지.

퇴계 콩황 님은 하셨으니 훔쳐보는 듯한 인격의 이씨와는 어울리지 않으려나. 천국에 계시니 고소 들어오면 합의 보기도 힘들 노릇이다. 아니 옥황상제 앞으로 가능할지도. 미안합니다, 스미마셍, 쏴리 콩황 님. 그래도 예전에는 대왕님께 밀려서 콩라인이었는데, 후배 어머님께 밀려서 3등이 되셨네요. 그래도 아직은 누렇게 뜬 얼굴을 보니 건강하신 모양입니다. 앞으로도 미천한 후손에게 축복을 내려주세요.








평가 요로시쿠.


정신나간 초반 분위기가 어느 정도 테마입니다.


제가 글을 재미있게 쓰는 능력이 떨어집니다. 진지하고 우울하게 쓸줄은 알아도, 남들을 즐겁게 하는 글은 잘 몰라서 나름 시도해본건데..


그런 쪽의 평가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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