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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 그녀는 시체입니다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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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thqdn화
추천 : 1
조회수 : 22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12/30 19: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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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이야기 -
[자작]그녀는 시체입니다 1 :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readers&no=23001&s_no=11342061&kind=member&page=1&member_kind=total&mn=433749
 
[자작] 그녀는 시체입니다 2 :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readers&no=23101&s_no=11381904&kind=member&page=1&member_kind=total&mn=433749
 
[자작] 그녀는 시체입니다 3 :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readers&no=23200&s_no=11419067&kind=member&page=1&member_kind=total&mn=433749
 
[자작] 그녀는 시체입니다 4 :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readers&no=23311&s_no=11454551&kind=member&page=1&member_kind=total&mn=433749
 

 
지율은 병원 지하로 발걸음을 옮겼다. 병원 지하는 지율이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뼛속까지 느껴지는 기분 나쁜 냉기가 감돌았다. 주 씨의 말대로 그기 있는 곳은 찾기 쉬웠다. 시체안치소. 지율은 얼음 같이 차가운 철문을 밀었다. 철문 안쪽에서 어스름한 푸른 빛이 흘러나왔다.
 
왔는가?”
 
주 씨가 기다렸다는 듯이 앉아있었다.
 
결심은 섰고?”
 
지율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려? 그래도 일단 해보고 결정혀. 이게 마음만 먹는다고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니까. 가져오란 건 다 가져왔고?”
 
, 여기요.”
 
지율은 검은 봉투 안에 든 소주 2병을 꺼내보였다.
 
그럼 들어가기 전에 일단 한 병 따고 시작하자고.”
 
벌써부터요?”
 
이거 처음 할 땐 맨정신으로 못해.”
 
하지만...”
 
주 씨는 지율이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안다는 듯이 그의 말을 끊었다.
 
괜찮으니까, 쭈욱 들이켜.”
 
지율은 주 씨의 말이 못 미더웠지만, 하는 수 없이 깡소주를 들이부었다. 소주의 알싸함이 목구멍을 넘기자 이내 위가 맹렬히 타들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그럼 이제 조심해서 따라 들어와.”
 
주 씨는 방 안쪽의 또다른 문을 열고 들어갔고, 지율은 비틀거리면서 그의 뒤를 따랐다. 문 안쪽은 바깥과는 달리 밝고 환했다. 그래서 그런걸까. 술기운 때문일지도 모르지만, 지율은 좀 전까지의 불안함은 더 이상 느껴지지 않았다.
 
생각과 달라 놀랬나?”
 
, ... 생각보다 더 밝은데요? 할 만 하겠어요.”
 
주 씨는 지율의 말에 피식 웃으면서 말하였다.
 
그것도 지금뿐일끼다.”
 
방 한쪽 벽면에는 작은 냉장고처럼 보이는 문들이 다닥다닥 붙어있었다. 그리고 방 가운데에는 철제 침대가 하나 있었다. 침대 위에는 하얀 이불을 덮어 쓴 무언가가 누워있었다. 지율은 그 무언가무엇인지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주 씨는 이불을 들추면서 말하였다.
 
함 닦아봐라. 오늘은 이것만 하면 된다.”
 
이불을 들추자 침대 위에 누워있는 시체가 한 구 있었다. 순간 지율은 술이 확 깨는 것을 느꼈다.
 
...걸요? 제가요? 닦아요?”
 
말 똑바로 해라. ‘이 아니고 이다. 닌 이게 뭐 쉬운 줄 알았나? 이 일은 닦는 거에서부터 시작된다. 이것도 못하면 아무것도 못한다.”
 
주 씨는 깨끗한 헝겊을 지율에게 건내주면서 말하였다. 헝겊을 받아든 지율의 손은 떨리고 있었다.
 
, 어떻게 닦으면 되는 거예요?”
 
사람 닦는데 무슨 방법이 있겠나? 걍 닦으면 되지.”
 
지율은 고개를 끄덕이고 시체 머리맡에 다가섰다. 그러자 주 씨가 그런 지율을 막아서면서 말하였다.
 
시체 닦는 건 위에서 아래로 하는 게 아니고, 그 반대다. 발끝에서 정수리로 닦아 올라가는거다.”
 
지율은 주 씨의 말대로 발에서부터 시작하였다. 구석구석 꼼꼼하게. 한참을 닦다보니 등줄기로 뜨거운 땀이 흘러내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지율의 머릿속에는 닦는다는 행동에 대한 생각만 떠오를 뿐 다른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드디어 끝이 보이기 시작하였다. 이제 남은 부위는 머리뿐이었다. 이제 머리만 남았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지율의 두 눈에는 자신이 닦던 사람의 얼굴이 보였다. 질끈 감은 두 눈과 굳게 닫힌 입, 주름진 피부. 지금 여기 누워 있는 사람은 지율이 며칠 전 구급차로 병원에 태워 온 노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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