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은 대한의 어느 학생이 쓴 글입니다. >> 예전에 어디서 퍼서 내 홈피에 올려놨었던걸, >> 요즘 자유게판에 팔쌈들이 좀 보이길래 다시 올려요 ^ ^
난 1983년에 태어나 2002학년도 수능을 본 이른바 이해찬 1세대다. '합법적인' 보충수업도 받지 않았고 야간'타율'학습도 하지 않았다. 선배들보다 내가 쓸 수 있는 시간이 훨씬 많아진 셈이다. 덕분에 난 중학교 때부터 해 오던 웹진 만드는 일도 계속 할 수 있었고, 하자센터의 여러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도 있었으며, 홈페이지도 마음껏 만들 수 있었다. 물론 난 흔히들 말하는 '단군 이래 최저 학력' 집단에 포함되기도 한다.
그러나 어른들이 만들어낸 학력이라는 기준, 수십 년이 지나도록 바뀌지 않은 그 기준에 의해 판단했을 때만 우리가 가장 못났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 뿐이지 새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기준, 일방적으로 받아들이는 죽은 지식이 아니라 직접 체득한 산지식이 얼마나 되는가를 기준으로 삼는다면 나를 비롯한 이해찬 1세대들은 단군 이래 가장 잘난 이들이라고 판명될 것이다.
산지식. 그것이 우리의 경쟁력이다. 앞에서 쓴 내가 운 좋게 할 수 있었던 일들이 모두 산지식으로 축적된 것이다.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보충수업을 하고 밤늦게까지 학교에 남아 공부했으면 단군 이래 최저 학력이라는 말도 듣지 않았을 테고 갑자기 어려워진 이번 수능에서 당황하지도 않아 더 좋은 대학에 갈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난 대신 산지식을 얻었다. 아깝게 버릴 뻔했던 3년의 귀중한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게 됐다.
난 더 큰 것을 얻었기 때문에 학교 공부를 덜 한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올해에 대학에 못가면 재수를 할 수는 있다. 그러나 산지식은 언제나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래서 고마워한다. 내가 이해찬 1세대라는 것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