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게시판과 결혼 게시판중 고민하다가 육아게에 글을 씁니다.
남편이 예전부터 작은 거짓말을 많이 하는데요.
정~말 지적하기도 애매한, 거짓말이라고 하기도 애매한? 말을 많이 합니다.
1. 저녁 뭐 먹었냐고 물어봤을때 "집에서 먹었어" 라고 말했는데 집에서 안먹음.. 알고 보니 편의점에서 삼각 김밥 먹었대요
(전후 사정 설명하기 귀찮으니까 그냥 대충 둘러대는 거짓말 같음)
2. 휴가 날 시어머니와 통화하면서 휴가라고 말 안하고 회사에서 밤새고 왔다고 말함
3. 주말에 친구가 놀자고 불러낼때 선약이 있어 못갈 경우, 못가는 이유를 거짓말 함
(보통 회사 출근한다고 제일 많이 해요)
대표적인 것을 적었지만 상당히 빈번하고 남들 뿐 아니라 저에게도 이런 식의 거짓말을 많이 합니다.
아주 치명적이지 않아서 지적하지 않고 그냥 넘어가지만요.
(오히려 정말 중요한 일들은 거짓말 안하고 잘 이야기함..)
그런데 몇일전에 한 모임 단톡방에서 남편 글을 보고 조금 생각을 다시하게 되었습니다.
모임의 구성원 중 한분이 전체 멤버에게 고구마를 나눠주셨습니다.
늘 그런 것들을 주고 받는 터라 큰 일은 아니었지만, 감사히 받고 집에 돌아왔는데
남편이 저녁때 단톡방에 "고구마 잘 먹었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남겼더라구요.
근데 저흰 고구마 안먹었거든요.
아무도 고구마에 대해서 언급도 안했는데 먼저 이렇게 말한거에요.
이건 대체 뭘까.. 나눠준 그 사람 기분을 좋게 하려고 그런것 같긴 한데
너무 심한것 같아서요.
아이를 낳아서 기르다 보니
남편, 그리고 아빠의 이런 모습이 과연 아이에게 아무 영향을 주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자꾸 하게 됩니다.
전 어릴때 부모님이 너무 엄하시고 혼나기도 많이 혼났는데
놀고는 싶고..해서 정말 거짓말 많이 했어요.
제가 거짓말 해도 동생들이 바른말해서 걸리니까 동생들이랑도 말 맞추고
걸렸을 때를 대비한 거짓말도 준비해놓고(덜 혼날만하게)
하여간 거짓말 하는데 도가 텄었어요.
(반대로 저희 엄마는 거짓말 알아보는데 도사가 되고..
처음 남편 만났을 때 남편의 저런 작은 거짓말을 귀신같이 알아내더라구요..)
설명 하기 귀찮을때 그냥 둘러대거나 하는 것.. 그런게 얼마나 마음 편한지도 잘 알아요
그래서 오히려 전 거짓말 안하려고 노력합니다.
차라리 민망하고 귀찮은 상황이 발생할거 뻔히 보여도 거짓말은 안하려고 합니다.
한번 시작하면 꼬리 물고 계속 해야 하고
무엇보다 이게 반복되면 상대방에게 신뢰 잃기 딱이라는걸 학창 시절 내내 뼈저리게 느껴서
사소한 것도 안하려고 정말 노력 많이 합니다.
그리고 제 자식이 나중에 컸을 때 저에게 거짓말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전 엄마가 정말 너무 무섭고 혼나고 맞는게 너무 싫어서 어떻게든 거짓말 했거든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 행동을 안하면 되는걸 ㅎㅎ 그땐 왜 그랬나 몰라요..)
그래서 나중에 아이한테도 엄하게 안해야지, 다그치지 말아야지, 유도심문 안해야지.. 이런 생각도 하고
근데, 남편의 거짓말은 제가 했던 것과는 좀 달라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지적하기도 좀 뭐하고.. 너무 애매하니까.. 하나하나 지적하면 정말 잔소리밖에 안되니까요
이거 분명 나중에 저희 아이에게 영향 가겠죠?
이런 행동들이 아이가 아빠에 대한 신뢰를 잃기도 할까요?
만약 이런 걸 아이가 알아차려서 묻기라도 하면(왜 거짓말 해? 라는 식의..)
뭐라고 말해야 할까요?
남편한테 이런걸 뭐라고 말해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예전에 몇번 지적했는데 계속 둘러대더라구요, 눈에 다 보이는데.
그래서 그냥 알았어.. 이러고 넘어갔었거든요.
혹시 이런 경우 어떻게 둥글게 잘 이야기 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