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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마뱀[시]
게시물ID : art_234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PF*any
추천 : 1
조회수 : 90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1/12/30 08:40:18
도마뱀 한 마리가 차가운 눈 맞으며 버스를 기다린다
저기 저 아스팔트 위에는 쌓일 틈 없이 젖어만 가는데
도마뱀에게는 눈을 녹일 열도 없어 그대로 쌓인다

얼어가는 피에 도마뱀은 빨리 버스를 타고 싶지만
어느 버스가 맞는 버스인지 알지 못해

뜨거운 엔진, 사람들의 열을 나눠받고 싶은데
졸린 눈으로 버스를 보며
저게 내가 탈 버스인가 가늠하다
또 버스를 놓친다
알 수 없다
내리는 눈, 희뿌연 번호판
도마뱀에게는 그저 빨간 열

오가는 자동차로 뜨거운 아스팔트
그 위에서 굳어가는 몸 풀고 싶지만
바쁜 차들 도마뱀 한 마리 보지 못하고
짓이겨 질 것을 알기에 
도마뱀은 그 자리에

걸어가면 얼어 죽어 버스를 기다리는데
도마뱀은 버스를 타지 못해
그렇게 잠들어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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