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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가 또 집 나갔습니다.
게시물ID : gomin_234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쩝Ω
추천 : 12
조회수 : 587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06/04/27 15:25:16
오유에서 눈팅만 한 것도 1년여...
제가 이런 고민글을 쓰게 될 줄은 몰랐는데...


일단 저는 20살입니다.
제 누나는 올해로 30살에 시집간지 2년 정도 됐구요.

누나는 학창시절... 한마디로 '날라리'였습니다.
비행을 일삼고 술 담배에 능한...학생이었죠. 결국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자취방을 구했습니다.

허구한 날 집을 나가있어 어머니는 마음 놓을 새가 없었습니다.
그래도 딸이라고.. 자취방에 몰래 가서 방청소해주고 만원짜리 몇 장 놔두시고...
누나는 가끔 집에 돌아왔습니다. 어머니는 잔소리 잔소리 해댔지만
누나는 듣는둥 마는둥 했고 한참 어렸던 저는 그냥 그러려니 했죠.

그리고 시간이 지나.. 철이 좀 들었나싶더니.. 결혼을 한다고 했습니다.
어머니는 있는 돈 없는 돈 모두 마련해서.. 딸내미 결혼 준비를 해주셨습니다.
결혼식 내내 어머니와 누나의 눈에는 눈물이 흘렀습니다.

결혼하자.. 남편과 한참 티격태격 싸우더군요. 10살 어린 제가 봐도 한심할 정도로..
2년쯤 되니까 서로 이해를 하는 듯 했습니다.
누나도 많이 변했습니다. 예전의 상냥하고 착했던 누나로 돌아왔고,
남편과 시댁, 친정댁 부대끼며 살다보니 몸가짐도 달라진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잘 사나 싶더니... 엊그제 어머니께 연락이 왔습니다. 매형이었습니다.
누나가 친구 만나러 나가더니 며칠째 안 들어온다고.

다시 옛날로 돌아온 것 같았습니다. 어머니는 이혼하려는 매형에게 사과를 하고 달랬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처럼 대해주셨던 외삼촌도 어머니에게 안 좋은 소리를 하셨죠.

어머니는 어제부터 서툰 문자를 누나에게 계속 보냈습니다. 전화도 하고.
누나는 딱 한 번 답장을 줬습니다. 혼자 있고 싶으니 찾지 말라고. 이달 말일쯤에 돌아갈 거라고.

어이가 없어 저도 누나에게 문자를 보내봤습니다.
난 누나에게 이런 말 하고싶지도 않고 누나 힘든 것도 다 안다. 엄마 속 썩이지 말고
어디 있는지 만이라도 말해줘라.
답장이 왔습니다. 지금 핸폰 버리기 직전이니까 제발 연락 좀 하지 말라고. 가만 냅두라고.

이년이... 니가 진짜 우리 가족이냐...

전 착한 동생이었습니다. 누나는 엄마와는 만날 때마다 싸워도 저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착한
친누나였고 그만큼 전 누나를 잘 따랐습니다.

이제 상욕이 나옵니다. 성인이 되어서 보니 정말 화가 납니다.
인간적으로 실망하는 게 이런 거구나 하고 느껴집니다.

누나가 돌아오면.. 뭐라고 해주는 게 좋을까요.
지금 마음같아선... 때려주고 싶습니다. 무릎꿇고 빌 때까지...

하지만 누나가 돌아오면.. 의지할 곳은 나밖에 없을 텐데... 매형도, 엄마도 아빠도 등 돌려버리면
하나 남은 가족 나뿐인데...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답답한 심정에 글 올려봤습니다.
긴 글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

누나가 어서 돌아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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