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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에 대한 비유
게시물ID : science_2342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사자바람
추천 : 2
조회수 : 537회
댓글수 : 8개
등록시간 : 2013/08/25 12:37:40
안뇽하세요 
스무살 인문학도 이지만 리차드 도킨스의 책을 읽고 나서 
진화에 대해 느낀 것?을 비유해 적어봅니다.


어떤 영문타자기가 있다.
이 타자기는 아주 짧고 의미 없는 알파벳의 나열을 계속해서 출력해낸다.
예를 들면 ap라는 뜻없는 단어를 계속 출력해 낼 뿐이다.

그런대 이 타자기는 3가지의 놀라운 특징을 가지고 있다.

첫 째. 이 타자기는 스스로를 복제 한다.
최초의 타자기는 완전히 망가지지 전까지 자신과 완전히 같은 타자기들을 계속 복제해낸다.
복제된 타자기들도 같은 행위를 반복한다.
ap라는 단어를 출력하는 타자기들은 점점 늘어난다.


둘 째. 타자기의 복제는 완벽하지 않다.
사소한 버그로 인해 대체로 자기자신과 완벽히 같은 타자기를 복제해내지만
때로는 글자 하나가 더 삽입되거나 지워지거나 순서가 뒤바뀌거나 문장부호나 줄을 띄어쓰거나 하는 오류가 발생한다.
예를들어 ap를 출력하는 타자기의 어떤 자손은 이제 ape라는 단어를 출력하게 된다.


셋 째. 더 뜻이 있는 단어나 문장, 글을 출력할 수록 상대적으로더 많이 자신을 복제해낸다.
예를들어 ape, 영장류라는 단어를 출력하는 타자기는 ap라는 단어를 출력하던 것보다 더 많이 스스로를 복제해낸다.
문장이라면 구조가 더 말이 될 수록, 글이 라면 더 재미있고 유익할 수록 더 잘 살아남는 식이다.


결정적으로 이 타자기들에게는 한 없이 많은 시간이 주어졌다.
비록 그들이 사용할 수 있는 자원은 한정되었지만.

최초의 타자가가 만들어지고 100년이 지났다.
최초의 타자기는 수 천, 수 만 세대를 거치게 되어 
여전히 Apnel 따위의 의미 없는 것들이 있는가 하면
apple 같이 조금은 말이 되는 것들도 존재한다. 

이러한 100년이 다시 10번이 지나갔다.
여전히 부족한 시간이었다. 가장 세련된 타자기도 we are alive
같은 두 세 단어로 이루어진 문장을 출력해 낼 정도다.
아직도 ew are allll 이나 we ere liiv 같은 타자기들도 많이 존재 할 수 있다.

이러한 100번의 10년이  100번 반복되었다.
무려 10만년의 세월.

이러한 10만년이 100번 더 반복 되었다.
1000만년. 인류가 간석기에서 최신 스마트폰까지 만들어낸 시간의 1000배가 넘는
어마어마한 시간이 흐른 것이다.

그리고 이 1000만년이 다시 100번 반복되어 10억년의 시간이흐르고
10억년이 다시 4번, 40억년의 시간이 흘렀다.


그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다. 재미의 기준이 계속 바뀌기도 했고,
어떠한 타자기는 아주 훌륭한 글을 출력해내기도 했지만 단지 운이 없어 사라지기도 했다.

그러나 놀랍게도, 아니면 당연하게도
40억년의 세월을 가진 타자기는 이제 놀랍도록 세련되고 훌륭한 장편의 글들을 출력해낸다.
어떠한 글들은 장편의 대 서사시가 되기도 하고 훌륭한 철학서가 되기도 하고, 시대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가 일품인 짧은 단편 소설이나
눈물을 흠뻑 적시게 하는 극 대본, 
섬세하고 아름다운 운율의 서정시가 되기도 하였다.

그 놀라운 타자기들을 발견하게 된 누군가는 작품의 놀라움에 경도되어
분명 눈에 보이지 않는 위대한 작가가 있어 이 모든 글들을 쓴 것이 틀림없다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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